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맺어드립니다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7.01.17
uni_korea_b 결혼정보회사 유니코리아 김서윤 대표.
사진-김서윤 대표 제공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여러분 오작교라는 전설의 다리를 아십니까? 음력 칠월 칠석이면 견우와 직녀를 서로 만나게 하기 위해서 까마귀와 까치가 은하수에 모여 자기들의 몸을 잇대어 만든다는 다리인데요.  남한에서 오작교 즉 결혼정보회사를 운영하는 탈북민이 있습니다. 오늘은

대구에 있는 결혼정보회사인 유니코리아 김서연 대표의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김서연: 그 나이 때는 새것에 민감하고 자유에 대한 갈망이 많이 있었고 기본적으로 북한이 의식주가 보장이 안 되니까 또 중국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됐고

함경북도 회령 출신이 호기심 많았던 김 씨는 탈북을 하게 됩니다. 여러가지 사연이 있겠지만 그가 말한 것처럼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북한 땅을 벗어나서는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김서연: 너무 다른 세상이 있는거죠. 북한은 막혀있잖아요. 자유롭게 외국을 가질 못하고 외부와 차단이 돼있으니까 정보가 없죠. 드라마에서 본 그런 한국이나 중국인데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니까 많이 놀랐죠. 환상이 있었던거죠. 어린 나이에 막연하게 거기 가면 정말 많이 다른 세상일 것이라는 환상이 있었는데 그렇지는 않고 다 똑같이 사람사는 곳이었어요. 저는 무서울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고 경제는 물론 북한보다 나은 것은 맞지만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그런 것이었어요.

기자: 물질적인 것이 좀 풍요로운 차이가 있다고 했는데 좀 더 설명을 해준다며 어떤 것일까요?

김서연: 처음 중국에 와서 고층건물을 보고 또 북한은 밤에 깜깜한데 밤이 환한 세상을 보고 이런 세상도 있구나 하고 생각을 했고 한국에 와 보니까 역시 똑 같은 모습이더라고요. 이런 것이 자본주의구나 북한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다르구나. 많이 발전됐고 남한이 좋은 나라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됐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경쟁을 통해 보다 나은 것을 쟁취할 수 있는 사회가 남한사회란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경험을 통해서만 알게 되는 남북한 문화의 차이였죠.

김서연: 사람사는 것은 거의 다 똑같다고 뭉퉁그려서 제가 얘기를 했는데 하나하나 얘기를 하면 다 다르죠. 교육의 차이나 문화적인 수준 그런 것이 다 다르죠.

기자: 한국에선 남을 배려한다고 해서 안 된다는 말보다는 나중에 연락할께요. 이런 표현을 많이 쓰잖아요. 이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서연: 맞아요. 흔히 면접가서 연락드리겠습니다 하면 저희는 진짜 기다리는데 연락이 안 오더라고요. 한국분들은 연락이 안오면 탈락했다는 것을 아는 거죠. 제가 핸드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면접을 봤어요. 연락 준다고 해서 기다리는데 몇주가 지나도 연락이 안오는거예요. 그정도 되면 안됐구나 하고 다른 데를 알아봐야하는데 저는 사회주의 체제에서만 살아서 연락드리겠다는 것에 대해 내가 기다려야 한다는 것으로 알았던 거죠. 제가 사장님한테 전화를 해서 연락주신다고 했는데 왜 연락 안주시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사장님이 당황해 하시더라고요.

20대에 접어들어 새로운 세상을 맞게 된 김 씨는 남한에서 앞으로 살아갈 시간을 준비하게 됩니다.

김서연: 처음에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이력서 쓸줄도 몰랐으니까 컴퓨터 학원에 다녀서 컴퓨터 먼저 배우고 자격증을 따서 이제는 취직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알아보니까 여자가 취직 잘되는 곳이 병원 쪽이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나이가 어리니까 대학을 가야돼 하고 학교를 알아봐서 선택한 것이  간호대학을 선택했어요.

4년 대학공부를 마치고는 계획대로 원하던 직장에 무난히 취업이 됩니다. 그런데 또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가 발생합니다.

김서연: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처음엔 막연하게 취직만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직업이  적성하고도 맞아야하겠더라고요. 3개월 정도 일했는데 주야간으로 근무를 해야 하는데 많이 힘들더라고요.

기자: 힘든 것이 시간이 바뀌어서 힘들었다는 겁니까?

김서연: 사실 제가 잔인한 것을 못보는데 한번씩 실습을 나갔다오면 토하고 했거든요. 이런 것들도 지금와서 생각하면 저하고 잘 맞진 않았던 것같아요.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적성 같은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죠. 취업해서 돈을 벌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취직을 했는데 몸이 안따라와줘서 그만 뒀는데 나중에라도 내가 원하면 일을 할 수는 있더라고요.

건강상 이유로 오래 서서하는 일을 못하게 된 김 씨는 인생진로를 갑자기 바꾸게 됩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김서연: 우연히 지인이 북한에서 오신 여성분들을 소개하는 결혼정보 회사가 있다고 해서 그 회사에 가입을 해서 매칭을 해주시는 분들과 통화를 하고 맞선도 보고 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내가 탈북민이라 내가 하면 더 잘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부산에 본부가 있는 회사였는데 전화를 걸어서 사장님에게 제안을 했어요. 나를 커플 매니저를 시켜주시면 지금 있는 직원들보다 제가 정말 잘할 수 있다고 말씀을드렸어요.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이런 성경 구절이 생각나는데요. 4년전 시작한 결혼정보회사는 이제 남녀 각각 1천명 정도 회원을 둔 규모가 됐고 올해는 300쌍의 결혼을 성사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요. 30대에 접어든 김 씨. 정작 자신의 문제는 해결을 못하고 있네요.

김서연: 저는 이 질문을 받을 때가 제일 난처한데요. 이 일을 하는데 정작 저는 결혼을 못 했어요. 올해 목표에 이것도 들어가있는데 사실 작년에도 그랬거든요. 올해 목표도 결혼을 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일에 몰두하다보니까 사람도 만나도 데이트도 하고 해야 결혼이 되는데 사실 지금까지는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사업체를 차리고 모든 것을 회사에 집중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없어도 어느정도 사업체가 돌아가는 정도가 됐으니까  이제는 제가 결혼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남남북녀 결혼정보회사인 유니코리아 김서연 대표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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