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불의 고리’…남북한도 안전지대 아냐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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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1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멕시코시티 내 나르바르테 지역의 모습. 완전히 기울어진 건물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규모 7.1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멕시코시티 내 나르바르테 지역의 모습. 완전히 기울어진 건물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전 세계 지진의 80% 이상이 집중돼, 일명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살펴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불의 고리’ 일대에 지진과 화산폭발이 이어져 주변국들이 긴장하고 있죠?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지난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국 기상청 관측 리히터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는데요, 나흘 뒤인 7일 멕시코에서 규모 8.1의 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23일에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3.0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27일에는 멕시코 수도 인근에 있는 포포카테페틀 화산이 분화했습니다. 이 분화로 인근 지역이 화산재로 뒤덮였으며 화염에 휩싸인 돌덩이가 주변 1㎞까지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10월에 들어서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아궁화산이 조만간 분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의 말입니다.

(주민) 지금 며칠 째 피신해 있어요. 자식, 손주들 온 가족이 대피소 신세입니다.

양윤정: 사실 올해 초부터 환태평양 화산대의 움직임은 불안하지 않았습니까?

장명화: 네. 맞습니다. 필리핀에서 1월부터 7월까지 규모 6.0~7.2사이의 지진이 5차례 발생했습니다.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칠레, 볼리비아, 페루, 미국 네바다 등 지역에서도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연세대학교의 홍태경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가 최근 KBS방송에 나와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홍태경) 이런 초대형 지진들이 사실 시기적으로 굉장히 집중적으로 발생을 해요. 1970년대, 80년대, 90년대에 없다가 (2004년) 수마트라 대지진부터 계속 발생하고 있는 거거든요.

수마트라는 인도네시아의 섬인데요, ‘불의 고리’에 속해 있습니다. 이 섬에서 지난 2004년 12월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거대한 지진 해일로 23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양윤정: 이처럼 요동치는 ‘불의 고리’가 한반도 지각판에는 영향이 없습니까?

장명화: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반도는 ‘불의 고리’에서는 살짝 비껴 있지만, 일본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일본 상황도 심상치 않다는 겁니다. 도쿄 지반이 꺼지는 '직하 지진'이 30년 안에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규모 5.0 이상 지진이 수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대학교 지진연구소의 아베 가쓰유키 명예교수가 현지 방송에 나와 밝힌 말입니다.

(아베 가쓰유키) 규모 7의 직하 지진은 일본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진설계 추진이 중요합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지진 역시 눈에 띄게 잦아졌습니다. 그간 지하에 잠들어있던 마그마대와 단층대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북한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이 백두산을 비롯한 한반도 내 휴화산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해저 지층으로 연결된 한반도 지형 특성상, 한반도의 불안정한 지각 움직임은 일본과 환태평양 화산대 전체에도 상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내 화산전문가인 히로미쓰 도후쿠대 명예교수는 "동일본지진 발생 이후 판이 움직이면서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은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 99%"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이 함경북도에서 지속적으로 핵실험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장명화: 전문가들은 한반도 역사상 거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던 함경북도 일대에 지속적인 핵실험을 통한 지층의 균열이 계속 발생하게 되면, 그간 쌓여진 지층의 응축력이 한꺼번에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사실 북한의 핵실험 이전 풍계리 일대는 자연지진이 발생하던 곳도 아니고 지층이 꽤 안정적인 곳으로 분류됐었습니다. 그러나 인공위성 관측결과, 이번 핵실험이 있었던 산 정상부에서 최대 4m 정도의 함몰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울러, 여러 산사태가 함께 일어났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양윤정: 얼마 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백두산 국제학술회의'를 열지 않았습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세계 화산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백두산의 재분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2002년 이후 2005년 사이에 백두산에서 3,000여회에 달하는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는 위험한 조짐이라는 설명입니다. 회의에 참석한 리차드 스톤 미국 사이언스지 국제 편집장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백두산 주변에 지진 발생횟수가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화산 주변에 지진발생이 잦아진다는 것은 마그마가 표면 위로 올라올 때 발생하는 징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 그래도 불안정해진 지층에 지속적으로 핵실험을 통한 충격이 전해지면, 어느 순간에 휴화산 아래 마그마 층을 활성화시킬지 모른다는 지적입니다.

양윤정: 백두산이 분화하게 되면, 한반도 내 휴화산과 단층대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장명화: 전문가들은 휴전선 일대에 걸쳐져 있어 조사가 전무한 추가령구조곡 일대에 눈길을 주고 있습니다. 추가령구조곡은 서울 북부지역부터 원산만 일대까지 놓여 한반도를 반으로 가르는 거대한 단층대입니다. 남한에서 추가령구조곡이 통과하는 지역은 서울 북부, 의정부, 양주, 동두천, 연천, 철원 등 중북부 일대입니다. 오리산을 비롯한 대부분 휴화산들은 북한 지역에 놓여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화산들이 활성화되면 화산폭발과 지진 등이 일어나 남북한 모두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양윤정: 이 지역에는 실제 휴화산이 몇 개나 있습니까?

장명화: 철원평야 형성 시 분화했던 것으로 알려진 오리산과 그 일대를 제외하면 실제 몇 개나 있는지 제대로 파악되지 못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그나마 휴화산으로 알려져 있는 곳은 한탄강과 철원평야를 만든 분화구로 알려진 오리산입니다. 강원도 평강군에 위치한 이 산은 원래는 봉우리 둘레가 5리 정도 된다고 해서 오리산이라 불렸습니다. 해발 454미터로 약 1만년 전에 10회 정도 마그마가 분출한 뒤 휴화산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 추가령구조곡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휴화산들로는 성산 분화구, 현리 분화구 등이 있습니다. 수도권 바로 위에 놓인 ‘불의 고리’나 마찬가지지만, 지하에 어떤 지층 구조가 이뤄져 있는지 거의 조사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오리산이 놓인 평강 용암대지, 검불랑 지역 등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하는데요, 휴전선에 의해 단절된 지역이라 접근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양윤정: 추가령구조곡, 꽤 낯선데요, 지금까지 주목 받지 못한 이유는 뭡니까?

장명화: 동일본 대지진 이전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이후 주목 받고 있습니다. 경주지진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활동성이 없다고 알려진 양산단층의 움직임으로 일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령구조곡 일대도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 없어섭니다. 지진이나 화산활동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들은 지진 안전대라 여기기 쉬운데요, 사실 지진이나 화산분화는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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