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겉과 속] 탈북자는 과연 인간쓰레기인가?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2-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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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이 튜브를 이용해서 두만강을 건너고 있다.
AFP PHOTO
한 주간 북한 매체의 진상을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 겉과 속 시간입니다. 요즘 중국에 잡힌 탈북자 문제가 국제적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평소 탈북자라는 말을 잘 쓰지 않던 북한 매체도 이 금기용어를 써가며, 이 문제가 국제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는데요,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 매체들이 보도하는 ‘탈북자’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북한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탈북자 문제로 세계가 떠들썩하자,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24일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남한 정부가 탈북자 문제를 국제적으로 제기하자, “있지도 않는 북인권문제를 조작, 극대화하여 국제여론을 환기시켜보자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자에 대해서는 “력사의 쓰레기” “인간이기를 그만둔 쓰레기”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북한 매체의 말대로 하면 “탈북자는 고향을 버린 나쁜 사람, 키워준 품을 배신한 배반자”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그렇다면 정말 탈북자가 쓰레기일까요?

그러면 탈북자의 발생 원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탈북자의 사전적 의미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을 이탈한 주민”을 말합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정치적인 이유로 탈북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90년대 중반부터는 배고파 탈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유엔기관과 대한민국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에 2만 3천명이 거주하고 있고요, 독일 영국 미국에 약 5천 명 정도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게 공식적인 숫자이고요, 중국에 확실히 탈북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왜냐면 중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많은 탈북자가 나온 데 대한 1차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습니다. 북한은 헌법 제64조에서 “국가는 모든 공민에게 참다운 민주주의적 권리와 자유, 행복한 물질문화생활을 실질적으로 보장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배고파 탈북 한다는 것은 국가가 그만큼 자기 역할을 못했다는 반증입니다.

배가 고파 탈북한 한 탈북여성의 증언입니다.

<녹취: 탈북 여성 증언>

이들은 강냉이밥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면 고향을 떠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부자는 근 반세기 이상 “인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지킨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가는 인민들이 자체로 살아갈 수 있게 조건이라도 지어줘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2009년 화폐개혁을 무모하게 강행해, 겨우 겨우 모았던 시장 인민들의 쌈짓돈을 한 순간에 휴짓장으로 만드는 조치까지 취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북한 안에서 굶어 죽든, 외국에 나가다 죽든 매 한가지 라고 생각하고 탈출을 감행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렇게 살길을 찾아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혹독하게 탄압하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은 두만강 변에 수만 명의 경비무력을 배치하고, 20미터에 한 개씩 땅굴 감시초소를 설치하고 개미 한 마리 얼씬 못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북한은 헌법 제8조에서 “국가는...로동자, 농민, 군인, 근로인테리를 비롯한 근로인민의 리익을 옹호하며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국경경비대에 “탈북자 체포가 어려우면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지도자로 된 김정은은 김정일 애도기간에 탈출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3대를 멸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대북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탈북자들은 탈북과정에 붙잡혀 강제 북송되면 상당한 위험에 빠집니다. 재판 절차 없이 정치범 수용소에 구속되거나, 특히 탈북과정에 한국 사람들이나 기독교 선교사들을 만났을 경우, 공개처형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정치범 수용소에 잡혀갔다 탈북한 한 여성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저는 요덕수용소를 단마디로 평가하면 날아다는 것 다잡아먹고, 기어 다니는 것 다 잡아먹고, 돋아나는 풀을 다 뜯어먹는 곳이 수용소의 모습입니다. 여러분들은 20세기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더 참혹 한 곳이 북한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북한 당국의 이러한 처사를 두고 요즘 북한 주민들은 “과거 일본 경찰들도 이렇게 악독하지는 않았다”고 혀를 찹니다.

지난 36년 동안 조선을 불법 강점했던 일본 경찰도 탈북하는 사람들을 탄압하지 않았다고 탈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역사를 거슬러 보면 김정은의 조상들도 탈북자들입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은 14살에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월경했고, 중조할아버지인 김형직도 온 가족을 데리고 중국 만주에 들어가서 살았습니다.

북한 고등중학교 교과서에는 김일성과 그의 가족들이 나라를 찾기 위해 압록강을 건넜다고 하는데, 당시 일본경찰이 통제했다거나, 탈출 도강 비용을 냈다는 애기는 없습니다. 일본 경찰들도 살기 힘들어 떠나는 조선 사람들을 막지 않았다는 소립니다.

하지만, 지금은 국경경비가 너무 엄격해 미화 수천달러를 내야 탈북자들이 두만강을 건널 수 있습니다.

이 돈은 탈북자들을 막아야 할 국경경비대가 돈을 받고 탈북행위를 방조하기 때문에 생긴 비용입니다. 북한 당국이 군대, 보위부, 보안서, 노동적위대 등 2~3중 감시를 붙여 국경을 막은 결과 도강비용이 많이 올랐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말끝마다 일제의 악랄한 탄압과 잔혹성에 대해 선전하면서도, 지금 북한당국이 저지르는 자국민 탄압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습니다.

다음 북한은 자국민 탄압을 다른 나라에 사주하는 정권입니다. 지금 북한은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들을 송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헌법 제8조에서 “인민의 리익을 옹호하며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한다”고 국가의 자국민 보호를 규정하고 있지만, 모순된 행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 문제에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가담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보도매체인 ‘데일리NK’는 26일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반탐요원 50여명이 탈북자들을 붙잡기 위해 중국에 파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남의 나라까지 가서 자기 인민들을 잡아오면서도 중국의 탈북자 북송을 두둔하고 있습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4일 ‘불순한 외교적 망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국법과 해당협약에 따라 행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정당한 활동”이라고 중국의 탈북자 북송을 두둔했습니다.

사실 탈북자 문제 때문에 중국도 난처한 처지에 놓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중국은 ‘난민지위에 관한 협약’과 ‘난민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가입한 국가이기 때문에 난민보호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스칼라티우 총장은 계속합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닙니까, 중국은 유엔난민협약에 따라 중국은 탈북자들을 보호해야 하고, 북한에서 그들이 심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을 강제북송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중국은 불행하게도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계속 송환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북한과 동맹관계에 또는 북한과 중국간 국경조약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탈북자를 잡아 북한에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탈북자들은 “불법 월경자”라고 보는 반면에, 국제사회는 “탈북자들은 북송되면 강제수용소, 고문, 성적 학대를 받는 난민”이라며 강제송환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가입한 ‘난민협약’에 따르면 “체약국은 난민을 어떠한 방법으로도 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 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그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역의 국경으로 추방하거나 송환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탈북자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국제사회로부터 “대국에 걸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중국 공안들도 탈북자들이 배고파 넘어온다는 걸 알지만, 당국의 지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민을 배불리 먹이지 못하는 북한당국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면 탈북자는 과연 북한 매체가 선전하는 대로 인간쓰레기일까요?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매년 가족들에게 보내는 돈은 미화 1천만 달러 이상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 송금된 돈은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소중한 밑천이 되고, 또 열악한 환경에서 가족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빛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보위원, 보안원들이 탈북자 가족들을 갈취해 먹고 산다는 사실은 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 탈북자들이 송금한 돈은 북한의 외화시장에도 흘러들어가 북한 내부의 외화 유통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탈북자들을 탄압하는 이유는 체제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스칼라티우 총장은 분석합니다.

“권력세습을 진행하고 있는 북한이 예전보다 더 훨씬 심각하기 때문에 인권을 탄압할 가능성이 더 훨씬 높습니다. 이러한 독재국가들은 자신이 없어서 인권 유린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을 탄압하지 않고 인권을 유린하지 않으면 정권이 무너지기 때문에 이 같은 인권 유린이 더 훨씬 심각합니다”

탈북자는 북한 정권의 민생 방치와 폭압 때문에 생긴 역사의 비극적인 산물입니다. 오히려 탈북자들은 국가의 책임을 원만히 수행하지 못한 북한당국에 책임을 물어야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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