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의 발달은 김정은 업적?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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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의주시의 채하시장에서 장사하는 북한 여성.
북한 신의주시의 채하시장에서 장사하는 북한 여성.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날 북한 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종합시장. 하지만 북한의 시장화는 북한 정권의 정책이 아닌 주민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입니다. 북한의 시장이 주민의 생활과 생각, 체제까지 바꿔 놓았는데요, 김정은 정권은 이를 자신의 성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경제 문제에 성과가 있다면 최고지도자가 만들어낸 성과라고 선전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의 시장화는 모두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이 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시장의 확산을 막지 않는 이유는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인데요, 시장이 발달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과 시장의 관계, 앞으로 북한 시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 약 400개에 달하는 북한의 종합시장, 새로 생기고 확장하고…

- 북한의 시장화는 북한 주민 생존 노력의 결과

- 하지만 북한의 시장화는 김정은 정권의 업적으로 선전

- 북한 시장화 막지 않는 이유, 김정은 정권에도 이익이 되기 때문

- 풀뿌리 시장화의 잠재력, 국제사회가 더 격려하고 지원해야

오늘날 북한 전역의 공식 종합시장은 380개가 넘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대북매체인 ‘데일리NK’가 발표한 시장백서에 따르면 종합시장의 수는 387개, 위성사진을 분석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도 2015년 당시 위성사진에서 확인한 시장은 396개였습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100개가 넘는 시장이 새로 생기거나 확장∙보수됐는데요, 오늘날 북한의 시장화는 김정은 정권의 선택이나 허가 때문이 아닌 북한 주민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한 결과란 평가가 있습니다.

시장화가 북한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과거에 시장이 생존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이 됐는데요,

지난 3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국 민주주의기금(NED)’이 주최한 북한 시장화에 관한 토론회에서 ‘데일리NK’의 박인호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시장의 활성화가 무조건 주민에게만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김정은 정권이 시장을 새로 만들고 확장하는 이유가 시장 경제를 인정했다기보다 시장을 통한 경제적 성과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업적으로 선전한다는 건데요,

[박인호 실장] 사실 북한 정부는 1990년대부터 사회주의 경제 노선을 스스로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경제 문제에 성과가 있다면 최고지도자가 만들어낸 성과라고 선전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의 시장화는 모두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의 입장에서는 시장화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생활이 나아지는 것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화가 자신들에게 중요한 이익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현재 시장화에 대해 억제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시장화를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상황입니다.

박인호 실장에 따르면 북한의 시장화가 김정은 정권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김정은 위원장이 시장경제의 발전을 위해 애쓰지도 않는데요, 단지 이를 이용할 뿐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시장화는 여전히 불안정한데요,

[박인호 실장]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김정은이 시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시장 경제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제도와 법률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제가 조사해봤더니 북한 법에는 시장 활동과 관련해 언제든지 주민을 처벌할 수 있는 나쁜 조항이 무려 200개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시장화는 불안정합니다.

또 시장을 통해 북한 당국이 거둬들이는 돈도 적지 않습니다. 종합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은 매일 당국에 자릿세를 냅니다. 비싼 물건을 파는 여성은 더 많은 돈을 내고, 값싼 물건을 파는 사람은 돈을 조금 내는데요, 자릿세의 평균값을 계산했더니 하루에 북한 돈 1천 원이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장사하는 전체 상인의 수에 하루 평균 세금인 1천 원을 곱했더니 그 돈은 쌀 10만 톤을 살 수 있는 금액이었는데요,

[박인호 실장] 저는 북한에서 종합시장이나 다른 곳에서 장사하는 사람이 최소 100만 명이라고 추측합니다. 그 사람들은 모두 엄마입니다. 엄마가 장사하면 한 가족이 먹고살 수 있죠. 북한의 인구통계를 보면 한 가족의 수가 4.1명입니다. 그래서 400만 명이 장사의 혜택을 보는 것이고요, 이 밖에도 장사하는 사람에게 물건을 배달해주는 사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 상품을 제공하는 사람, 농산물을 제공하는 사람 등 많은 사람이 장사하는 사람과 관련돼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사람 대부분이 시장과 긴밀한 연관을 가지며 살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박인호 실장은 많은 사람이 북한 시장화에 찬성하고 이를 지지한다고 말합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북한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부자가 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화를 통해 빈부의 격차가 생기고, 이를 불평등하게 여기는 주민과 간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는데요,

[박인호 실장] 시장화를 통해 간부들은 점점 부자가 되고, 평범한 사람들은 부자가 될 가능성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들 사이에 격차가 생기는 것이죠. 앞으로 북한 사람 중에 이것이 불공평하다고 느끼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시장화를 통해 북한 정부와 주민 간 긴장이 다시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직접 전해 들은 북한 주민의 말은 물론 대북 매체와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시장화를 경험하면서 소득도 높아지고,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향상됐으며 경험도 많아졌는데요, 그만큼 북한에 인권개선과 민주주의의 중진을 달성할 기회도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박인호 실장] 북한 사람에게 더 많은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북한 사회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북한의 시장을 촉진하자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을 좀 더 다양하게 지원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처럼 북한에 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활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북한 정부와 대화를 해서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에게 금융∙기술∙법률 등을 지원할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시장은 북한 체제의 경직성을 해결하고 변화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 실제로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자유시장 경제를 추구할 가능성을 던져주는 시장의 잠재력은 오늘날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는데요,

풀뿌리 시장경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부가 국제적인 기준을 잘 지키도록 요구하고 압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대다수 북한 전문가는 지적합니다.

김정은 정권은 시장화를 통해 북한 사회의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화의 일부 결과만을 김정은의 성과로 선전하려 하기 때문인데요, 오늘날 북한 사람들은 시장을 통해 과거보다 더 많은 경험과 정보,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북한 주민이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도록 국제사회가 격려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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