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각, 평양 생각]사상 검토 받을 북 선수들 생각에 가슴 아파

저는 요즘 아이들과 함께 텔레비전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답니다.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식에 오를 때와 태극기가 높이 올라 대한민국의 국가인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텔레비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마다 때로는 큰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때로는 뜨거운 박수로 우리 선수들을 열광적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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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영선수 박태환이 첫 금메달을 목에 걸고, 수많은 군중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서 시상식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볼에 흐르는 것을 느끼며 어느덧 이제 나도 이곳 대한민국 국민이 다 되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우리 박태환이 기어이 해냈다고, 마치 자기 가족처럼 친구처럼 형제처럼 편안한 말을 주고받으며 매우 기뻐했습니다.

며칠이 지나 또다시 친구들과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역도 선수, 장미란의 경기 장면을 시청하게 됐습니다. 장미란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자 친구 숙영이와 명희는 밥술을 놓은 채 너무 기뻐 야단 이였습니다. 식사하던 모든 손님들과 어울려 한마음 한뜻이 되어 박수를 치기도 하고 춤도 추고 큰 잔치 집 같았습니다. 저는 이곳 남한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기뻐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오줌 검사에서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잠시나마 목에 걸고 좋아했던 은메달을 도로 반납했던 북한 사격 선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북한 사격 선수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북한으로 추방당했으면 어떻게 될까? 남모르게 본인이 먹었을까?" 하고 말했더니, 북한 실정을 너무도 잘 아는 우리 친구들이 후과 처리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어린애도 아닌 그가 단장과 조직을 모르게 몰래 먹을 리가 없다고 한결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에 가서 고통스럽게 사상 검토를 받느니 차라리 이곳 남한으로 탈출해 올 것이지.." 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저의 입에서 튀어 나왔습니다.

저는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올림픽 매 경기종목에서 북한 선수들이 지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아팠습니다. 고향에 돌아가면 강한 사상 검토를 받게 될 그들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에 안겨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격 선수는 목에 걸었던 은메달을 회수 당했기 때문에 본인이 먹었든 단장이 먹였든 당과 김정일의 권위를 훼손시킨 건 매 한가지고 특히 이곳 남조선 선수와 맞대결에서의 그런 패배와 수치를 당했기 때문에 더욱 강한 총화와 검토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1989년 13차 청년 학생 축전 때에도 모든 행사가 끝난 뒤 북한에서는 강한 검토 사업이 실시돼 수많은 간부와 연예인 체육인들이 추방되고 해임되고 수용소로 갔습니다.

북한 선수들도 얼마나 이기고 싶었겠습니까? 승부는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인데도 경기에서 진 것이 마치 선수의 잘못인양 문책을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한국 국민들은 선수들이 아깝게 경기에서 져도 열심히 뛴 선수들을 위로하고 도리어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 북한 선수들이 가엾은 생각이 듭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났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종목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목의 경기를 매일매일 실시간으로 보면서 더웠던 이번 여름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냈습니다. 저의 고향 평양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국제 경기에서 누가 일등을 하고 금메달을 따면 먼저 당국에서는 인민 체육인과 자가용 승용차를 공급해 주었다는 보도를 통해서만이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양시민들을 조직적으로 순안 비행장과 거리 환영모임을 조직합니다.

그런데, 이곳 한국에서는 아무리 멀고 먼 태평양이든 구라파이든 아세아이든 그 어느 곳이든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출전한다고 하면 국민들은 그 누가 조직을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밤잠을 자지 않고 열광적인 응원을 하는 모습을 저는 이곳 남한에 와서 자주 보았습니다.

이런 속담이 생각납니다. '뒤에 든든한 버팀돌이 있으면 당당한 자신감이 넘쳐 난다'는 속담 말입니다. 저는 이번 올림픽 경기 장면에서 뭔가 부족한 북한 선수들의 모습과 어떤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금메달을 쟁취하는 한국 선수들의 당당하고 강한 모습을 비교해 보며 왜 북한 선수들에게는 든든한 버팀돌이 없는 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남한 선수, 북한 선수 구별이 없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휘날리게 될 그날을 기원하며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