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평북도당 선전비서 처형, 왜?

서울-박성우, 문성휘 xallsl@rfa.org
20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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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왕재산예술단의 음악무용종합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지난 9월에 있었던 간부 숙청사건으로 해임 철직되었던 평안북도 당 선전비서가 처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끝 모르고 상승하던 환율이 이번엔 연일 하락을 거듭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1. 평북도당 선전비서 처형, 왜?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지난 9월이었죠? 북한 당국이 평안북도 당 간부들과 고위직 간부들을 대거 숙청하면서 파장이 일지 않았습니까? 최근에는 당시에 해임철직된 것으로 알려졌던 인물, 평안북도 당 선전비서가 처형되었다, 이런 소식이 있던데요. 사건의 내막에 대해 좀 알려진게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최근 북한 간부들 속에서 지난 9월에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평안북도 당 선전비서가 총살 처형되었다는 소문이 크게 돌고 있습니다. 사건 당시 평안북도 당 선전비서와 함께 조직부장, 근로단체 부장, 그리고 시 인민위원장과 도 보안국 수사과장을 비롯해 주요 간부 30여 명이 한꺼번에 해임·철직되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유독 선전비서만 총살되었다는 소문이 도는 것으로 보아 나머지 해임된 간부들은 단순한 처벌과 추방에 그친 것으로 보입니다.

평안북도 당 간부들에 대한 숙청사업은 지난 7월 1일부터 6일까지 사이에 있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안북도 방문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일부 언론에선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를 현지 시찰하면서 주민들의 옷차림과 무질서에 대해 비판하면서 “평안북도가 자본주의 날라리판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박성우 : 네, 그런 보도가 있었죠.

문성휘 : 네, 하지만 저희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은 이와는 조금 다른 내용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우선 몇몇 언론에서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주민들의 옷차림과 무질서에 대해 지적했다고 했지요. 그런데 김 위원장이 현지시찰을 할 때에는 거리에 누구도 얼씬거리지 못한다는 겁니다. 호위국 성원들과 보위원, 보안원들이 총 동원돼 2중, 3중의 철통 호위를 서고 주민들은 창밖도 내다보지 못하도록 통제를 한다는 겁니다.

박성우 :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상하다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게 통제를 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주민들의 옷차림이나 무질서를 직접 볼 수가 없는게 아닙니까?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이 “평안북도가 자본주의 날라리판이 됐다”고 비판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7월 6일에 있었던 평안북도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면서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자강도에 대한 현지시찰에 이어 평안북도를 현지 시찰했는데요. 김정일의 현지시찰에 대비해 평안북도에서는 도당 선전비서가 책임지고 공을 들여 도 예술단공연을 준비해 왔다고 합니다. 더욱이 자강도 예술단 공연을 보고 김 위원장이 크게 칭찬을 했던 터라 평안북도 당은 자강도 예술단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너무 잘 한다고 한 노릇이 오히려 김 위원장의 분노를 샀다는 거죠. 당시 평북도당은 김 위원장의 환심을 사기 위해 다른 지방예술단들과 차별화된 공연을 시도하면서 ‘왕재산 경음악단의 공연’을 모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것처럼 북한의 ‘왕재산 경음악단’은 일부 고위층 간부들을 위해 조직된 음악단이 아닙니까?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나체형식의 옷을 입고 파격적인 형식의 춤을 많이 추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평안북도 도당 간부들은 도 예술단 배우들에게 ‘왕재산 경음악단’과 같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히고 춤도 왕재산 경음악단과 같이 야한 춤을 추게 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분노를 산 것은 이날 공연에 후계자 김정은을 칭송하는 노래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을 위한 공연이면 후계자 김정은을 찬양하는 노래를 반드시 넣어야 하겠는데 야생적인 춤을 추는 데만 집중을 하면서 김정일이나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노래나 ‘노래이야기’ 같은 필수적인 종목을 빼버렸다는 거죠.

박성우 : 그러니까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보면 들어가야 할 것은 빠져있고 필요 없이 야하게만 만들려고 했다. 이거겠군요.

문성휘 : 네, 이것이 결국 김정일의 분노를 폭발시켰고 “평북도당에 문제가 있다, 평안북도가 자본주의 날라리판이 됐다”는 비판을 쏟아내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결국 이러한 비판으로 해서 평안북도에 대한 중앙당 검열과 ‘폭풍군단검열’, 함경북도 검열대의 교방(교차)검열까지 한꺼번에 겹치게 되었고 그 표적의 중심에 선 선전비서는 죽음을 면치 못했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도당 선전비서가 처형됐다면 그의 가족들도 물론 모두 정치범수용소에 갔을 것 같고요. 선전비서에게 추종했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줄줄이 목이 달아났다고 여겨집니다. 김 위원장에게 더 잘 보이려는 충성경쟁이 빚어낸 참극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2. 환율 하락으로 혼란 극심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최근까지 상승을 거듭하면서 중국돈 1위안에 천 원대를 넘어섰던 북한의 환율이 이번엔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있는데요. 급상승에 이어 곤두박질하는 북한의 환율,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됩니까?

문성휘 : 네, 10월 말까지 중국인민폐 대 북한 돈 환율이 1:580이었습니다. 그런데 11월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상승하기 시작한 북한 돈 환율이 12월 7일 경에는 평안북도 지역에서 최고 중국 돈 1위안 대 북한 돈 1천1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환율이 이렇게 급상승하면서 주민들속에서도 큰 혼란이 일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또 하락을 반복하면서 주민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12월 7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북한 환율이 일요일인 11일에 회령시에서 850원대,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780원대까지 내렸는데요. 이번 환율 상승과 하락의 특징을 보면 지역별로 균등하게 오르내리지 않고 제각기 오르내리면서 혼란을 가증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번 환율하락이 국경지역인 양강도와 함경북도에서도 50~100원까지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소식통들은 이번 환율하락의 원인은 달러나 중국 인민폐에 대한 수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박성우 : 잠깐만요. 그러니까 달러나 중국인민폐에 대한 수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했다, 이렇게 말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거죠. 한마디로 개인들이 보유한 북한 돈이 바닥이 나면서 환율상승을 멈추게 했다, 이런 뜻인데요.

화폐개혁 이후 북한당국은 돈을 많이 풀지 않았다고 합니다. 생산을 못하다 나니 노동자, 농민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해 북한 돈이 많이 돌지 못했고요. 또 화폐개혁에 놀란 주민들이 애초에 북한 돈을 보유하려고 하지 않아서 공장, 기업소나 은행들에 돈이 쌓여 회전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주민들속에서도 북한돈은 “있으나 마나 한 돈”이라는 딱지가 붙었었는데요. 이번 환율파동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속에서는 화폐개혁이후 새로 나온 북한 돈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박성우 : 환율이 상승하든, 하락하든 별로 차이가 없다, 이런 말인가요?

문성휘 : 네, 그렇죠. 부득이하게 북한 돈을 쓰는 사람들이 있긴 있다고 합니다. 예하면 위에서 원자재들이 공급되지 않으니까 공장에서 장마당에 있는 자재라든지 수리공구들 같은 것을 사서 쓰려면 북한 돈을 써야 한다는 거죠. 공장에서 지급되는 돈은 북한 돈이니까 부기원이나 통계원들은 공장으로부터 북한 돈을 받아서는 환전꾼들을 통해 달러나 중국 인민폐를 바꿔서 물건들을 산다고 합니다.

이렇게 북한 화폐는 이미 화폐로서의 기능을 상실해서 제한적이고 보조적인 유통수단으로 변질됐다는 건데요. 북한의 길거리에서 제일 가난한 장사꾼을 들자면 어린 아이들에게 해바라기 씨를 파는 ‘해바라기 장사꾼’인데요. 이젠 이런 해바라기 장사꾼들마저도 북한 돈을 절대로 받지 않는다는 겁니다.

박성우 : 북한의 환율이 갑자기 상승한 원인을 놓고 무역기관들이 개인 환전꾼들로부터 높은 이자를 조건으로 외화를 마구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문 기자께서 보도 했었는데요. 이제 환율이 다시 급락한다고 해도 개인들은 이미 안전한 달러나 중국 인민폐로 바꿔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문성휘 : 글쎄… 그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갑자기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이미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 놓았던 장사꾼들이 물건들을 팔려고 하지 않고, 또 너무 급작스럽게 환율이 요동치니까 장마당 물건 가격들이 정해지지 않아서 아직까지 주민들의 혼란은 계속 되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북한에서는 환율이 올라도 혼란이고, 지금처럼 또 내려도 혼란이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