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전공사 세계 탈북민들에게 용기와 도전
2017.01.17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 활동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캐나다 토론토에서 장소연 기자가 전합니다.
태영호 전 주 영국 북한 대사관 공사가 남한에 망명한 이후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새해부터 파격적이고 적극적인 공개활동을 펼치는데 대해 탈북민들이 크게 호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캐나다에 정착한 탈북민들은 인터넷과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투브를 통해서 전해지는 태영호공사의 활동을 시시각각으로 전해 들으면서 2017년 북한주민들에게 찾아올 희망을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지난 해 8월 영국주재 북한공사로 근무하던 중 탈북 했고 한국에 입국한 후 다른 여느 탈북민들과 마찬가지로 국정원 조사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 지난해 12월 정식으로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받았는데요. 태공사의 탈북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영국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한 높은 외교관 지위 때문만은 아닙니다.
태공사는 남한에 입국한 후 4개월이 지난 지난달 23일 대한민국 국민이 된 첫날, 즉 주민등록증을 받은 당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사당을 방문했고 27일에는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 과정과 자신의 입장을 자세히 밝혔습니다. 태공사의 기자간담회는 지난 1997년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기자회견 이후 20년만에 있은 고위급 탈북민의 공개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이어 태공사는 남한의 대표적인 언론사인 동아일보, 중앙일보, 케이비에스, 연합뉴스 등을 연이어 방문하면서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고 북한정권의 붕괴가 곧 북한주민들에게 자유를 가져다 주는 것임을 정확히 밝혔습니다.
태공사는 또한 “이제 만나러 갑니다”, “모란봉클럽” 등 탈북민들의 예능프로그램에도 직접 출연하거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탈북민들이 이러한 방송활동들이 북한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이 되고 있음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태공사의 이러한 활동은 특히 탈북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 이선아씨는 태공사가 한 북한사회에 더는 희망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탈북이 옳았음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선아: 제가 탈북할 때 (사람들이) 이렇게 도망친다고 할 가봐 저는 막 부끄러워했어요. 그래서 탈북해서도 저는 은둔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내가 사실은 본의 아니게 고향을 떠나고 그랬지만 내가 반역자가 아닌가 그런 죄책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태영호 공사가 나옴으로 해서 아, 저런 고위급 큰 인물들도 그 나라가 싫어서 이렇게 탈북을 하는 구나, 저는 너무나도 마음이 벅찼어요.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다고는 말 못해요. 저는 처음에 탈북하면서 사람들이 김정일이 심장수술을 했대 하는 말을 듣고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우리는 “장군님 일심단결”, 그러는데 갑자기 이름만 부르니까, 저는 태영호공사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또 거짓이 없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얘기하고……
북한의 중앙선전선동부에서 일하다 지난 1999년 탈북해 현재 토론토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 이수현씨는 몇몇 탈북 북한인권활동가들을 제외한 고위급 탈북민들은 대부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숨어살기를 원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번에 태영호공사의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활동을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역할을 깨 닿게 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고위급 탈북민들뿐 아니라 일반 탈북민들에게도 공개활동은 아주 심중을 요하는 일입니다. 자신의 생명뿐 아니라 가족 친척들의 안위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공개활동의 수위에 따라,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이나 친척들에게 해가 되는 것은 거의 의심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태영호 공사의 경우 그의 사촌들이나 먼 친척들조차도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게 될 것이라며 탈북민 이선아씨는 특히 마음 아파했습니다.
이런 뼈아픈 희생을 감수하면서 나선 태영호공사의 용기 있는 활동에 탈북민들은 한결같이 박수를 보내고 있는데요.
“통일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 태공사의 이 한마디는 탈북민 사회에 큰 도전과 용기를 줄뿐 아니라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주민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