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북 주민들, 당국 전쟁소동에 '미친 짓' 비난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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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노동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공연하는 평양시 만경대구역 노병예술선동대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중학생들까지 끌어내 전쟁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스러워 한다는 소식입니다.

- 메주콩을 이용해 전혀 색다른 두부를 만드는 법이 북한주민들 속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북 주민들, 당국의 전쟁소동에 ‘미친 짓’ 비난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요즘 북한 매체들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온갖 비난과 욕설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궁금한 게 있습니다. 이런 북한 매체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 북한주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문성휘 : 네, 거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대부분의 소식통들은 북한이 아무리 남한정부를 비난하고 전쟁소동을 벌린다고 해도 “별로 이득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주민들, 특히 지식인들은 김정은이 제대로 권력을 잡자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첫 인상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한마디로 지금은 북한주민들을 될수록 안정시키고 자신에게 큰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김정은이 모든 혜택들을 베풀어야 한다는 거죠.

이에 대해 우리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북한의 한 주민은 “지금은 김정은이 앞으로 나라를 어떻게 이끌겠는가를 시험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성우 : 이해가 됩니다. 지금은 집권 초기니까 그런 거죠.

문성휘 : 네, 그런데 상황은 점점 거꾸로 가고 있다는 거죠. 이미 한국 언론에도 많이 보도된 것처럼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70돌이 되는 생일에도 변변한 식량 공급도 못했고 또 지금은 전력사정으로 열차까지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형편에서 주민들이 김정은에게 어떤 기대를 가질리 만무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가장 쉬운 방법으로 택한 것이 과거 김정일 위원장 때부터 늘 써오던 정세를 긴장시키는 방법, 이런게 아니겠습니까?

박성우 : 그러니까 판박이 같아요, 예전에 김정일이 항상 했던 게 군부대 돌아다니는 거였지 않습니까? 김정은이 하는 것도 똑 같지 않습니까?

문성휘 : 네, 그렇죠. 하지만 북한주민들은 김정은의 이번 전쟁소동을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박성우 : 오, 예 어떤 측면에서 그렇습니까?

문성휘 : 이게 김정은이 지도자로 등장하고 나서 처음 벌린 전쟁소동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소동을 놓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거죠.

더욱이 최근엔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고 한국의 군부를 위협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까지 연이어 벌려놓으면서 내부적으로는 전시상태와 같은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간부들과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다나니 봄을 맞으며 장마당이 살아 나리라던 기대와는 달리 거래가 꽉 막혀서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고등중학교 학생들까지 매일 오후 ‘혜산운동장’과 각 학교 운동장들에 모집해 놓고 ‘창격전’과 같은 군사훈련을 주면서 전쟁 광기를 부린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두 인민반이나 직장별로 유사시를 가상한 전시비품 검열까지 벌려놓고 적위대 비상소집도 매일 벌려 정말 시끄럽기 그지없다고 해요.

이러다나니 북한주민들은 “아무리 정세가 긴장하다고 해도 정말 너무한 것 아니냐?”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에도 이젠 중국을 통해 외부소식들을 전해들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거죠. 그러니까 김정은이 벌려놓은 전쟁소동의 내막이 벌써 주민들에게 들통 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국경연선 도시들을 중심으로 주민들 속에서는 “외부정세는 전혀 긴장하지 않다고 한다, 이건 분명 우리 내부의 작간이다”하는 소문들이 많이 돌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소문이 확산되면서 김정은이 벌려놓은 이번 전쟁소동이 슬그머니 가라앉는다고 해도 결코 주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판단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식량문제를 비롯해 이번 전쟁소동에 이르기까지 김정은이 인민들의 환심을 사기는 매우 어려울 것 이라는 얘기입니다.

박성우 : 그렇겠군요. 김정은이 정권 초창기부터 민심을 잃고 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메주콩 가공법


박성우 : 자,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감자 참 많이 드시죠. 그런데 요즘에는 메주콩도 아주 다양하게 가공을 해서 식품으로 활용한다, 얼마 전 문 기자가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요. 북한주민들의 메주콩 가공법, 소개를 좀 해 주시죠.

문성휘 : 네, 북한이 재작년 노동신문 공동사설을 통해서도 이모작, 그다음에 콩 농사에 대해서 많이 떠들지 않았습니까? 북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감자는 삶아도 먹고, 구워도 먹고, 얼어도 먹고, 썩어도 먹고, 껍질도 먹는다” ‘껍질도 먹는다’는 이말, 식량난을 헤치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얼마나 눈물겨운 것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인데요.

최근엔 메주콩에도 이런 말이 붙었습니다. “메주콩은 갈아먹고 닦아먹고 껍질도 먹고 줄기는 말려서 불을 땐다” 한마디로 메주콩에 버릴 것이 아무도 없다는 말입니다. 북한 농촌들에 가면 메주콩 껍질, 한마디로 콩알을 털어내고 난 빈 꼬투리를 보관했다가 비상식량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성우 : 메주콩 꼬투리는 어떻게 먹는다는 겁니까?

문성휘 : 네, 그게 콩알을 털어낸 메주콩 꼬투리는 바싹 말리면 아주 가루가 잘 납니다. 이걸 가루 내어 약간의 강냉이 가루나 밀가루를 섞어 메주콩껍질가루 빵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또 그것을 돼지 사료로도 활용합니다. 그런가하면 메주콩 줄기는 모아 두었다가 겨울철에 난방용으로 사용하고요.

북한의 대표적인 콩 가공품가운데 ‘인조고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박성우 : 네, 인조고기 저도 들어 보았습니다.

문성휘 : 네, 이 인조고기는 기름을 낸 대두박(대두)을 성형시켜 만드는데요, 맛이 고기처럼 고소하고 쫄깃해서 ‘인조고기’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지방을 뽑아내고 남은 단백질과 섬유질만 가지고 만들었으니 한국이라면 ‘다이어트’, 한마디로 ‘살빼기’ 식품이죠.

박성우 : 진짜 좋을 것 같애요.

문성휘 : 네, 인조고기는 그냥 익혀 나온 것이기 때문에 날 것으로 먹거나 술안주를 해도 좋고요. 기름 같은 것을 조금 두르고 볶아 먹거나 국거리를 해도 됩니다.

또한 대두박을 가지고 두부를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지방을 뽑아냈으니 고소한 맛은 덜하지만 그런대로 배고픔을 달래고 영양을 보충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도 없다고 합니다. 이때 두부를 뽑고 남은 두부까리, 일명 ‘비지’라고도 하죠? 이런 건 비지죽을 끓여 먹을 수도 있고 축산사료로도 이용할 수 있고요.

최근엔 ‘비지 없는 두부’가 주민들 속에서 큰 인기라는데요. 비지 없는 두부는 전기가 없고 냉동기(냉장고)도 없는 북한주민들이 겨울철에 쉽게 해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콩 가공식품이자 영양식품입니다.

박성우 : 어떻게 만듭니까? 이건.

문성휘 :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한데요. 우서 물에 푹 불린 메주콩을 창고나 바깥에서 얼린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얼린 메주콩을 그대로 맷돌에 갈아서 일반 두부와 꼭 같은 방법으로 만드는데 이렇게 만든 두부는 비지가 나지 않고 통째로 다 두부가 된다는데요. 보통 두부콩 1kg에서 북한의 기준으로 4모의 두부가 나는데 이렇게 비지가 없이 두부를 만들면 두부 여섯 모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오, 휠씬 많이 먹을 수 있군요? 그러니까 ‘비지 없는 두부’가 아니고 ‘비지가 안 나는 두부’, 요렇게 부르면 더 정확한 표현이 되겠군요?

문성휘 : 아, 네 그렇게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 속에서는 ‘비지 없는 두부’라고 불리고 있고요. 물론 이러한 ‘비지 없는 두부’도 두부 속에 섬유질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맛은 기존의 두부보다 못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음식의 질보다 량을 중시하는 북한주민들의 수준엔 맞는 좋은 두부라고 하고요. 특히 겨울 한철밖에 만들어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들 속에서 큰 인기라고 합니다.

그 밖에도 콩우유(두유)라든가, 콩나물, 된장 같은 것은 한국에서도 즐겨먹는 음식이니 구태여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 그렇습니다. ‘비지가 안 나는 두부’, ‘메주콩껍질가루 빵’, ‘인조고기’, 거기다 ‘대두박으로 만든 두부’, 탈북자들은 이런 대용식량들을 가리켜서 ‘고난의 행군음식’, 이렇게 부른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식량난을 타개하려는 북한 주민들의 피나는 노력이 얼마나 간고한가? 이걸 메주콩의 다양한 가공방법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