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과 똑같이 하는 한국군 전투훈련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5.07.03
war_drill_b 육군 과학과전투훈련단(KCTC)에서 열린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첫 '최정예 전투중대 선발전'에서 장병들이 교전을 벌이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번 시간에 총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렸는데, 오늘 시간엔 한국군이 어떻게 전투 훈련을 하고 있는지 말씀드릴까 합니다. 북에선 한국군이 21개월 복무하니까 우습게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여기 군인들이 하는 훈련을 보면 북한군 10년차 군인도 엄두도 못 낼 정도로 강하게 합니다. 체력이란 것은 군에 오래 있었다고 강해지는 것이 아니고, 북한군은 오히려 군에 오래 있으면 더 허약이 되지 않겠습니까.

여기는 신병교육 중에 2주차에 완전 군장을 메고 40키로를 걷고, 5주차엔 100키로를 걸으며, 또 한 주 더 있다가 이번엔 10키로를 군장 메고 뛰는 훈련을 합니다. 군장 무게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배낭만 20키로가 넘고, 총이고 탄약이고, 철갑모고 다 착용하면 30키로그램이나 됩니다. 이 무거운 걸 메고, 24시간 100키로, 즉 250리를 하루 동안 가야 합니다.

이거 북한 군인들이 따라하다간 몇 걸음 못 옮기고 주저앉을 겁니다. 북한에 30키로 메고 하루 동안 250리 갈 수 있는 체력이 되는 군인이 얼마나 됩니까만, 여기 군인들은 거의 다 소화합니다. 1년에 몇 번 이런 훈련을 합하는데, 낙오자도 별로 없습니다. 그만큼 잘 먹어서 모두들 체력들이 좋다는 소리죠. 요즘 북한 평균키가 160 얼마 정도 되지만, 한국은 20대 평균키가 174센치나 됩니다. 그러니 전쟁이 나면 북한군인들 한국군인들 쫒아오기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사격훈련은 북한에서 아직도 엎드려 쏘죠. 여기는 사격 올림픽에서 하듯이 여기 저기 나타나는 표적을 맞히는 방식으로 합니다. 그러니 실전에서 누가 더 강하겠습니까. 사격도 많이 해야 잘 쏘게 되는데, 북한군 대다수는 1년에 1차례씩 3발 쏘는 게 고작입니다. 그러니 10년 있어봐야 30발이나 쏘나요. 그것도 부업하고 공사 동원되다보면 그렇게도 못 쏴보는 군인들이 허다합니다. 하지만 한국군은 신병 교육 때만도 한 100발 쏘고요, 부대에 가서도 1년에 300발정도 쏩니다. 북한은 탄약이 부족해서 이런 것도 절대 흉내를 낼 수가 없지요.

그런데 요즘엔 또 어떤 훈련을 하는 줄 아십니까. 실전과 똑같은 전투를 주기적으로 합니다. 어떻게 하냐면, 레이저 총으로 훈련하는데 공격할 때 맞으면 죽었다고 훈련복에서 경고음이 나오죠. 팔에 맞으면 부상, 발에 맞으면 꼼짝 말고 누워있어야 하고, 죽으면 시신을 담는 방수포 마대에 들어가 옮겨지기도 합니다.

이런 훈련은 미국을 비롯해 아주 극소수 발전된 나라들만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장비들이 비싸니까 그런 것인데, 총만 있는 것이 아니고 포도 있고, 지뢰도 다 있습니다. 돌격하다가 군복에서 삐삐 소리 나서 보면 “당신은 포에 맞았습니다” “당신은 지뢰를 밟았습니다”고 다 표시되는 겁니다. 그냥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고 실제 상대가 나를 맞혔을 때 납니다. 군수품 수송대가 폭격을 당하면 밥도 안줍니다. 식량차가 불에 타서 밥이 없습니다 그러면 굶고 싸워야죠.

이런 훈련을 몇 시간 하는 것이 아니고, 공격과 방어로 나누어서 며칠 동안 합니다. 전투와 똑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훈련이 끝나면 병사들의 전투능력이 정말 몰라보게 향상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 전갈부대라는 이름을 가진, 북한군을 가상한 전문 훈련 상대 연대가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훈련장이 강원도 인제에 엄청난 부지에 자리 잡고 있는데, 보면 운동장처럼 닦아놓은 것이 아니고 산과 들 그대로입니다.

전갈부대는 늘 그곳에서 다른 부대를 상대하니까 지형도 잘 알고 훈련도 엄청 받아서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합니다. 실제 가서 이 부대를 이긴 부대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직업 군인들인 일본군도 장교들이 와서 공격해봤는데, 12명 올라가다 1명만 살고 다 죽었는데 전갈부대는 일반 병사 12명이 다 살았습니다.

공격할 때를 설명해보면 산에 전갈부대가 1참호, 2참호, 3참호까지 다 구축합니다. 이 참호를 돌격해 올라가 점령해야 하는데, 2참호까지 뚫은 부대가 거의 없고, 3참호까지 들어간 사람은 간혹 있지만, 이것도 규정이 있습니다. 공격인원의 30% 정도는 살아서 도착해야 고지를 점령하는 것으로 인정하는데, 그렇게 한 부대가 없다고 합니다.

북한이 훈련하는 것을 보면 요즘도 무지막지하게 돌격하는데, 여기 병사들은 이런 과학훈련을 한번 받고 나면 그런 무지막지한 돌격은 1참호도 가기 전에 전멸하는 길이란 것을 잘 깨닫습니다. 최대한 몸을 숨기면서 돌격해도 2참호도 못 도달하는데 말입니다. 또 실전처럼 하니까 멀리서 사람 그림자가 보이면 총을 마구 쏘아 자기편이 죽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도 실제 전투상황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을 다 반영한 것이고, 또 돌격하면서 마구 갈기며 올라갈 수도 없는 것이 총알이 떨어지면 더 쏠 수도 없습니다. 이런 실전과 똑같은 훈련을 받는 한국군의 전투력이 북한보다 훨씬 더 세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요즘은 정신력가지고 전투하는 때가 아닙니다.

정신력이 안 통한다는 것은 이미 2차 세계대전 때 증명됐지요. 일본군이 화력이 우세한 미군에게 반자이를 외치며 돌격해봐야 늘 결과는 무리죽음과 전멸이었습니다. 요즘은 한국군과 북한군의 화력격차가 2차대전 때 미군과 일본군의 격차보다 훨씬 더 심하니까 제가 공정하게 봐도 북한군은 돌격하면 순서대로 죽습니다. 더구나 체력이 부실해서 북한군은 총으로 쏴죽이지 않아도 고지까지 배낭 메고 달려 올라올지도 의문입니다. 하도 체력이 떨어져서 요즘 북한군도 배낭 무게를 15키로 미만으로 줄인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에다 한국군들은 거의 다 대학에 다니다 군에 가서 머리들도 좋습니다. 아직도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천하무적 인민군의 환상에 사로 잡혀 사는 북한군인들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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