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세상을 만나다] 임진각 문화관광해설사 이미영 “경의선 타고 파리 갈 날 빨리 오길”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화로 세상을 만나다> 시간입니다. 새해 맞이해서 판문점 바로 아래에 있는 임진각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인들은 판문점까지 갈 수가 없지요. 군사 지역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임진각은 민간인들이 찾을 수 있는 최북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서울-박성우 xallsl@rfa.org
2008.12.31
이곳에서 문화관광 해설사로 일하시는 이미영 선생님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박성우: 이미영 해설사님, 안녕하세요.

이미영: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2009년 새해 맞아서, 임진각 찾으시는 분들 많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주로 어떤 분들이 오시나요?

이미영: 네, 연휴 기간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의 저학년 학부모이신 분들이 많이 오세요. 또 실향민들도 많이 찾으시는 곳이구요. 요즘은 주로 중국분들이나 일본분들도 상당히 많이 오세요.

박성우: 그럼 이분들이 임진각을 찾는 이유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나요?

이미영: 외국분들이 찾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분단된 국가가 저희 나라 밖에 없어서 그런지. 이 쪽이 최북쪽인 건 맞는데. 저희 임진각쪽에서 임진강 건너가 아직 북한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쪽이 최북쪽인줄 알고 오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세요. 그래서 더 갈 수 없고 하기 때문에 임진각 쪽에서 북쪽을 바라보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세요.

박성우: 제일 북단은 사실 판문점이죠. 임진각 너머로 보이는 땅이 사실 북한 땅은 아닌데, 그나마 갈 수 있는 곳이 그곳이기 때문에 거기서 제사도 지내시고 그러는 거군요.

이미영: 네.

박성우: 알겠습니다. 해설사님, 요즘 들어서는 탈북자들도 임진각을 많이 찾는다고 하던데요. 이분들도 아무래도 북한땅과 가까운 임진각을 찾는 이유는 실향민들과 비슷할 것 같은데. 혹시 해설사님께서 직접 만나 보신 탈북자들 있으신가요?

이미영: 학생들이요. 무슨 학교인지, 이쪽에서 탈북자들이 같이 다니는 학교가 있어요. 그쪽 분들이 한 번 단체로 체험학습을 오신 적이 있었어요. 그랬는데, 저희 학생들과 비교해 봤을 때 굉장히 키가 작았구요. 그리고 이해를 못하는 말들이 정말 많았어요. 그런 걸 제가 봤어요.

박성우: 들어보면 서로 이해가 안되는 말들이 참 많은 거 같아요.

이미영: 그렇죠. 긴 대화는 안해봤지만, 아무튼 그쪽 분들이 이쪽 말들을 잘 못알아 들으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박성우: 임진각에서 북측을 바라보는 (탈북자) 학생들의 표정이라든지, 그런 건 어땠나요?

이미영: 저희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 오시면 팔각정이 있어요. 거기에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이 있거든요. 저희는 그냥 ‘김정일, 김정일’ 이렇게 이야기 하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은 그렇게 말씀을 못하시더라구요. (웃음) 그런 면을 좀 색다르게 느꼈어요.

박성우: 그럼 ‘김정일 위원장’이라고 말을 하던가요, 아니면 ‘장군님’…

이미영: 그렇게 이름을 안불렀어요.

박성우: 아,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자, 남북관계 관련 해서도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북한이 12월 1일부터 육로 통행을 제한해서 개성관광이 중단됐는데. 임진각에서도 그 여파가 느껴지시나요?

이미영: 개성 관광을 가시려면 임진강 역에서 하차를 하셔서 여기서 버스로 이동하시거든요. 근데 그게 다 중단되면서… 저희 임진각 지하에서도 개성관광 상품을 팔고 있었어요. 그런 것들이 다 중단됨으로 인해서, 저희 직원들도 그렇고, 좀 안좋다고 그럴까. (웃음) 아무튼 이쪽도 많이 침체된 상태였는데, 그게 더 심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성우: 알겠습니다. 해설사님, 새햅니다. 올 한해 남북관계 측면에서, 해설사님께서 개인적으로 바라시는 점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 한마디 부탁드릴께요.

이미영: 저희가 임진각에서 경의선을 꼭 설명해 드려요. 신의주까지 연결돼 있고. 이걸 타고 중국을 거쳐, 시베리아를 거쳐, 파리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저희는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설명을 해 드리거든요. 그런데 느닷없이 중단이 됐기 때문에, 좀 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개통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구요. 이쪽에 굉장히 추운데, 올 겨울은 좀 따듯하다고 그러더니 더 춥더라구요. 이런 것들이 새해 들어서 더 잘 풀리면, 내년 겨울은 더 따듯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 번 해 봅니다.

박성우: 네. 알겠습니다. 남북관계 잘 되길 바라는 건, 우리 이미영 해설사님 뿐만이 아니고, 임진각을 자주 찾으시는 실향민들, 탈북자들, 그리고 일반 관광객들 모두가 갖고 있는 마음인 거 같습니다. 자 오늘 <전화로 세상을 만나다> 시간에는 임진각에서 일하는 이미영 문화관광 해설사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이미영 해설사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이미영: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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