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죽는 노동자들을 위해 일꾼 7명이 강철을 중국에 보내 밀가루와 바꿔 노동자들에게 공급했다는 죄 아닌 죄로 공개 총살을 당했습니다. 이런 당국의 처사에 분노해 공장 정문 앞에 앉아 있던 5,000여 명의 노동자를 군인이 탱크로 밀어 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연을 듣던 저와 같은 동료들은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도 그 시기 북쪽에 살고 있었지만 이는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어쩌면 사회주의 제도, 사회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모두 누구를 위한 사회주의 국가인가 하면서 분노했습니다.
굶다 못해 강철을 밀가루로 바꿔 겨우 입에 풀칠이나 했을 노동자들을 총살하고 탱크로 깔아뭉개는 것은 북한 정권의 악랄함을 드러낸 만행이 아니고 뭐란 말입니까? 고난의 행군시기 친지와 이웃이 굶어 죽는 모습을 지켜본 우리 동료들은 이런 만행에 모두 치를 떨었습니다.
강연을 듣고 집으로 오는 길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향에 남은 저의 친구들, 특히 제대해 군복을 벗고 황해 제철소로 배치받아 간 친구들이 혹 그 속에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떨리고 갑자기 목이 타들어 갔습니다.
가정에서 가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가정은 엉망진창이 되어 버립니다. 국가도 그것과 똑같습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국가도 엉망이 됩니다. 북조선에는 그 대가로 200~300만 명이 굶어 죽고 30만 명이 두만강을 넘어 제3국에서 국제 고아로 멸시와 구박을 받으며 떠돌이 삶을 살았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배고픔과 굶주림으로 두만강을 넘었다는 죄 아닌 죄로 또 너무 배고파 협동 농장의 강냉이 밭에서 옥수수 이삭을 따먹었다고 시범에 걸려 공개 총살을 당하고 단고기 집에서 가마에 닭 알을 삶아 먹었다고 6개월 동안 심문 끝에 공개 총살됐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살길을 찾아 생이별을 하고 어린 12살 아이들이 배가 고파 남의 집 밥 가마에 있는 밥을 훔쳐 먹었다고 주인에게 잡혀 몽둥이에 맞아 죽어야 하는 세상.
북한 정권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했다는 죄로 또 두만강을 도강했다는 죄로 교화소나 정치범 수용소에 가둬 놓고 갖은 고열 노동과 심문으로 인민들을 가혹하게 짓밟았습니다. 말하자면 정말 끝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난 속에서 우리의 바람은 인권의 권리와 자유도 아닌 단지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소박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작은 소망이 왜 그토록 악의에 찬 행동으로 짓밟힐 수밖에 없었는지, 분노를 넘어 서글퍼지기까지 합니다.
우리 동포 형제의 이런 소박한 소망이 이뤄질 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도록 여기 남쪽의 만 6천 탈북자들도 한마음으로 빌고 있습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 모두 힘을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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