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스포츠 선수들

서울-노재완, 박소연 nohjw@rfa.org
2017-11-14
이메일
댓글
공유
인쇄
  • 인쇄
  • 공유
  • 댓글
  • 이메일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V-리그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 GS칼텍스의 강소휘가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V-리그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 GS칼텍스의 강소휘가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탈북자 박소연의 세상 밖으로! 이 시간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함경북도 무산 출신의 박소연 씨는 2011년 남한에 도착해 올해로 6년 차를 맞고 있습니다.

소연 씨는 남한에 도착한 이듬해 아들도 데려와 지금은 엄마로 또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 밖으로> 이 시간은 소연 씨가 북한을 떠나 남한이라는 세상에서 보고 겪은 경험담을 전해드립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박소연: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소연씨, 굿 뉴스 같은 거 없습니까?

박소연: 네?

노재완: 지난주에 뭐 좋은 일 없으셨나고요?

박소연: 죄송합니다. 갑자기 굿 뉴스라고 해서.. 굿 뉴스라기 보다는 즐거운 시간을 좀 보냈습니다. 지난주에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배구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노재완: 경기장에서 배구 경기를 직접 보셨어요?

박소연: 네, 북한에 살 때는 배구경기를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보았는데 여기 남한에 와서 그런 멋진 배구 선수들의 모습을 제가 눈앞에서 본 것이 저한테는 최고의 굿입니다. (웃음)

노재완: 응원도 많이 하셨어요?

박소연: 경기장에 들어갈 때 응원 방망이 같은 것을 공짜로 나눠줘서 그걸 갖고 열심히 응원했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노재완: 배구는 어느 팀간의 경기였나요?

박소연: IBK팀과 GS칼텍스팀의 경기였습니다.

노재완: 잠깐만요.. 잠깐 손전화로 팀 정보 좀 확인해볼게요. IBK는 기업은행 팀이군요. 경기도 화성이 연고지이고 정유회사인 GS칼텍스는 현재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네요.

박소연: 그러니까 IBK는 은행을 대표하는 팀이고 GS칼텍스는 연유회사를 대표하는 팀이네요.

노재완: 쉽게 말하면 그렇죠.

박소연: 보니까 그날 장충체육관에 온 사람들 상당수가 GS칼텍스를 응원하더라고요.

노재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GS칼텍스가 홈팀이니까요. 홈 관중들이 GS를 많이 응원할 수밖에 없죠.

박소연: 맞아요. 그래서 그런지 온통 GS를 응원하더라고요. 어느 경기든 홈에서 하면 아무래도 열띤 응원을 받고 그러니까 신이 날 것 같습니다.

노재완: 경기장에서 치어리더들도 보셨나요?

박소연: 네, 북한으로 말하면 5과 대상에 되는 큰 키의 여성들이 막 춤을 추면서 응원하는데 관람 내내 흥이 나고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북한에서 응원하면 구령에 맞춰 기계처럼 응원했는데 여기는 자발적으로 하는데도 자연스럽고 더 신나고 그렇습니다.

노재완: 그러면 소연 씨는 어느 팀을 응원했나요?

박소연: 특별히 응원하는 팀이 없었는데 이번에 좋아하는 선수가 생겨서 GS칼텍스를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노재완: 무척 궁금한데요. 좋아하게 된 선수가 누구입니까?

박소연: GS칼텍스에서 공격수 강소휘 선수입니다. 올해 21살인 강소휘 선수는 180cm의 키에 얼굴도 예뻐 인기가 많습니다. 그날 경기장에서 보니까 진짜 훨훨 날더라고요. 얼마나 위로 잘 솟구치고 탄력이 좋은지.. 공격 시 상대팀을 향해 바람처럼 돌진하는 그의 힘에 한두 번 놀란 게 아닙니다. 강소휘 선수가 내려치는 공이 상대편 빈 공간에 떨어져 득점 할 때마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 환성이 울렸습니다. 사람들이 응원 포스터를 들고 ‘강소휘, 에이스’라며 엄청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 선수가 탈북자였던 겁니다. 저도 처음엔 탈북자인줄 몰랐죠. 경기장에 가서야 관중들로부터 그가 탈북자고 초등학교 때 엄마와 함께 남한에 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바로 강소휘 선수의 팬이 됐습니다. 탈북자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박수갈채를 받고 팀의 에이스가 돼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한 거예요.

노재완: 에이스라면 그 팀의 최고 선수를 말하는 건데요. 정말 학창 시절부터 유명했을 것 같아요. 프로구단에 입단하기가 쉬운 게 아니거든요.

박소연: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 신경이 있다 보니까 유명 감독들로부터 눈에 들어 배구를 하게 됐고 배구 전문학교인 안산 원곡고등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 지금의 이 자리에 왔다고 합니다. 탈북자 신분으로 남한에 왔지만 재능 하나만으로 그 아이가 이렇게 성공한 거잖아요. 우리 탈북자들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조국의 이름을 떨치는 스포츠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게.. 북한 당국이 선전하는 것처럼 우리 탈북자들이 차별 받고 외면 받고 이방인처럼 산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강소휘 선수는 이제 21살이니까 앞으로 더 기대가 됩니다. 그는 배구 실력도 좋지만 인성도 아주 좋은 선수입니다. 동료의 실수가 나왔을 때도 인상 붉히지 않고 다정히 어깨를 두드려주며 괜찮다고 하고요. 사람들은 또 그걸 보면서 그 선수를 더 응원하는 거예요.

노재완: 어린 선수지만 배려심이 참 많네요.

박소연: 체육 선수가 성공했을 때 다른 사람들한테 큰 용기를 주고 그렇지만 한편으로 부상당한 일들도 많기 때문에 선수로 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제 아들도 축구를 하다 보니까 운동 선수의 고민과 부모가 겪게 되는 고충을 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어려움을 딛고 최고가 된 강소휘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현재 남한에는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남북하나재단에서 운영하는 ‘통일축구단’이 있고요. 또 유명한 야구선수인 양준혁 씨가 만든 “양준혁 멘토리 야구단‘이 2011년에 생겨났습니다. 이곳에서 탈북 학생들은 무료로 축구와 야구를 배우며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미 여자 프로권투에서는 세계 챔피언도 나왔잖아요. 그리고 야구와 축구에서도 유망주들이 계속 자라고 있습니다.

노재완: 탈북 청소년들이 한국에 와서 적응하면서 공부에 재능이 있어 명문 대학에 가는 경우도 있고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운동 선수로 성공해 프로 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는데요. 앞으로 탈북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각 분야에서 유능한 인재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 오늘 <탈북자 박소연의 세상 밖으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 박소연이었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 (0)
  • 인쇄
  • 공유
  • 이메일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