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김평일 폴란드 복귀/김정일 하반기 외부활동 크게 늘어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1.09.16
kimpy_children-303.jpg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주 폴란드 북한 대사와 두 자녀(은송, 인강)로 보이는 인물.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9.9절 대사관 연회에 참석


북한에서 가택 연금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 폴란드 대사가 현재 폴란드에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폴란드의 외교 소식통은 지난주 북한의 9.9절에 관한 대사관 연회에 김평일 대사가 참석했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There was a party at N. Korean embassy where Kim Pyong Il was present.) 김 대사는 매년 폴란드 대사관의 9.9절 행사에 참석해 왔습니다.

김평일 대사는 지난 5월에 북한에 입국한 뒤 김정은 세력의 견제를 받아 가택연금에 처해졌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폴란드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대사가 매년 이맘때쯤 북한을 방문해 정권 창건일인 9.9절 이전에는 돌아왔고 폴란드 내 북한 근로자와 외화벌이를 관리하기 때문에 김정일, 김정은 부자로서는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김 대사로서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가능한 평양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 대사가 북한에 있는 동안 가택연금에 처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현재는 폴란드에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하지만, 김 대사가 북한의 후계구도에 걸림돌이 된다면 언제든지 제거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폴란드의 기업과 병원들이 최근 북한 근로자와 의사들을 새로 고용하는 현상이 늘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임금이 싼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면서 폴란드 근로자가 일자리에서 쫓겨나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하반기 들어 왕성한 외부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7월과 8월 두 달간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은 34회로 벌써 상반기 외부활동의 절반에 해당하는데요, 내년 강성대국을 향한 분주한 행보로 보입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은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Polish_company1_305
최근 폴란드의 한 언론에 소개된 북한 노동자 고용 회사, 'CERAMIKA HARASIUKI' 전경과 기사.
courtesy of Niżański Portal Informacyjny
=값싼 북한 노동력, 폴란드 일자리 뺏는다.


폴란드 동남부 지역에 있는 작은 도시, '하라시우키(Harasiuki)' 이곳에서 세라믹 자재를 생산하는 'CERAMIKA HARASIUKI' 사는 지난 7월경 최소 5명 이상의 북한 근로자를 새로 채용했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많게는 20명 가까운 북한 근로자가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회사는 원래 일하던 계약직 폴란드 근로자를 해고하고 대신 일할 북한 근로자를 새로 고용했는데요, 밀린 체납금을 비롯해 회사의 좋지 않은 경제적 상황으로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값싼 북한 노동력을 쓰자는 결정 때문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의 현지 언론도 최근 북한 노동자가 '하라시우키'에서 폴란드 근로자를 대신해 합법적으로 일하고 있고 폴란드 '크라쿠프(Krakow)시'의 일부 회사도 현지 근로자 대신 북한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계획이 있다면서 점점 폴란드 근로자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oreans were employed in place of Polish workers who worked for some time on a contract job. Not renewed their contract. Their work is done by foreigners now.)

또 북한의 의사들도 최근 폴란드 병원에 고용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폴란드의 북한 전문가인 '폴란드 아시아 연구센터'의 니콜라스 레비(Nicolas Levi) 연구원은 (www.polska-azja.pl) '그단스크(Gdansk)'의 '비투프(Bytow)' 시에 있는 병원에서 은퇴한 폴란드 의사를 대신해 북한 의사들을 고용했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Some N. Korean doctors are employed in Gdansk. Some polish who are retired think to hire new N. Korean doctors)

북한 의사들은 북한에서 한의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효과적인 치료로 폴란드 국민에게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폴란드의 기업과 병원, 농장 등이 폴란드의 현지 근로자 대신 값싼 임금의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면서 오히려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레비 연구원은 지적했는데요, 실제로 '하라시우키(Harasiuki)'의 실업률이 20%를 넘고 대부분 근로자가 단순 노동직에 종사하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는 폴란드 현지인에게 불편한 존재란 설명입니다.

또 북한 노동자가 벌어들이는 외화의 90% 이상은 북한 당국의 체제유지비로 들어가기 때문에 외화벌이의 정당성마저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폴란드의 노동․사회정책부(Ministry of labor and social policy)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근로자가 취업 비자를 취득한 사례는 518건으로 전년도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급격히 늘어난 북한 근로자들은 폴란드의 항구도시인 '슈테틴(Stettin)'과 '그단스크' 등 여러 중․소도시에 흩어져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데요, 폴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처럼 값싼 노동력이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한편, 현지 언론과 레비 연구원은 북한 근로자가 외부인과 접촉하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고 통제된 단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폴란드 대사가 폴란드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통치자금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레비 연구원은 거듭 강조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듣고 계십니다.

=두 달간 34회 외부활동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바탕으로 7월과 8월, 두 달간 집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부활동은 34회입니다. 이중에는 지난달 러시아와 중국 방문이 포함돼 있습니다.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에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이 67회였는데요 두 달 동안 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외부활동에 나선 겁니다. 특히 월별로 보면 7월에 18회, 8월에는 16회로 지난 1월(16회)에 이어 가장 많은 외부활동을 했는데, 단 5회에 그친 6월과 비교하면 매우 왕성한 활동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하반기에도 군과 외교, 경제에 관한 활동에 주력했습니다. 7월에는 군 관련 행사에 9번으로 가장 많이 참석했고, 경제 관련 행사는 4회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8월에는 러시아와 중국 방문으로 외교 관련 행사(10회)가 가장 많았는데요 이밖에도 김 위원장은 이달 8일 평양건설현장을 비롯한 4곳을 현지 지도했고 정권 창건일인 9.9절에는 '금수산기념궁전' 참배와 열병식 참석, 그리고 10일과 12일에는 '목란비디오사' 시찰과 공연을 관람하는 등 외부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물론 시리아와 벨라루스, 팔레스타인의 대통령에게도 서신을 전달하는 외교 행보를 병행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하반기에도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은 21회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북한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17회로 가장 많았고 태종수 당 책임비서(16회), 김양건 통일전선부장(15회),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14회), 박도춘 책임비서(14회), 강석주 내각부총리(12회)가 주로 김 위원장을 곁에서 수행했습니다.

이밖에도 리영호 군 참모장과 현철해 국방위원회 국장,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도 변함없는 김 위원장의 측근임을 과시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은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과 그를 수행한 인물들을 볼 때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내부 통제는 물론 당과 경제 중심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한 바 있습니다.

[Ken Gause] 김 위원장과 등장하는 권력층을 보면 북한이 무엇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는데요, 일단은 '내부적인 안보(internal security)'이고요, 다음으로는 '경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는 2012년 강성대국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런 가운데 선군 정치를 중시하면서도 핵심 권력이 '당'으로 돌아간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스 국장은 최근 몇 달 사이 김 위원장의 아들인 김정은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고 인지도도 높아진 점을 주목하면서 후계과정에서 김정은이 곧 자신만의 지도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루크 허만 연구원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김 위원장과 그를 수행한 북한 권력층을 분석하면서 장성택(68회), 태종수(61회), 김기남(54회), 김경회(53회), 김정은(52회) 등이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 절반 이상을 수행해 핵심 권력층임을 나타냈다고 말했는데요, 가족을 중심으로 한 후계작업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바탕으로 한 서열로는 1위가 김 위원장, 2위는 김영남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그리고 3위는 북한의 후계자인 김정은이라고 허만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