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보다 장마당’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7.08.14
shinuijoo_market_b 북한 신의주시의 채하시장을 촬영한 모습. 매대에 각종 생활용품과 식료품, 공산품을 진열해놓고 판매중인 상인들과 이를 구경하고 흥정하는 주민들로 시끌벅적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미북사이 말 전쟁으로 요즘 한반도 정세가 더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북한은 괌에 대한 화성12형미사일 포위사격으로 응수했죠. 구체적으로 궤도와 비행시간, 예상탄착지점까지 밝히면서 말입니다.

이에 미국은 가만있을 리가 없겠죠. 북한이 감히 괌을 포함한 미국영토와 동맹국에 군사적 도발을 할 경우 정권궤멸과 파멸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면서 도발에 대응해 장전이 끝났다, 괌에 대한 어떤 행동도 빠르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북한을 압박했습니다.

북한은 또 외부와의 위기를 내부결속용으로 잘 활용하고 있죠. 벌써 평양시 10만 군중대회에 이어 각 도시군들에서 군중집회들을 열었으며, 며칠사이에 347만 명의 청년들이 군 입대, 재 입대를 결의하고 나섰답니다. 북한주민들은 평생 적어도 10번이상은 이런 청원을 하고 살 겁니다.

이 와중에 북한의 작년 경제성장률이 3.9%에 이른다는 한국은행 평가가 나와 또 세계를 놀래 우고 있죠. 지금 사상최강의 제재를 받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또한 평양의 류경상점, 북새상점 등 외화상점들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사기 주저하는 수백, 수천달러짜리 사치품들이 화려하게 진열되어 있고 또 팔리고 있어 대북제재의 유효성에 큰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 외부인들은 어떻게 가장 폐쇄적인 북한에 저런 상품들이 공급이 될까, 그리고 보통 국가들에서는 절대로 견딜 수 없는 사상 최강의 제재를 받으면서도 어떻게 사치품들을 소비할 수 있는 자금이 북한내부로 유입될까에 많이들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작년에 3.9%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아마도 당제7차대회를 전후한 70일전투와 200일전투가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여 집니다.

그리고 장마당도 큰 역할을 했을 겁니다. 요즘은 아예 간판부터 시장이라고 단다면서요. ‘노동당보다 장마당’이라는 유머가 나올 정도로 위대한 장마당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시장경제가 북한경제와 인민생활을 버티어 주는 모양샙니다.

그렇다면 왜 북한은 자본주의의 온상인 장마당, 시장을 허용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국가배급체계가 파괴된 것과 관련됩니다. 사장이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국정가격의 배급이 턱없이 부족해 사회에는 쌀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또 수요가 생기니까 그에 대한 공급이 따르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가격은 당연히 시장원리로 제정이 되겠죠. 북한에서 화폐와 같은, 모든 상품을 대변할 수 있는 쌀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책정된 시장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국가는 이를 막을 수가 절대 없고, 그러다 보니 다른 모든 상품의 가격이 쌀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되고 거래되게 되는 겁니다. 즉, 지극히 자연스러운 시장 활동이 확산되는 거죠.

반대로 국가에 배급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는 식량이 많이 생기거나 자원이 공급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당연히 사회주의 시스템을 복원하려 들겠죠. 시장은 축소되고. 결국 현재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을 유지시켜주는 원천은 강력한 경제제재로 인한 자원의 결핍, 그로 인한 시장의 확대네요.

역시 장마당의 힘은 노동당보다 더 셉니다.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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