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권력기관들 선물 챙기기에 주민들 눈총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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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김정일 70회 생일인 광명성절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지시로 사리원시에 물고기 수백t을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70돌을 앞두고 북한의 권력기관들마다 명절 공급품 마련에 진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공급 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은 이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 북한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간 경변을 비롯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주민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당국이 원인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1. 권력기관들 선물 챙기기에 주민들 눈총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이제 진짜 며칠남지 않았습니다. 2월 16일, 다 아시는 것처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0돌인데요. 북한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광명성절’ 이렇게 정했죠? 올해가 첫 번째 ‘광명성’절입니다. 그만큼 생일맞이 행사로 분주하다 이런 소식들 참 많이 들려오는데요. 그런데 평양 말고 지방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문성휘 : 네, 생일을 맞으며 북한 당국은 나름대로 김 위원장 선전에 힘을 쏟고 있고 또 분위기를 세워보려고 뛰고 있지만 지방 주민들의 사기는 침체될 대로 침체돼 있다고 합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속에서는 2월 16일을 맞으며 김 위원장에게 ‘대원수 칭호’를 수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많이 돌고 있다고 합니다. 또 이날을 맞아 지방주민들에게 16가지 이상의 생필품들을 공급하라는 지시도 내려왔다고 하는데…

박성우 : 16일이 돼서 그렇습니까?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런데 주민들은 아주 심드렁한 표정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 오, 왜 그렇습니까?

문성휘 : 이게 지난 2007년, 김 위원장 생일 65돌 때에도 지방 자체의 재원을 동원해 16가지 이상의 선물을 주라는 지시가 내렸습니다. 그렇지만 지방에 재원이 없으니깐 16개라는 수자도 채우기 힘들었고 또 준다고 해야 기껏해서 칫솔이나 세숫비누, 비누 곽, 이렇게 별로 쓸 만한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속에서는 이런 명절공급에 대해서 ‘외화낭비’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이따위 쓸모없는 것을 줄 바에야 그 돈으로 한 가지라도 온전한 것을 달라’ 이런 요구가 빗발 쳤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꼭 같은 지시가 내려왔으니 주민들은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고요.

박성우 : 65돌 때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이러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주민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문제는 역시 배급문제인데요. 올해가 ‘광명성’절로 정한 첫해이고 북한이 ‘민족최대의 명절’이라고 떠들고 있으니까 그런 차원에서 최소한 보름 정도의 배급이라도 줄 것인지, 이런 게 최대의 관심사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배급에 관한 어떠한 지시도 내린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그러니 주민들도 명절이라기보다는 일반 휴식일로 덤덤히 받아들이고 있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주민들은 오히려 김 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이나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을 가리켜 ‘간부들의 명절’이다, 이렇게 비난하고 있다는데요.

박성우 : 간부들의 명절, 이건 또 무슨 말입니까?

문성휘 : 네, 이런 명절날에는 간부들만 특별히 혜택을 본다는 거죠. 북한 당국이 최근에도 식량을 제외한 일체 생필품은 들여오지 못한다는 방침을 정했음에도 권력기관들은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 저들끼리 나눌 선물들을 마련하느라고 몹시 분주하다고 합니다.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에 따르면 2월 12일, 양강도 보위부는 ‘도 수출원천동원사업소’를 통해 돼지고기와 계란, 귤, 당면, 그리고 맥주를 비롯해 대형차량으로 두 대분의 먹을거리들을 중국에서 들여왔다고 합니다.

회령시에서도 시 당과 시 보위부, 시 검찰소와 같은 권력기관들과 외화벌이 기관들이 중국으로부터 경쟁적으로 직원용 선물들을 실어들이고 있는데 여기에는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시 검찰소 같은 경우에는 고급구두와 양복지도 나눠준다는 소문들이 돌면서 주민들의 비난이 거세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각 도, 시, 군 보위부들에는 이번 2월 16일을 맞으며 국가보위부 차원에서 명태를 선물한다거나 또 여러 가지 선물들이 많이 내려온다는 소문들도 무성하다고 합니다.

박성우 : 네, 북한을 사회주의 나라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북한에서 빈부격차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고 이렇게 명절도 특권층만을 위한 날로 변질이 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이번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으며 하층 인민대중이 겪는 좌절감은 더 심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2. 북 당국, 중국산 술약 조사 주민들의 요구 무시


박성우 : 자, 이번엔 다른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북한의 전 지역에서 어느 연령대라고 할 것 없이 의문의 병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에 탈북자들이 이런 말 하고 있거든요. 원인이 도대체 뭐라고 할 수 있습니까? 어떤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까?

문성휘 : 네, 대표적인 사례들로는 심혈관성 질환들인 뇌출혈이라든가 장출혈, 그리고 가장 많게는 간 경변이나 콩팥 염으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h합니다.

박성우 : 간 경변, 이게 많다고 하더라고요.

문성휘 : 네, 그런데 이러한 질병들은 대부분 갑자기 발생해서 미처 손쓸 사이도 없이 사망한다든지 아니면 일단 병적 증세가 나타나 진단을 받으면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해서 주민들에게 큰 공포를 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원인을 놓고 북한 의료계 종사자들도 논란이 많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사망자들이 영양실조에 걸린 것도 아니고 특히는 마약 중독자들도 아니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도대체 원인이 뭐냐? 이거죠?

문성휘 : 네, 최근에는 의료진을 비롯한 주민들 속에서 개인들이 직접 제조하는 밀주, 장사꾼들이 몰래 집에서 만드는 술이 그 원인이 아니겠는가? 이런 의문이 커가고 있다는데요.

박성우 : 오, 가능성 중의 하나라는 건데 그런데 왜 하필 술입니까?

문성휘 : 이게 개인들이 술을 만들자면 우선 술 약이 있어야 합니다. 술 약이라고 하면 일종의 효모 원균인데요. 예전에는 제약부분 종사자들이나 그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은 주민들이 효모 원균을 만들어 냈습니다. 주민들은 강냉이 가루나 쌀가루를 익혀서 소독한 다음 거기다 이런 원균을 넣어 술누룩(발효효모)을 만들었는데요.

그런데 이 과정이 적합한 온도를 보장해야 하고 또 곰팡이 균을 비롯한 유해균들로부터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아주 복잡하고 까다로웠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서 술 약이 대대적으로 쓸어들면서 북한 주민들은 중국 술 약으로 원균을 대체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중국 술 약의 경우 쌀가루를 소독할 필요도 없고 실패율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거기다 기존의 방법으로 술을 뽑을 경우 강냉이 1kg에서 약 800~900그램의 술을 뽑을 수 있었는데 이 중국 술 약을 쓸 경우 강냉이 1kg에서 1.2kg, 잘 하면 1.5kg까지 술을 뽑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럼 좋은 거 아닙니까?

문성휘 : 네, 그런데요. 많은 주민들은 중국산 술 약을 쓰면서부터 이런 의문의 질병으로 인한 죽음이 급속히 늘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근거 로는요. 중국산 술 약을 쓰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친척들의 경우 대부분 개인들이 뽑은 술을 중국에서 제조된 공장 술들보다 더 즐겨 마셨다는 겁니다.

이게 아주 토종적인 방법으로 만든 술이다. 그래서 건강에도 좋다. 이렇게 했는데요. 그러나 중국산 술 약을 쓰면서부터 친척방문을 온 중국인들이 일체 북한 개인들이 제조한 술을 마시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마시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래서 양강도 인민위원회 보건과와 도의대병원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중국산 술 약에 대한 전면적인 분석과 술약 판매금지를 상급기관들에 강력히 요구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 네, 어떻게 됐다고 합니까?

문성휘 : 그 결과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양강도 의학대학의 한 대학생이 말을 했는데요. “밀주는 워낙 금지된 것이고 술 약도 판매가 금지된 것이기 때문에 따로 조사 할 필요도 없고 밀주행위를 금지시키면 된다” 이런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북한에서도 밀주행위는 식량낭비다. 그러면서 강하게 단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저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밀주행위를 금지시켜라. 이런 대답을 내놓은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런데 아무리 단속을 해도 밀주행위가 금지되지 않고 있는데 기왕 단속을 못 할 거면 의문의 사망자들과 또 이 개인들이 만드는 밀주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북한 당국은 밀주에 대한 의혹이 커져 밀주장사가 자연적으로 없어지길 바라면서 정확한 사망의 원인을 조사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이 대학생의 주장입니다.

박성우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설마 뭐 그렇기야 하겠습니까만 중국산 식품을 통해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건 뭐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지 않습니까? 북한 당국도 중국산 술 약에 대해서 조사를 하루빨리 진행해서 주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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