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심각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군인들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1.12.05
nkSoldierscrossingRiver-305.jpg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인 압록강변에서 북한군으로 보이는 청년들과 아이를 업은 어머니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새 학년도 훈련을 맞은 북한군이 심각한 식량난으로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들이 알려왔습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상징으로 자랑하던 희천발전소가 설계상의 심각한 오류로 정상 발전 출력을 내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1. 심각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군인들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12월 1일은 해마다 북한이 ‘새학년도 훈련’, 일명 ‘동계훈련’을 시작하는 날이죠? 최근 북측이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요란스럽게 떠들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 내부 정세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지금 북한 상황에 대해 들은 얘기가 있으면 좀 해주시죠?

문성휘 : 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당국이 15세 이상, 그러니까 고등중학교 5학년 학생들까지 모두 ‘인민군 입대탄원서’를 제출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데요.

박성우 : 이게 한국에서는 ‘지원서’에 해당하는 거죠?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정세가 긴장되면 대학생들과 공장, 기업소들에서 젊은 청년들에게 ‘입대탄원서’를 씌웠어도 올해처럼 아직 나이도 되지 않은 고등중학교 학생들에게 ‘입대탄원서’를 씌우기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자연히 북한 주민들은 당장 전쟁이 일어나는 것처럼 정세를 긴장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런가하면 12월 1일부터 거의 매일이다 시피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 ‘교도대’ 비상소집을 벌려(벌여)놓고 전쟁열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또 그동안에는 동계훈련이 시작되었다고 하여도 길거리에 나다니는 군인들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길거리에서 군인들을 볼 수가 없대요. 군인들이 모두 전투준비 태세를 갖추고 화력진지들을 구축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쟁분위기와는 상반되게 동계훈련에 들어간 군인들이 심각한 식량난으로 굶주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와 조금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박성우 : 네, 조금 자세히 얘기해 주시죠?

문성휘 : 네, 이게 전쟁준비에 들어간 군인들이 굶주려서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전기를 주지 않아 아직 낟알 털기(탈곡)를 끝내지 못했다”면서 “군량미부터 먼저 바치라고 하니 마르지도 않은 이삭 강냉이를 그대로 바치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지구사령부(10군단) 군인들이 김형직군에서 이삭 강냉이를 그대로 들여와 죽을 쑤어 먹고 있다”며 “12월 1일부터 매 직장인들에 한해 강냉이 1kg씩을 군량미로 거두고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박성우 : 지난 2월이었죠? 그때에도 ‘인민군대 원호’라는 구실로 군량미를 거두어 들였죠?

문성휘 : 네, 당시는 10만톤이라는 목표까지 걸어놓고 군량미를 거두었는데 이번 군량미 조치는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는 것입니다. 매 직장인들에 한해 강냉이 1kg씩 바치라는 조치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 낟알 털기가 끝나지 않아 군량미가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에 취한 조치”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는 데요.

올해의 경우 평양시 건설을 비롯한 중요 대상건설들에 전기를 집중하다 보니 낟알 털기에는 전기를 주지 못해서 아직 전국적인 식량생산량도 집계되지 못한 형편이라는 것입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군량미가 없어서 이삭 강냉이를 먹이면서 전쟁열을 고취한다, 당장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해야 할 북한이 전쟁소동을 일으키고 있는 원인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요새 희천발전소 왜 잠잠하나 했더니…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북한 당국이 노동당 창건일인 올해 10월 10일까지 ‘희천발전소’를 완공하겠다고 공언하지 않았습니까? 최근에 희천발전소 건설, 어떻게 돼 가는지 궁금합니다.

문성휘 : 네, 희천발전소는 이미 건설이 완공되었다고 하고요. 북한이 요란스럽게 떠들던 백두선군청년발전소도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2009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희천발전소만 완공되면 ‘강성대국’ 완성을 선포하겠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희천발전소에 대한 김 위원장의 애착이 강했던 모양입니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2010년 10월 10일까지 기본언제를 완공하라고 지시했는데 공사가 미달되어 올해 4월 달에야 겨우 완공했고요. 올해 10월 10일을 계기로 준공식을 가지라고 했는데 이마저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현재 기본적인 건설은 다 완공되고 주변정리가 한창이라고 하는데요.

문제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차례나 다녀갈 정도로 희천발전소에 애착심을 보였던데 비해 올해는 4월 달에 한번, 그리고 5월 달에 중국방문을 마치고 나오면서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시찰한 것이 전부입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새로운 희천속도’를 요란하게 떠들던 북한 당국이 최근 들어 ‘함남의 불길’이라는 새로운 구호를 들고 나와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이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기일대로 발전소 건설이 진척되지 못해 ‘새로운 희천속도’라는 구호가 무색해 졌다는 이야기가 있고요.

박성우 : 북한식 논리대로 보자면 그럴 수도 있겠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성대국’ 중심에 띄울 만큼 관심을 보였던 희천발전소를 김 위원장이 외면하게 된 배경에는 북한 당국이 떠들던 만큼 발전용량이 나올 수가 없다는 현실 때문이라는 겁니다.

박성우 : 건축기일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는데 발전용량도 제대로 안 나온다, 이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희천발전소는 1호 발전소와 2호발전소가 각각 15만kw씩 총 30만kw를 생산하게 되었는데 3년 동안 이걸 완공하는데 동원된 군인만 15만 여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매 발전소에서 15만 kw를 안전하게 생산하자면 장자강과 청천강의 취입량 전부를 발전기를 돌리는데 동원해야 하는데 언제에 저장된 물을 100% 발전기 돌리는데 동원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인 실례로 북한당국이 요란하게 준공한 삼수발전소의 경우 13억 입방의 물을 저축하게 되었는데요. 여기에 건설된 발전용량은 5만kw, 실제 전력 생산량은 1만 9천kw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결국 3분의 1밖에 안 나온다는 거죠.

그러나 희천발전소는 삼수발전소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효율적이라고 해도 유수되는 물이 20% 정도이고 발전기를 돌리는데 총 물량의 70%정도가 사용된다고 해도 대단하다는 거죠. 그러니 결국 희천발전소는 설계된 발전량이 30만kw라고 해도 실제 발전량은 10만kw정도로 보아야 적당하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아, 3분의 1이네요? 설계상에서부터 유실되는 물량(수량)을 계산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30만kw의 전력이 나올 수 없다, 10만kw가 나오면 많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이네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내부소식통들의 증언으로는 애초 발전소 건설 시작때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때문에 논의가 많았다고 합니다. 문제점은 알고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지나친 집착을 보여 누구도 감히 얘기할 수가 없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대담하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고한 사람이 최영림 내각총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대단히 화를 냈대요. 또 한편으로는 최영림 내각총리를 ‘오직 진실밖에 모르는 일꾼’이라고 높이 칭찬했다고 하고요.

최근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과 별도로 최영림 내각 총리가 현지시찰을 많이 다니는 것도 희천발전소 문제 때문에 김 위원장의 높은 신임을 샀다는 소문과 무관하지 않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2012년인데 북한 당국이 한꺼번에 꺼내 보일 욕심으로 준공식을 미루고 있는 대상이 참 많다고 합니다. 북한이 과연 무엇을 먼저 내놓고, 그 결과 얼마나 달라질 것인지, ‘희천발전소’와 같은 건축물들을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수고 많았고요. 다음시간 또 기대합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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