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북한의 청년정책에 없는 것
2024.08.30
8월 28일은 청년절이었습니다. 김일성이 1927년 8월 28일 ‘조선공산주의 청년동맹’을 결성한 날을 기념해서 1991년에 청년절을 제정하고 매년 이 날을 축하하고 있지요.
지난 29일 자 노동신문은 청년절을 축하하는 다양한 행사 소개 기사들로 가득했습니다. 북한 주요 기관 당국자들과 간부들이 각지의 공장, 기업소, 탄광, 대학, 농장 등지에서 일하는 청년들을 찾아가 축하해주었다는 내용들입니다.
노동신문은 기사를 통해 북한 당국의 청년들에 대한 요구를 전했습니다.
청년운동 사적관을 참관했다는 기사는 ‘국가부흥의 새시대를 확신성 있게 열어나가기 위한 장엄한 투쟁에서 당의 척후대, 익측부대, 별동대’로서 결의를 다졌다며 노동당 외곽조직인 청년동맹의 정체성을 명확히 했고 ‘미래를 위해 투신하는 열혈의 청년 대군이 있어 사회주의 강국건설 위업의 승리는 확정적’이라고 청년들을 칭찬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격려사는 북한 청년들의 임무를 강조했습니다.
또 ‘총비서 동지를 친근한 어버이로 모시고 혁명하는’ 것을 ‘우리 청년들’만의 ‘영광’이고 ‘축복’이라고 묘사하며, ‘당의 아낌없는 사랑과 믿음 속에 나라와 민족의 양양한 앞날을 열어나가는…’ 것은 ‘조선의 청년들만’ 가지는 ‘특전’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청년들이 국가와 당 지도부에 대해 전위부대로서 용맹스런 결의를 갖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노동신문이 이 같은 정치 선전문구를 겹겹이 쓰면서 주장한 핵심 내용은 두 가지로 요약되는데요, 하나는 지도부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고, 청년들의 이상과 포부를 당의 구상에 일치시키라는 요구이고 둘째는, 따라서 ‘국가의 전면적 부흥, 전면적 발전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의 전위’에 나서라는 겁니다.
한 나라의 발전과 더 나은 미래는 청년들의 능력과 그들의 국가관과 사회관에 달려있는 것은 맞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청년들에게 ‘당의 영도를 따르라’는 선전선동에 집중하기보다, 청년들 개개인의 능력과 역할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정책들을 체계적으로 마련하는데요. 더 선진적인 기술과 국제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을 강조하고 청년들이 능력을 발휘하는데 힘이 돼주는 정책들입니다. 또 이런 정책들을 실행하기 위해서 국제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는 재정적 협력을 해주는 국제기구들과 함께 교육 훈련과 사업 지원에 협조합니다.
예를 들어 몽고는 유엔의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와 체스꼬(체코), 독일 등 유럽 나라들의 협업으로 재정 지원을 받아서 청년들을 교육하고 이들이 사업 능력을 길러 일자리도 창출하고 사회참여도 늘리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또 유엔개발기구와 스위스 개발협력 기관의 보조금을 받아서 몽골의 청년들이 지역과 국가의 개발 계획에 혁신적 방안들을 스스로 마련해보는 회의도 진행하고 이렇게 나온 계획들은 실현해 보는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청년층의 임금을 높이고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기술 교육과 직업 훈련을 확대하는 정책을 채택했는데 여기엔 지구 환경 변화에 따라 중요성이 높아진 재생가능 에너지 교육 등 첨단 녹색 기술 교육 과정이 포함됩니다. 또 이런 교육은 유엔의 문화와 교육 기관인 유네스코와 독일의 협력으로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는 한국의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인 LG전자의 재정 지원과 협력으로 청년 직업훈련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데요. 지난 10년간 이 학교를 졸업한 5백 명 이상의 학생이 100% 기업을 만들거나 원하는 기업에 취직해 나라의 경제성장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같이 국제사회와 함께 청년들의 성장과 능력을 배양하는 국가 정책을 진행하는 나라들의 특징은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경제성장입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10년간 평균적으로 11%의 국내총생산 즉 GDP 성장률을 기록했고 방글라데시도 2010년 이래로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는 안정적으로 7%대의 성장세를 보입니다. 몽고도 마찬가지로 인접 국가들보다 높은 5%대 이상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률을 자랑합니다.
이 나라들은 청년에게 정치적 이념이나 지도부의 영도에 따르라는 요구를 하지 않습니다. 또 사회주의 혁명 투쟁의 전위에 나서라는 선동도 하지 않습니다. 대신 대신 청년들이 스스로 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국제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이에 기반해 자신의 계획과 생각대로 사업해서 돈 벌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줬는데요. 바로 이것이 북한 당국의 청년 정책에선 찾아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에디터:이현주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