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연평도 인근, 북 새 군사시설 건축/ 북 핵실험, 과거와 달리 약효 떨어졌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2.06.12
new_facility_under_construction-305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에 새 군사시설로 보이는 건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Photo courtesy of nkeconwatch.com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에 새 군사시설로 보이는 건축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평도와 불과 3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요, 이미 인근에 새로운 군사기지가 들어서는 가운데 강령군에는 군사시설에 관한 공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 북한 외무성이 최근 핵실험을 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2006년 핵실험 직후 미국의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을 추진한 배경환 전 중국 동북아연구소 선임고문은 과거와 달리 북한의 핵실험은 효력이 떨어졌으며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견해를 나타냈는데요, 북한으로서도 더는 할 것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황해남도 강령군에 군사 기지로 보이는 건축공사
- 연평도를 직접 바라보는 곳, 다른 군사시설 인근에
- 강원도 원산의 지하 활주로는 산 내부 공사 진행하는 듯


지난 2월 14일, 미국의 위성사진 업체인 '지오아이(Geoeye Satellite Image)'가 촬영한 연평도 인근 황해남도 강령군.

황해남도 강령군의 동쪽 지역에 새로운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 또 포착됐습니다. (크게 보기)

가로 400m, 세로 300m 크기의 건설 현장은 한국 연평도에서 30km도 채 되지 않은 곳에 위치하는데요, 지난해 3월 이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건설 공사는 한창 기초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강령군의 서쪽 지역에도 이미 6천600평의 부지에 기존의 해군 기지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반 시설로 보이는 건축 공사가 많이 진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건축 부지에는 5개의 새 건물이 들어섰고, 인근의 도로와 부두 공사도 진행 중입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국의 커티스 멜빈 씨는 강령군 동쪽에서 진행 중인 건축 공사가 외진 곳에 있으면서도 새로 지은 군사시설 옆에 위치하고 특히 연평도와 바로 마주하는 것을 볼 때 역시 군사시설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크게 보기) (I am confident that it is a military facility. It is very remote and is directly facing Yongphyong.)

이와 관련해 한국의 중앙일보는 12일,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최근 북한이 후방에 배치했던 수호이와 미그기 전투기들을 황해남도의 최전방 공군기지로 이동시켰으며 최근 총참모부가 해안포 기지를 검열하는 등 전방지역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강원도 원산의 지하활주로는 현재 산 내부에서 공사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멜빈 씨는 2009년과 2012년의 지하활주로 사진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활주로 위에 있는 새 도로의 길이가 남쪽으로 약 500m가량 늘어났으며 그 옆에는 ‘유도로(taxy way)’도 새로 생겼다고 말하면서 토사량이 많이 증가한 것을 볼 때 현재 산 내부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과거 전력을 끌어오던 인근 지역의 변전소는 모두 사라지면서 터널 안으로 이동한 것 같다고 멜빈 씨는 분석했는데요, 지하활주로는 전투기의 예비기지로 쓰이며 전투기와 군사장비, 작전 물자를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도 북한은 황해남도 룡연군에 새로운 해군기지, 평안남도 증산군에서 새로운 공군시설을 건설하거나 확장했는데요, 이처럼 새로운 군사시설을 짓거나 확장하려는 북한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 2006년 핵실험 직후 평양공연 추진한 배경환 씨
“당시는 미국과 접촉을 고려한 행보,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 핵실험 카드는 약효 다 떨어져 이제 유효하지 않아

- 3차 핵실험 후 후유증 감내하기 쉽지 않을 것

북한 외무성이 다시 한 번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대변인은 지난 9일 발표한 담화에서 “남한 당국이 고의로 한반도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지만 핵실험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 핵실험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일부에서는 미국과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발언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올해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 핵실험을 할 것이란 국제사회의 우려가 컸고, 특히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돼 이같은 관측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핵실험을 강행한 과거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2006년 핵실험 이후 미국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공연을 추진한 공연기획가이자 중국 동북아연구소의 선임고문을 역임한 배경환 씨도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으로 전망한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핵실험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는데요,

2006년 당시의 핵실험은 북한 당국의 정해진 수순이었고 미국과 대화와 접촉을 염두에 둔 행보였기에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공연도 성사됐다는 겁니다. 따라서 배경환 전 고문은 당시 북한의 핵실험을 전망했었는데요, 배경환 전 고문의 설명입니다.

[배경환] 그때나 지금이나 제 생각에 변함이 없는 것은 북한 당국에서도 외교적으로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생존 키워드일 것이로 생각했기 때문에 핵실험 이후 미국과 좀 더 밀접한 관계를 갖길 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뉴욕 필 공연을) 제시했던 겁니다. 결국, 틀리지 않았죠. 성사됐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북한은 내부적으로, 외교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졌고, 중국과 관계도 이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약효가 끝났다고 배경환 전 선임고문은 지적합니다.

[배경환] 그 당시에 핵실험을 한다는 것은 미국과 접촉을 계산한 행보 중의 하나라도 볼 수 있었고, 그것을 보고 공연에 대해 제안을 했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봅니다. 지난번 쓸 수 있던 카드가 이번에는 유효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죠. 그 약효는 이미 다 지나갔고요, 그래서 이번에 만약 핵실험을 한다면 그 후유증을 감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판단을 했겠죠.

지난달 초,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의 대북소식통도 북한이 과거 1차, 2차 핵실험 때와 달리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정치와 경제, 외교 등 모든 수단으로 압박하려 할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섣불리 핵실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습니다.

또 지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없는 상황에서 핵실험과 관련해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체제인 점도 북한의 3차 핵실험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는데요, 곧이어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핵실험을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서 계속 진행 중인 준비 활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배경환] 사실 북한에서 달리 할 일이 없죠. 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요. 어린애가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듯 특별한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가는 길대로 갈 수밖에 없고,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다고 봅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 이유에 대해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려는 메시지로 보고 있는데요, 배경환 전 선임고문은 북한의 구조가 집단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스스로 변화하기보다는 지금의 입장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면서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해야만 변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북한의 발언에 대해 여전히 말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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