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각 평양생각] 인천 역사 문화 탐방

김춘애∙ 탈북 방송인
201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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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가 바라보이는 인천시 중구 영종도 바닷가 갯골.
사진-연합뉴스 제공
저는 지난 주말 탈북자들의 남한정착을 돕는 새문화복지연합회의 회원들과 함께 역사 문화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마침 밤새 내리던 봄비는 아침에 멎고 언제 비가 내렸는가 싶을 정도로 맑고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우리가 탄 관광버스는 시내를 벗어나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15호로 등록되어 있는 영종도 백운산 동북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용궁사에 도착했습니다.

용궁사는 신라 문무왕 10년에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전해오고 있으며 조선 철종 5년인 1854년에 흥선 대원군이 다시 지으면서 지금의 명칭인 용궁사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용궁사의 관음전은 지붕 옆면이 사람 인 자의 모양인 맞배지붕으로 되어 있는데, 본래 옥으로 조각한 관음보살을 조각한 관음상은 일제 강점기에 도난당하고 현재는 청동으로 된 관음상이 안에 있었습니다.

건물앞면에는 흥선 대원군이 직접 용궁사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정말 공기 좋고 산세가 좋았습니다. 바람소리, 지저귀는 새 소리와 더불어 맑은 공기를 마시니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린 듯 했고 목으로 넘어가는 맑은 약수 물맛은 특별했습니다. 저는 1500년을 살았다는 할아버지 나무와 할머니 나무 앞에서 사진도 찍고 금불상에게 제 소원도 빌었습니다.

용궁사에서 제일 나이 많으신 스님과 함께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스님과 이야기를 하는 아주 잠깐 동안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고등중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우리 학급은 천리마 학급의 영예를 받은 기념으로 평북도 향산군에 있는 묘향산으로 야영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묘향산 역시 산세 좋고 물 좋고 공기 또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 날도 역시 보슬비가 내린 날이었습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는 선녀들을 연상케 했습니다. 용연 폭포에서 내려오는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에 윤기가 났습니다.

그리고 묘향산에도 사찰이 있고 보현사라는 사찰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사찰 안에는 불상이 있는지 없는지, 들여다볼 수가 없었고 스님 또한 볼 수가 없었으며 해설도 없이 야영소 담당 선생님 한분과 함께 돌아보기만 한 기억이 났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용궁사를 돌아본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인천대교 기념관으로 갔습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웅장하고 화려한 인천대교 기념관은 인천대교가 시작되는 시점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1층에서는 인천대교의 개요와 현재의 인천대교가 건설되기까지의 발자취와 뛰어난 자랑거리를 영상으로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가 있었습니다. 2층에서는 인천 대교의 건설 과정과 방법, 그리고 모형으로 구간별 교량의 종류와 공법을 비롯한 전체 구성을 한 눈에 볼 수가 있었습니다. 3층에서는 다양한 체험시설을 통해 인천대교를 전체적으로 느낄 수가 있었고 편안한 휴식과 함께 망원경으로 외부 전경과 인천대교를 한 눈에 감상할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약 20분간 달려 조개구이 집으로 갔습니다. 금방 바닷물 속에서 잡아온 듯한 신선한 조개 구이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조개 구이를 다 먹고 다시 바닷가에 깔개를 펴고 준비해 가지고 간 깡통맥주에 오징어를 먹으며 장끼 자랑도 간단하게 진행했고 저 멀리 바다 건너편에 있는 실미도를 바라보며 남북한 아줌마들은 흘러간 세월을 추억하며 한참이나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러다 재미있는 문제를 맞추는 퀴즈 문제 풀이를 하던 중 친구 한 명이 옷을 입은 채 바닷물에 첨벙 뛰어들었습니다. 모두 배를 그러안고 돌아가며 좋아라 웃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정신없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멀리 갔다가 길을 찾지 못해 한참 동안 헤매기도 했고, 나이 많은 분들은 고향 생각으로 눈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며, 어떤 이들은 소나무 숲속을 걷기도 했고, 어떤 이들은 친구와 손목을 잡고 나란히 모래 백사장을 걷는가 하면, 마치 소녀인양 짠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너무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오후 3시가 되어 회원들을 실은 버스는 인천 대교에 들어섰습니다. 그야말로 하늘에는 인천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날고 바다 뱃길에는 큰 고깃배 3척이 세찬 파도를 가르고 있었고 그 위에 넓은 바다를 가로 질러 건설해 놓은 웅장하고 화려한 인천대교 위에서는 우리가 탄 버스가 그야말로 온 세상을 자랑하듯 달리고 있었습니다.

많은 친구들은 달리는 버스 안에서 음악 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느라 여념이 없었건만 한 장의 그림이나 영화의 장면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환상적이고도 너무도 황홀한 자연에 취한 저는 꿈만 같았습니다. 내 고향 평양에도 지하철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동강 위를 지나는 지하철은 아직 없습니다. 몇 번의 건설에서 많은 실패를 했고 지하철도 건설을 시작한 지 몇 십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동평양 지구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보고 싶은 소망을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바다를 가로 질러 기차도 달리고 이렇게 자가용 승용차를 타고 넓은 바다를 가로 질러 달릴 수가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건설 발전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의 더 큰 보람과 행복한 새 삶을 꿈꾸면서,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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