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홍석형 계획재정 부장이 중국 스파이?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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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홍석형 노동당 계획재정 부장의 간첩활동에 대한 ‘통보자료’를 북한 당국이 보위부 고위 간부들에게 내려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화폐개혁’ 책임을 안고 처형된 박남기 전 노동동 계획재정 부장이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지인 김일 부주석의 아들이라는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1. 홍석형 재정경리부장이 중국 스파이?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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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선노동당대표자회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 된 홍석형 당 비서국 비서.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네, 10월 6일이였죠? 한국의 ‘조선일보’가 홍석형 노동당 계획재정 부장이 “중국의 첩자 혐의를 받고 숙청됐다” 이런 소식을 단독 보도했는데요. 사실 우리 자유아시아방송도 오래 전에 비슷한 정보를 입수하지 않았었습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문성휘 : 네, 홍석형으로 말하면 해방 전 소설 ‘임꺽정’을 썼고 해방 후인 1948년에 월북한 홍명희 초대 북한 내각 부수상의 손자가 아닙니까? 홍명희의 아들이자 홍석형의 아버지인 홍기문 전 북한 사회과학원 부원장도 남북한 모두가 인정하는 유명한 역사학자이고 ‘이조실록’을 번역한 한학자였지요.

홍석형도 구소련시절 ‘노모노소브 명칭 모스크바국립대학’ 경제학부에 유학한 지식인이고 1985년에는 할아버지가 미완성으로 남겨 놓은 5부 작 장편소설 ‘임꺽정’을 ‘청석골 대장 임꺽정’이라는 단 한권의 장편소설로 완성해 놓은 작가이기도 한데요.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01년 7월부터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로 사업하다가 지난해 9월 노동당대표자회에서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 부장의 후임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렇게 탄탄대로를 걷는 것 같던 홍석형이 지난 6월 6일에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갑자기 해임된 뒤 행방이 묘연해졌는데요. 지난 7월초에 이미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은 그가 가족들과 함께 숙청당했다는 정보를 전해 온 바가 있습니다.

박성우 : 네,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그런데 6월 6일에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이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성과를 총화 하는 회의였다면서요?

문성휘 : 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바로 그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홍석형이 ‘개혁개방’을 주제로 한 중국식 발전방향을 제시했다가 내부 강경파들로부터 ‘중국과 내통한 첩자’라는 비판을 받고 해임됐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런데 저희 방송이 입수한 내용과 요즘 한국 언론이 전하는 내용에 좀 차이가 있죠?

문성휘 : 네, “중국 첩자 혐의로 숙청됐다” 여기까지는 거의 비슷한데요. 아직 한국 언론에서는 북한당국이 홍석형을 어떻게 중국간첩으로 몰아갔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박성우 : 그렇다면 북한이 밝힌 홍석형의 간첩활동 내용 이건 무엇입니까?

문성휘 : 네, 최근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새롭게 전한 내용인데요. 북한 당국이 8월 초에 홍석형과 박남기의 간첩활동에 대한 ‘통보자료’를 만들어 각 도보위부 부부장이상급 간부들에게 돌렸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러면 ‘통보자료’가 뭔지부터 궁금한데요?

문성휘 : 네, 이 ‘통보자료’라는 게 간부들에게 비공개로 내려보내는 사건에 대한 해설자료입니다.

박성우 : 아, 그렇군요. 그럼 그 ‘통보자료’라는 데서 홍석형에 대해서는 뭐라고 언급했습니까?

문성휘 : 홍석형이 직접적으로 간첩활동을 한 것이 아니고 간접적인 간첩활동을 했다, 다시 말해서 홍석형이 북한 내부 비밀들을 아들에게 넘겨주었고 라진·선봉에서 무역부분 사업을 하던 그의 아들이 중국을 오가며 중국 국가안전국 요원들에게 비밀을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홍석형이 노동당 계획재정 부장으로 발탁되면서 자식들을 모두 평양으로 끌어 올렸는데 중국과의 연계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라진·선봉에서 무역 사업을 하는 아들만은 그 자리에 남겨 놓았다는 겁니다.

박성우 : 실제로 홍석형 계획재정 부장이 중국국가안전국에 어떤 비밀을 넘겼다, 아니다, 이런 걸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있는지 없는지 아직 모르는 거군요?

문성휘 : 소식통들도 직접 자료를 본 것이 아니고 보위부 간부들을 통해 자세히 들었다고 하니 증거 확인은 어렵습니다. 다만 어떤 비밀을 넘겼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언급이 없었다고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솔직히 국가보위부 간부들조차도 이러한 통보자료의 내용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의문이라면 어떤 의문입니까?

문성휘 : 박남기 전 계획재정 부장이 ‘화폐개혁’의 희생양이 된 것처럼 홍석형 책임비서도 ‘개혁개방’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후계자 김정은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았겠느냐, 그래서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이죠.

박성우 : 네, 그러니까 실제 간첩활동을 했다기보다는 처형된 박남기 재정경리 부장처럼 억지로 간첩혐의를 뒤집어 씌웠다,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군요?

문성휘 : 그렇죠. 홍석형이 지금 어떻게 됐는지 확실히 말하긴 어렵지만 함경북도 소식통들에 따르면 청진시에서 살던 아들과 가족들이 모두 어디론가 끌려갔다고 합니다.

박성우 : 네, 그러니까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된 건 아니고 수용소로 갔을 것이다, 이런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2. 박남기 전 계획재정 부장은 김일(박덕삼) 부주석의 아들


박성우 : 말이 나온 김에 하나 더 다루어 보죠.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죠?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 부장? 한국 언론에서 숙청됐다고 보도된 홍석형 계획재정 부장이 중국 간첩혐의를 썼는데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처형됐다는 박남기 전 재정경리부장은 또 러시아의 간첩혐의를 받았다면서요?

문성휘 : 네, 박남기 계획재정 부장이 처형된 후에 이러한 자료를 국가보위부와 인민보안부에 돌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추가로 박남기에 대한 자료를 홍석영 사건과 묶어서 내려보냈다는 거죠. 여기서 아주 흥미 있는 자료가 있는데 박남기 전 계획재정 부장이 1984년에 사망한 김일 부주석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는 겁니다.

박성우 : 김일 부주석이라면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지 아닌가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김일 부주석의 본명은 박덕삼입니다. 1910년 함경북도 어랑에서 출생했고요. 박남기 재정경리부장은 1928년 생으로 황해남도 해주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일 부주석이 18살 때 장가를 들어 박남기가 태어났다는 건데요. 당시까지는 데릴사위나 민며느리라고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봉건적 관습이 남아있을 때라서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닌 것으로 보여 집니다.

북한에서도 김일 부주석에게 유일한 자식이 있는데 그는 박덕삼이라는 아버지의 성씨를 따서 ‘박’가라는 얘기가 많이 돌았습니다.

박남기가 어떻게 러시아 정보부 간첩이 됐는가에 대해서는 그가 1950년대 레닌그라드 공업대학에 유학하면서 소련 정탐기관에 흡수돼 지금까지 간첩 활동을 해왔다, 김일 부주석은 사망할 때까지 아들이 소련의 간첩이였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렇게 통보자료에서 설명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아무리 간첩이라고 하더라도요?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다, 그러면 북한에서도 상당한 대접을 받는 자리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김일의 아들을 처형했다, 이게 가능한가 싶은데요?

문성휘 : 그런데 안타깝게도 북한엔 아직도 정치범 수용소가 남아 있고 최근엔 그러한 수용소들에 구금된 인원이 늘고 있다, 이런 뉴스들이 있지 않습니까? 또 지금이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권력이 이양되는 시기이니까 더 많은 희생양이 나올 수가 있다는 거죠.

박성우 : 그런데 과거 ‘심화조’ 사건도 그렇고 북한 당국이 걸핏하면 미국이나 한국의 간첩이다, 이런 누명을 씌워 숙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홍석형이나 박남기와 같은 경우엔 이웃인 중국과 러시아 간첩이다, 이런 누명을 씌웠다는게 참 흥미롭습니다. 이래야만 했던 이유 같은게 있습니까?

문성휘 : 거기에 대해선 저도 잘 모르겠고요. 소식통들의 전언을 빌린다면 과거 ‘심화조’사건도 ‘미국의 간첩’이라는 누명을 씌워 숱한 사람들을 처형했다가 그것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으니까 이젠 ‘미국의 간첩’이라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특히 간부들에게 신빙성 있게 다가가자면 차라리 중국이나 러시아를 거론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거죠.

박성우 : 뭐 이유야 그럴듯하지만 정말 살벌한 이야기입니다. 노동당 계획재정 부장 자리, 다음번엔 누가 올지, 또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관심이 가는군요.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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