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히로시마 원폭 74주년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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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6일, 그러니까 어제입니다. 어제는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74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올해도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는 92개국 대표들과 5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원폭 피해자들을 추도하는 평화기념식이 열렸는데, 원폭 피해자로 살다가 지난 1년간 세상을 떠났거나 뒤늦게 사망이 확인된 사람 등 5천여 명의 이름이 추가로 기재된 31만 9,186명의 원폭사망자 명부가 원폭위령비에 봉납되었고, 모든 참석자들은 원폭이 투하되었던 오전 8시 15분에 묵념을 올렸습니다. 같은 날 한국의 경상남도 합천에서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수백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폭 피해자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그리고 8월 9일 나카사키에 원폭이 투하되었을 때 사망했거나 다친 한국인들을 추모하는 행사였습니다. 합천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 원폭자료관이 있고 희생자들의 위패도 안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립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난 지 74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전쟁이 남긴 상흔들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이 핵분열이 엄청난 폭발력을 발생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2차대전이 벌어지고 있던 1939년이었습니다. 당연히,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당시 열강의 과학자들은 핵분열을 이용한 폭탄을 만들 수 있음을 알고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939년 8월 2일 나치 독일을 탈출한 유태인 천재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이 독일보다 먼저 원폭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나치 독일이 원폭을 먼저 개발하면 온 세계가 나치의 치하로 들어가게 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이 하와이의 진주만을 공습함으로써 태평양전쟁이 발발한 것입니다. 열흘 후 미국 정부는 원폭 제조를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발족시켰고, 테네시주 오크리지연구소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했으며, 뉴멕시코주의 로스앨라모스연구소가 핵무기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그렇게 하여 미국은 세 개의 핵무기를 만들었는데 두 개는 우라늄 원폭이었고 하나는 플루토늄 원폭이었습니다. 그중 우라늄 원폭 하나는 뉴멕시코주에서 핵실험용으로 사용되었고, 나머지 두 개 중 우라늄 원폭은 히로시마에 그리고 플루토늄 원폭은 나카사키에 투하되었습니다. 히로시마에서 14만명 그리고 나가사키에서 7만 명 등 도합 20여만 명이 사망했고 이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후유증으로 죽었으며, 지금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강제징용 등으로 일본에 와있던 수만 명의 한국인도 사망했습니다. 3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생존 부상자의 대부분은 한국으로 귀국했지만 2,000명 정도는 북한으로 귀국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합천에는 아직도 2천여 명의 원폭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습니다.

히로시마와 나카사키의 참상은, 핵무기는 어떤 일이 있어도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대량살상무기라는 사실을 온 세계에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래서 세계는 핵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장치들을 만들어냈습니다. 1967년까지 핵무기를 보유한 5대 강대국이외 다른 나라들에게 핵무기 제조를 금지하는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이 체결되었으며, 그때부터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과 경제력을 가진 다른 나라들도 인류의 안전을 위해 핵보유를 포기하고 NPT를 준수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과 소련 역시 냉전 기간 중에도 인류의 공멸을 가져올 수 있는 핵사용을 회피하기 위한 무수한 핵군비통제 조약들을 성사시켰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핵질서는 다시 위협받고 있습니다. 중국이 신속하게 핵군사력을 확충하고 러시아가 군사적 부활을 시도하면서 세계는 신냉전 시대로 들어가고 있으며, 여기에 북한이 NPT를 탈퇴하고 핵보유를 강행함에 따라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핵사용을 억제해온 기존의 핵질서는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내려놓지 않는다면 결국 인근국들의 핵대응이 불가피해지게 되고, 핵무기는 더 많은 나라들로 확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당국은 자신들이 ‘핵보검’이라고 부르는 대량살상무기들이 지역과 세계의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반추해봐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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