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남한 쌀값 동향

워싱턴∙서울-이규상,이현주 leek@rfa.org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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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 현장 점검차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 매장 내 쌀 판매 코너를 들러 쌀값 동향 등에 대해 물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생생 경제>이규상입니다. 안녕하세요. 이현줍니다.

<생생 경제>는 워싱턴과 서울을 연결해 우리 생활 속 생생한 경제 소식을 전합니다.

이규상 (이하 규) : 북쪽도 올해 쌀값이 많이 올랐죠? 한 때 7천원까지 올랐다가 요즘 좀 떨어져서 한 6천 5백 원 정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남쪽도 올해 쌀값이 올랐습니다.

이현주 (이하 현) : 남쪽 시장에서 판매되는 쌀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쌀 1kg이 얼마다... 딱 집어 말하기 힘든데요. 대형마트에서 나가봤더니 가장 잘 나가는 쌀 1 kg이 3,800원, 3.5 달러 선이었습니다. 유기농 쌀 등 고급 쌀은 1 kg에 거의 5천원, 5달러에 육박합니다.

규 : 청취자 여러분, 남쪽 쌀 값... 비싸다고 생각하십니까? 남쪽에선 그래도 쌀만큼 싼 게 없다... 뭐 이런 말도 있습니다. <생생 경제> 오늘은 남한의 쌀값 얘깁니다. 이현주 기자가 시장에 다녀왔죠?

현 : 네, 오늘은 현장으로 먼저 갑니다. 함경북도 무산 출신으로 식당 지배인으로 일하다 2008년 남한으로 온 김미희 씨가 오늘부터 저와 함께합니다.

INS - 남한 마트 현장 SOUND

기자 :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서울 시내의 한 대형 마트입니다. 김미희 선생이 오늘 쌀 사신다고 해서 한번 쫓아 나와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미희 (이하 김) : 안녕하세요!

기자 : 이런 대형 마트를 북쪽 청취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요?

김 : 북한엔 없는 건데요. 평양 백화점의 식료품 상점을 크게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굉장히 넓고 없는 물건이 없습니다.

기자 : 네! 오늘 뭐 사실 거예요?

김 : 찹쌀을 좀 살까합니다.

기자 : 상점 안으로 들어가죠!

INS - 문 열고 마트 안으로 들어감

기자 :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네요.

김: 그러게요. 사실 마트는 왠지 부의 상징 같이 느껴집니다. (웃음) 북에 있을 때 영화랑 드라마를 보면 이런 데서 물건 사는 배경이 많이 나왔는데 그걸 보면서 귀부인들만 가는 곳이구나, 멋있다 생각했었죠. 여기 와보니까 일반 주민들도 편안하게 다니는 곳이라니 좀 놀라웠습니다.

기자 : 사실 남쪽에서도 장마당보다는 마트가 조금 물건이 비쌉니다.

김 : 그렇긴 한데요. 저희는 아직 이런 풍경을 좀 더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마트를 오게 됩니다. 또 물건이 많아서 여기 오면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기자 : 마트에 오면 손으로 미는 큰 수레, 카트라고 하는데요. 카트를 밀면서 물건 사는 재미가 있죠. 그 재미에 오는 사람도 많았는데 요즘은 돈 아낀다고 일부러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도 늘어납니다. 여기가 쌀 판매대네요. 뭐 사실 거예요?

김 : 오늘 찹쌀하고 잡곡을 좀 살까 해요.

기자 : 찹쌀은 뭐하시려고요?

김 : 얼마 안 있으면 설인데 북한 음식을 좀 해먹어야겠어요. 그리고 남쪽의 풍부한 재료에 북한식 조리법을 더해서 뭔가 새로운 음식을 좀 해먹어 보고 그걸 나중에 좀 얘들한테 전해줘야 할 것 같아요. 근데 진짜 남쪽 찹쌀은 품질이 좋습니다. 이런 쌀은 북한에선 찾기 힘들어요.

기자 : 남쪽은 찹쌀이 일반미보다 좀 비쌉니다. 북쪽은 어떻습니까?

김 : 북쪽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남쪽은 거의 두 배가량 차이가 나네요. 여기 지금 찹쌀이 1 kg에 6,900원, 일반 쌀은 오대미 10kg 3만8천 원 그러니까 1kg에 3천 8백 원입니다.

기자 : 찹쌀이 거의 두 배 비쌉니다. 여기 영양 혼합미도 있네요. 찰현미, 찰흑미...

김 : 까만 쌀이 처음에 뭔가 했어요. 여기는 '흑미'라는 것이 있더라고요.

기자 : 압맥, 보리쌀, 율무, 수수, 서리태, 청태, 팥.... 여기 이런 게 다 들었답니다. 이거 사세요. 이거 딱 하나 사시면 되겠네요.

김 : 안 돼요. 너무 비싸... (웃음) 기장 쌀... 9천원! 이거 진짜 비쌉니다. 북한은 소토지에서 기장쌀 농사를 많이 해서 기장쌀은 싼데요...

기자 : 기장은 1 kg에 15 달러 선이네요.

김 : 말도 안 돼!

기자 : 말도 안 되긴요. 그렇게 파는 걸요?

김 : 할맥을 사죠. 할맥은 보리를 둘로 나눠 놓은 건데 북쪽에는 없습니다. 이거 사죠.

규 : 남쪽 마트가면 정말 쌀도 종류가 많던데요. 한 수 십 가지 돼서 저도 놀랐습니다.

현 : 이날 김 선생이 첫 녹음이었는데 제일 많이 한 말이 ‘세상에...’ 였습니다. (웃음) 종류도 별의별 것들이 다 있어서 놀라고 가격에 한번 놀라고요. 남쪽은 흰쌀, 북쪽에선 옥쌀이라고 하죠. 흰쌀보다 좀 덜 깍은 현미나 수수, 기장, 팥, 녹두 같은 잡곡들이 가격이 더 높습니다. 이유는 생산량과 수요 때문입니다.

규 : 흰쌀밥보다 현미나 거친 잡곡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잡곡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고 생산량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죠. 또 쌀은 지금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졌지만 잡곡류는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현 : 그래서 남쪽 마트의 쌀 판매대에는 도정기도 있습니다. 판매원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기자 : 제일 많이 나가는 쌀은 어떤 건가요?

판매원 : 여주 이천 쌀이요. 이게 대중적으로 많이 팔리는 쌀이고 제일 비싼 건 도정미죠. 우리가 보통 흰쌀이라고 얘기하는 건 11분도 12분도로 깎아 나오는 흰쌀인데 흰쌀은 쌀눈이 다 깎여서 영양가가 전혀 없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현미를 많이 먹죠.

기자 : 여기 이게 도정기군요.

판매원 : 네, 저는 한 9분도를 많이 권해드리는데요. 도정비를 따로 받지는 않습니다. 서비스로 그냥 해드리는 거죠.

기자 : 쌀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는데요?

판매원 : 제가 3년 일했는데 2-3년 사이에 3분의 1로 매출이 떨어졌어요. 저희 집에서도 많이 안 먹으니까요. 요즘은 다들 핵가족이고 가족 구성원도 몇 명 안 되니까 아무래도 그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기자 : 걱정되세요?

판매원 : 그럼요. 한국 사람은 밥심인데요! 안 팔려서 걱정스러워요 (웃음)

규 : 판매원이 걱정할 정도로 쌀 소비량이 많이 줄었군요.

현 : 남한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는 쌀이 81kg 이랍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쌀 수요량이 132.9 kg에서 81.5kg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육류 소비량은 3배, 과일, 미역, 김 같은 해조류 소비량은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규 : 남쪽 밥상, 30년 동안 참 많이 변했네요.

김미희 : 북한은 한 끼에 200 그램 잡거든요. 근데 그것도 배에 기름이 좀 있어야 충분하고 그래도 배고프죠. 그러니까 계산을 해보면 한 일 년에 240kg 정도 필요하죠. 한국이 한 사람 당 일 년에 80 kg 먹는다... 세배입니다. 그래도 배고프죠. 워낙 다른 먹을거리가 없어서 그럽니다. 요즘은 중국에서 돼지 사료 강냉이가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있을 때도 강냉이가루 많이 줬는데요.

기자 : 돼지 사료용이라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김미희 : 거기서는 몰랐죠. 여기 나와서 언론들 보고 알았는데요. 진짜 속상하죠. 거기서는 그것도 없어서 못 먹었는데요. 제가 여기서 알고 지내는 한국 분들에게 그래요. 진짜 복 받은 줄 알라고요. 그렇다고 먹기 싫은 걸 억지로 먹을 순 없지만요. (웃음) 저도 집에서 절대 낭비하지 않습니다. 뭐라도 좀 생기면 아껴서 내 혈육들에게 좀 보내고 싶다... 내가 지금 뭘 딱 누구에게 보내진 못해도 내가 열심히 아껴 살면 언젠가 이게 좀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아마 저 뿐 아니라 많은 탈북자들이 같은 생각일 겁니다.

현 : 남북 쌀값을 물가를 고려하지 않고 비교하는 건 좀 의미가 없고요. 남쪽에서는 국가에서 정하는 1시간당 최저 노임(시간당 4,580원)보다 쌀값이 쌉니다.

규 : 올해 남쪽은 30년만의 흉작이었습니다. 폭염에 태풍까지 유난히 변덕스러웠던 날씨 탓에 쌀 생산량은 작년보다 5% 줄었습니다. 생산량 4백만 6천 톤으로 32년 만에 최저입니다. 수요보다 1만 톤 정도 부족한 량입니다. 이런 생산량 감소 소식에 쌀 소매가가 약간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정부가 바로 수입쌀과 재고로 남아 있는 물량을 풀었습니다. 쌀값이 올라 수익을 기대했던 농가들에서는 오히려 정부에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현 : 기름 등 각종 자재비 상승과 인건비 상승 등이 농가들이 힘들다는 얘기가 많은데 실제로 쌀값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벼농사를 짓는 농가와 쌀을 사 먹는 주민들의 양쪽 입장을 잘 조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규: 또 요 몇 년 사이 쌀 생산 면적이 줄고 있어서 남쪽에서는 비상인데요. 식량 가격이 세계적으로 요동치는 요즘, 식량 안보 차원에서도 쌀 생산 면적을 늘려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생생 경제> 오늘은 남쪽의 쌀값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서울에서 이현주, 워싱턴에서 이규상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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