“북, 영원한 제재국가로 남을 가능성 높다”

북중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해관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

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유엔안보리가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맞서 강력한 제재안을 또 다시 통과시켰습니다. 북한산 섬유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도 30%까지 제한함으로써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데요. 그런데도 북한의 우방인 중국도 유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걸 보면 중국은 북한 경제가 무너지는 상황이 아닌 한 유엔 제재를 계속 지지할 것으로 볼 수 있겠죠?

란코프: 중국은 북한 체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대북 제재를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방해하는 부분적인 제재를 당연히 지지합니다. 이번에 중러 양국은 원래 미국 측이 제안한 결의안 초안을 많이 고쳤습니다. 결국은 채택된 결의안은 원래 제안했던 결의안만큼 엄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이번에 결의안 초안에는 대북 석유 수출의 전면 금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있었습니다. 그러나 채택된 결의안 내용을 보면, 북한에 대한 원유수출을 200만 톤 이내로 제한되는 것 뿐입니다. 즉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수출할 수 있지만 매년 200만 톤을 초과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중국이 원하는 것입니다. 북한 체제가 흔들리기를 원하지 않지만, 북한 경제 상황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원유 200만톤 정도까지 제한하면 북한 경제가 어렵긴 해도 붕괴까진 가지 않을 것이기에 중국이 지지를 했다고 봅니까?

란코프: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중국의 태도입니다. 북한 경제가 어렵게 되는 것까진 좋지만 붕괴는 안 된다는 게 중국의 입장입니다.

기자: 북한 우방인 러시아도 이번에 유엔 결의안을 지지했는데요. 러시아가 과거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부정적인 움직임도 있었는데요. 결국 지지했습니다. 러시아 태도도 중요할까요?

란코프: 물론 매우 중요합니다. 유엔안보리 상임 이사국이면 마음만 먹으면 어떤 결의안이든 비토, 즉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입장은 사실상 중국 입장과 매우 비슷합니다. 러시아는 중국처럼 북핵도 환영하지 않지만, 북한이 위기에 빠지는 것도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러시아는 중국처럼 북한에 압력을 가한다고 해도, 지나친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에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는 당연히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영향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극심한 제재에 반대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북핵을 문제로 삼고, 북한에 더 많은 압박을 하기 위해서 결의안을 지지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기자: 북한은 다음달 10일 당창건일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같은 초대형 도발을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다시 한번 핵실험과 같은 도발을 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어떤 태도를 보일까요?

란코프: 제가 보니까, 중러 양국은 레드라인, 즉 북한이 절대 넘지 말아야 하는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도 내년에도 새로운 도발을 거의 확실히 할 것입니다. 하지만 다음 도발이 있을 때, 중러 양국은 보다 더 엄격한 결의안을 지지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너무 강력한 제재일 경우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기자: 만일 중국과 러시아가 그런 입장이라면 북한은 국제적 압력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인가요?

란코프: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중러는 보다 엄격한 대북제재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 국가는 이미 채결된 결의안에 근거한 제재를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제재 자체는 북한 경제에 많은 타격을 주는 것입니다. 북한이 앞으로 10년이나 15년 후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중국, 러시아와 무역을 할 때 여러가지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갈수록 북한 경제 발전을 더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기자: 그러니까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의 강력한 제재에 동조할 경우북한 경제를 장기적으로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제재 동참은 의미가 있다는 뜻이죠?

란코프: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북한 경제를 너무 어렵게 만들면 안 된다는 게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지만 북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렵게 만드는 데는 이의가 없습니다.

기자: 북한은 나중에라도 중국이나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사실상 북의 핵보유를 인정할 것을 기대하는데요. 이게 가능할까요?

란코프: 북한 원대로 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가가 될 경우에도, 국제사회는 이것을 인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제재 대상 국가로 사실상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과거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나라는 북한은 다릅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처음부터 상호 간에 억제수단으로 핵을 개발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세계는 인도 핵이나 파키스탄 핵을 환영하지 않지만 국제적으로 매우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인도와 파키스탄은 북한처럼 핵확산 방지조약을 체결한 적이 없습니다. 이들 국가는 처음부터 조만간 핵을 개발하겠다는 것을 공언한 것입니다. 그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을 개발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 아닙니다.

기자: 북한은 처음부터 핵확산방지조약을 지지하고 가입했기에 인도, 파키스탄과는 다르죠?

란코프: 당연히 다릅니다. 북한은 핵확산 방지조약을 체결함으로서,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을 위반하였습니다. 이것은 파렴치한 일입니다. 국제사회가 이 사실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북한은 매우 위험한 전례가 될 것입니다. 그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현상유지를 원하는 러시아와 중국도 북핵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20년 후에도, 40년 후에도 인정하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