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영주권 신청한 탈북자 김희순씨, 희망이 보인다

캐나다-남수현 xallsl@rfa.org
201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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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조촐한 장식을 한 김 씨의 집.
RFA PHOTO
캐나다에서 일고 있는 북한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생활 그리고 한인들의 소식을 전해 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남수현 기자가 전합니다.

2007년 캐나다에 입국, 토론토에서 난민신청을 한 탈북자 김희순 씨의 가족은 올해 캐나다에서 세번째 송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09년 성공적으로 난민지위를 인정받아 지금은 캐나다 영주권 신청을 위한 절차를 마친 김희순 씨(가명) 가족의 얘기를 전해드립니다.

김씨가 탈북한 것은 지난 2006년 겨울. 2003년 어머니와 함께 탈북을 시도했지만 중국 경찰에 체포되어 실패로 끝나고 북송되었습니다. 따로 감금된 뒤 어머니의 행방은 알 수 없이 혼자 교육원에서 도망쳐 나와, 이제는 남편이 된 이웃 청년 박영수 씨와 함께 두 번째 탈북을 시도했습니다. 눈덮인 산 길을 지나 꽁꽁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넜던 2006년 겨울, 김씨는 임신 3개월 이었습니다.

중국의 한 교회에서 몇 개월을 숨어지내던 김씨와 박씨는 교회신자분의 도움으로 2007년 봄,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김 씨는 임신 8개월, 태중의 아기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김씨 내외는 캐나다 난민신청을 했고 캐나다 한인여성회, 토론토 현지 한인교회, 그리고 북한인권보호단체들의 도움으로 차근차근 토론토에 정착을 하게 됐습니다. 2007년 여름 건강한 아기를 순산하고, 난민신청도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땅에 정착해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캐나다에 도착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오랜 시간동안 알고 지내며 믿을 수 있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이들이 없었다는 점이었다고 김씨는 고백합니다. 새로 태어난 아기와 남편과 함께 시작하는 새 인생이었으나 친인척 하나 없는 낯선 땅에서의 미래는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김희순 씨: 처음에 와가지고 내가 뭘 한다는 것을 아예 생각도 안했어요. 너무 낯선 곳에 온 것도 있고, 내 몸 자체가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이를 키워 본 경험도 없이 첫아기를 낳아 기르면서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김씨의 캐나다에서의 삶은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김 씨: 영어를 배우려고도 안했고, 책 볼려고 한적도 없고 그랬는데, 아이가 조금씩 크면서 나도 바깥으로 조금씩 나가면서 아 내가 영어를 해야 뭘 할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공부도 해야지 이런 생각, 학교를 가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캐나다의 복지제도에서 많은 혜택을 받기도 했다고 김씨는 전했습니다. 정부에서 보내 준 아동교육 전문가는 양육에 서툴었던 김씨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 씨: 내딴에는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거에요. 나 나름대로 아기 키우는 지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것이 많았어요. 모르면 가르쳐주고 도와주는 그런것도 좋고.

이번 가을 영주권 신청을 마친 김씨는 이제 3살이 된 아기와 함께 정부에서 운영하는 영어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와 남편 박 씨와 캐나다에서 3번째 송년을 맞이하면서 김씨는 앞으로의 계획을 얘기했습니다.

김 씨: 제일 하고 싶은 거는 일단은 안정적이면서도 내가 나이 많아서도 그냥 할 수 있는 일을하고 싶어요. 간호사라던가, 캐나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복지, 다른 사람들 도와주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요. 다른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배워주면 좋을 것 같아요 . . . 그냥 영어만 잘 알게되면은,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게 너무 많으니까요, 제도가 너무 잘돼 있고, 어려운 사람들한테 해주는 게 너무 많으니까. 돈도 나오고, 정부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돈 안 내고도 기술 같은 것 배울 수도 있고요.

생소하고 적적하기만 하던 3년 전과는 달리, 안정되고 희망적인 마음으로 매일을 꾸려나가는 김씨네 가족. 앞으로 캐나다에 정착하게 될 지 모르는 다른 탈북자들에게 캐나다에서의 생활에 대해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묻자 김씨는이렇게 말했습니다.

김 씨: 다 자기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스스로 깨달아야지. 사람생각이 다 다르니까요. 여기 와서도 정부에서주는 돈만 받고 허황되게 사는 사람도 있고,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고, 캐나다는 선진국가고, 어린이, 노인들 여성을 위한 복지가 잘 돼있어요. 나라는 좋으니까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 할 수는 있으니까 그런점이 참 좋아요.

김 씨 가족에게 토론토는 어느새 희망을 꿈 꿀 수 있는 따뜻한 희망의 보금자리가 됐습니다.열심히 사는 이들에게 이번 겨울이 춥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RFA 자유 아시아 방송 남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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