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저는 북한인권시민연합 회원들과 함께 2박 3일간 백령도를 다녀왔습니다. 백령도는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191.4km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섬으로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데 섬의 위치는 동경 124도 53분, 북위 37도 52분에 위치하고 있는 북한의 장연군에서 약 10km, 장산곶에서 15km 떨어져 있는 섬입니다.
백령도로 가는 배편은 인천 연안부두에서 하루에 2번, 오전 8시와 오후 1시에 있습니다. 우리는 오후 1시 배편을 이용했습니다. 인천 연안 부두에 모여 대열 점검을 마치고 드디어 배에 올랐습니다. 공군 중령이 백령도에 갔다 온 경험이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기에 제가 손을 높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백령도에 간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단 저뿐이었습니다. 어린 소녀 마냥 마음이 으쓱해지기도 하고 괜스레 설레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배는 붕하는 고동소리와 함께 출발했습니다. 314명이 탑승하는 아주 큰 배였는데 인원이 꽉 찼습니다. 둘러보니 모두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많았고 두 번째로 군인이 많았습니다.
부두를 벗어나니 맨 처음으로 보인 것은 인천대교였습니다. 보슬비가 내리고 안개가 끼었지만 그 속에서 보이는 인천대교는 너무도 멋있고 웅장했습니다. 4시간이 지난 배는 소청도에 도착했습니다. 소청도는 서해 군사분계선 최북단에 위치하여 북한과 아주 가까운 지리적 여건 탓에 선박 운행에 통제를 받고 있어 해상 교통이 조금 취약하다고 하며 대청도와 가까운 작은 섬이라는 뜻에서 소청도라고 한답니다.
비록 흐린 날씨였지만 기암괴석의 풍경이 만만치 않아 보였습니다. 두 번째로 배가 멈추어 선 곳은 약 1,118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는 대청도에 도착했습니다. 대청도는 백령도, 소청도와 함께 군사 분계선에 근접해 있으며 황해도 장산곶과 불과 19km 떨어진 국가 안보 전략상 요충지라고 합니다.
약간의 배 멀미가 생긴 저는 잠깐 바람을 쏘일 겸 갑판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멀미가 달아날 만큼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아름다운 대청도를 뒤로하고 배는 최종 목적지인 백령도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드디어 저 멀리 세계적으로 두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크고 넓기로 유명한 비행기도 이륙, 착륙할 수 있다는 사곶해변이 보이자 제 마음은 낯설지 않고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오랜만에 가는 고향같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를 강사로 초빙해준 공군 부대 버스가 마중 나와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백령도에서 제일 좋다는 아일랜드 캐슬이라는 호텔에 들어갔습니다. 짐을 풀고 우리는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승용차를 타고 심청각을 찾았습니다.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팔아 뛰어들었다는 인당수가 바로 백령도 앞에 보이는 북한 바다였지만 효녀 심청이의 혼이 담긴 심청각은 인당수가 바라보이는 곳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콩돌 해수욕장에 갔습니다. 구두를 벗고 맨발로 콩돌을 밟노라니 너무도 시원했고 온몸의 피곤이 그대로 풀리는 듯했습니다. 저는 기념 삼아 콩알모양의 돌인 콩돌 위에 놓여 있는 제 발을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점심 식단은 짠지 떡과 칼국수였습니다. 짠지 떡을 먹은 저는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겼습니다. 백령도의 짠지 떡은 메밀과 쌀가루를 섞어 반죽을 해 김치와 굴을 섞어 빚었지만 제 고향에서는 밀가루를 반죽해 김치를 속에 넣어 시루에 쪄 옆집과 자주 나누어 먹기도 했습니다.
재료는 조금 달랐지만 방법은 꼭 같은 짠지 떡이었고 맛도 같았습니다. 서해의 해금강이라고 부르는 두무진도 보았습니다. 서해 바다 날씨는 매우 쌀쌀했지만 우리는 저녁으로 백령도 두무진에서 생선회를 먹었습니다. 직접 바다에서 금방 잡은 회 맛은 별미였습니다. 백령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서해 명물 까나리를 세 상자나 구입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온 우리는 맥주로 조촐한 잔치를 열기도 했습니다. 서로서로 백령도를 돌아본 경험담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재미있는 유머들을 내놓아 웃고 떠들며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바쁜 일정상 조개 캐는 체험은 하지 못했지만 즐거운 백령도 여행이었습니다. 저는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북한인권시민연합 임직원들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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