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김정일, 노동당 창건일 준비에 화를 냈다?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1.10.17
mansoodae_construction_area-305.jpg 북한 평양 만수대 지구에서 건설중인 주택 단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노동당 기념일을 조촐하게 보낸 것은 완공을 기대했던 대상건설들이 줄줄이 준공을 늦춘데 대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불만 때문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 가을걷이가 늦어지고 있는 북한 국경지역의 농촌들에 서리피해까지 겹쳐 농작물 손실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김 위원장 노동당 창건일 준비에 화를 냈다?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네, 10월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66돌 기념일이었죠? 평양 시내 곳곳에 창당 66주년을 기념하는 문구가 내걸렸었다고 하는데 특별한 행사는 없었다고 하던데요.

문성휘 : 네, 일반적으로 북한은 ‘정주년’, 그러니까 꺾이는 해라고 하죠? 10년, 5년 주기의 행사를 크게 치르는데요.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셋째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운 2009년부터는 꼭 정주년이 아니더라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은 물론 국경절과 당창건 기념일, 지어 노동자들의 명절인 5월 1일까지도 요란하게 경축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네, 김일성의 생일과 ‘국제노동자절’에는 축포놀이도 했었죠? 주민들은 굶고 있는데 외화를 낭비한다는 국제적인 비난까지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성휘 ; 그렇죠. 올해 국경절인 9월 9일만 해도 ‘공화국 창건 63주년’이 되는 날로 정주년이 아니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노농적위군 열병식까지 열리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비하면 당이 곧 국가를 대신하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올해 10월 10일은 더 성대하게 치러야 할 명절이었습니다.

더욱이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하게 될 2012년이 이제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요. 이런 실정에서 올해 10월 10일은 더 경사스러운 날이 되어야 했지만 의외로 조용히 넘겨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을 지켜보는 국제사회도 의혹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요. 최근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을 통해 그 이유가 조금씩 설명되고 있습니다.

박성우 : 아, 그래요? 이유가 뭔지요.

문성휘 : 네, 그러니까 대상건설, 다시 말하자면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위해 올해 10월 10일까지 완공해야 할 중요 건설 사업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으면서 준공식을 가지지 못했다는 거죠. 이와 관 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물론 후계자 김정은도 분노했다, 자랑거리가 없는데 뭘 가지고 선전해야 되느냐고 몹시 화를 냈다는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 한마디로 인민들 앞에 나설 체면이 서지 못했다. 그래서 기념보고회나 특별한 행사를 다 취소했다는 말인가요?

문성휘 : 네, 그렇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공개적인 행사들마저 할 수 없게 만들고 김 위원장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는 대상공사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문성휘 : 우선은 평양시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있습니다. 내년도 5월까지 무조건 건설을 완성해야 한다고 했는데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이 만수대지구 살림집 건설 아닙니까? 그런데 이곳의 고층아파트 건설이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인 데다 최근에는 건설 중에 있던 건물의 일부가 허물어져 적지 않은 인명피해까지 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만수대지구 살림집 건설현장에서 건물이 허물어져 인명피해가 났다는 말인가요?

문성휘 : 네, 만수대 지구 살림집들의 부실시공 문제는 9월 초부터 불거졌다고 하는데요. 그와 관련해 만수대 지구 건설을 총 책임진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10월 초순, 날짜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 시점에 부실시공된 아파트의 일부가 허물어지면서 건설을 진행하던 군인들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11명이다, 이렇게 사망한 군인들의 숫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며칠 전 한국행을 위해 북·중 국경을 넘어 현재 중국 모처에 은신하고 있는 탈북자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내용을 확인했는데 그러한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래서 요즘 북한내부 분위기가 몹시 어수선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희천발전소와 백두선군청년발전소 건설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희천발전소는 작년 10월 10일까지 기본언제 공사를 마무리 한다고 했는데 올해 4월 말에야 겨우 완성했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10월 10일까지 준공을 목표로 지난 7월 초에 추가로 7천여 명의 군인들을 희천발전소에 투입했다고 하는데요. 이 역시 부실공사로 언제의 일부를 헐어내고 다시 시공을 하다나니 끝내 이번 당 창건기념일에 준공식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올해 중으로 완공될 것이냐 내년까지 미룰 것이냐를 놓고 논쟁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고요.

다음은 ‘백두선군청년발전소’입니다. 백두선군 청년발전소는 원래 양강도 백암군 황토리에서 1992년부터 ‘황토발전소’라는 이름으로 건설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하도 공사가 지연되다나니 청년동맹이 지난 2004년에 자기들이 맡아서 3년 안에 완공하겠다고 결의하면서 이름도 ‘백두선군청년발전소’라고 요란하게 지었는데요.

5만kw의 발전소 하나를 짓는데 무려 19년이나 흘렀고 그나마도 올해 10월 10일까지 완공하겠다고 했는데 끝내 준공식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박성우 : 네, 그런 이유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화를 냈고 결국 노동당 창건일 기념행사들도 취소됐다는 설명이군요.

문성휘 : 네, 그런 말들을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많이 전하고 있습니다.

2. 북부지역 협동농장들, 서리피해로 농작물 손실 심각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입니다. 가을걷이가 늦춰지고 있는 북한 고산지대 협동농장들이 된서리에 의한 농작물 피해까지 입고 있다, 이런 소식이 들려오고 있던데 어떻습니까? 피해가 심각한가요?

문성휘 : 네, 다른 농작물들은 그다지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 감자농사가 많은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합니다. 워낙 북부지역은 대부분 고산지대여서 겨울이 일찍 찾아오는데 올해는 계절이 많이 늦춰지면서 가을걷이를 늦게 시작했습니다.

보통 9월 5일 경부터 본격적인 감자 가을이 시작되는데 올해는 9월 12일부터 가을걷이를 시작했고요. 그나마도 농촌동원은 15일부터 시작되다나니 아직도 감자가을이 끝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통 때의 경우 감자가을은 빠르면 9월 20일, 아무리 늦어야 10월 5일 경에는 모두 끝나고 10월 10일부터는 배추나 무와 같은 김장용 남새가을을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아직까지 감자 가을을 끝내지 못했다고 하는데 벌써 된서리가 4번씩이나 왔다고 하니까요. 깊이 묻히지 않은 감자들은 모두 얼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얼마나 피해를 보았는지는 계산이 나왔습니까?

문성휘 : 올해 감자농사를 정보당 평균 22톤 정도로 잡고 있는데요. 10월 8일까지 85%의 감자를 수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첫 서리는 9월 25일 경에 내렸고요. 이후로 연이어 네 차례나 내렸다고 하니 아무리 적어도 10%의 손실은 보았다, 이런 주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성우 : 전반적인 감자농사의 10% 손실을 보았다면 적지 않은 량일 텐데 그러면 주민들에게 그만큼 배급이 적게 차례진다는 얘기죠?

문성휘 : 그렇죠, 먼저 군량미부터 바치고 주민들의 배급을 푸니까 그만큼 주민들의 배급이 줄어든다는 거죠.

박성우 : 그렇군요. 참, 큰일이군요. 올해 벼농사는 큰물피해로 망치고 감자농사는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서리피해로 손실을 보았다고 하니 상황이 이렇다면 내년에도 주민들의 식량난은 계속되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생깁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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