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이야기] 평양스타일 육해공 비아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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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철새 도래지인 경남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를 찾은 청둥오리.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은 철새 도래지인 경남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를 찾은 청둥오리.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2000년 9월에 하신 말씀. ‘물오리(청둥오리)는 영양가가 높고 불고기감으로 최고의 진미를 향유할 수 있음으로 국가연회석상에서 널리 장려해야 하겠습니다.”

북한에 전대미문의 고문, 숙청을 몰고 온 ‘심화조 사건’이 터진 후 조직지도부 행정부문 부부장 최룡수가 인민보안상이 되면서 내려온 방침전달 내용입니다.

당시 노동당에서는 ‘심화조 사건’으로 공석이 된 많은 보안부장과 정치부장 자리를 치안과 군 경험이 없는 당 일꾼 중심으로 배치했는데요, 인민보안성을 당의 지시에 절대복종하는 충신집단으로 만들려했나 봅니다.

그러다나니 매일 하달되는 전보나 지시에는 치안유지보다는 ‘친애하는 김정일동지’의 건강을 유지하는 진상품 마련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방침이 떨어지자 2002년 2월 16일까지 216마리의 청둥오리를 잡아 바치는 대책이 마련됐는데요, 문제는 고기에 화약 냄새가 밸 것을 고려해 절대 총을 쏘아 잡지 말고 자연산 그대로 잡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딸린 것입니다.

게다가 “경애하는 장군님의 건강은 우리의 생명이요. 장군님 없으면 우리도 없고, 사회주의도 없단 말이요...”라는 정치부장의 매일과 같은 질책과 채근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때로부터 감찰과, 수사과 등 기본부서 여러 명과 20여명의 보안원들이 한 조가 되어 몇 달 동안 청둥오리를 잡기위해 강과 호수, 간석지 일대를 헤맸습니다.

보안서장 승용차와 업무용 오토바이 3대도 동원돼 청둥오리가 있을 만한 지대를 참빗 훑듯 했는데요, 심지어 보안서 회의실에서는 법집행과 관련된 회의가 아닌 청둥오리 포획에 대한 집중토의가 진행되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몇 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는 부진한 청둥오리 잡이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으로 그물포를 만들어 사용하자는 결의가 채택되었습니다. 휴대용 발사관에 그물포탄을 넣고 청둥오리가 밀집되어 있는 지대에 잠복했다가 발사하는 방식인데 효과가 대단했죠.

북한에서는 화약류에 대한 승인은 보통 탄광이나 광신에 필요한 화약보급이 기본인데 이것도 김정일 경호에 영향이 미칠까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진상품 마련을 위한 총기류사용 승인은 바로 떨어졌습니다.

하루 세 마리밖에 잡지 못하던 청둥오리 잡이는 20마리로 늘었고 드디어 5달에 걸쳐 216마리의 진상품 마련을 마무리하게 되었답니다. 당시 청둥오리 포획에 위훈을 세운 병사들에게는 노동당 입당의 명예, 국가표창도 주어졌다고 하네요.

이 사건이 지난 뒤 또 다시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평성시의 한 지역에 인민보안성이 책임지고 개 목장을 건설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것도 황구목장을요. 김정일이 룡성거리 확장공사 때 단고기집에 자주 다녔는데 그 때 유명했던 식당이 생각나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시했다나요.

또 다시 2004년 2월 16일까지 216마리의 황구를 보안서 단위로 바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황구는 남자의 정력을 높이는데 최고래. 해구신(물개 수컷의 생식기)보다 강하다더라. 위에 있는 놈들은 법집행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낯내기(아부)에만 열중하고 있으니 보안성이 썩었지”라는 보안원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진동했습니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일에게 진상품을 마련하기 위한 소동이라는 것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었죠. 아닌 게 아니라 언젠가 어느 한 수산사업소에서 해구신을 잡자 중앙당에서 새까만 차들이 내려와 즉시 회수해 갔다는 소문이 자자했으니까요.

중요부위를 누구에겐가 도둑질 맞혀 대대적인 사상투쟁까지 벌어졌다는 사실도 공개된 비밀이었으니 황구목장건설이 무었을 의미하는지 모두가 짐작할 수 있었죠.

급기야 개 사료수입에 혁명자금까지 할당되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이 목장시찰도 다녀갔죠.

인민들은 언제야 해구신, 청둥오리를 맛볼까요?

‘대동강 이야기’에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