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미얀마의 민주화

김현아∙ 대학 교수 출신 탈북자
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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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얀마에서 민주주의 선거가 국제사회의 관심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선거결과를 종합한데 의하면 민주주의 민족동맹은 상원과 하원에서 압도적 다수를 확보했기 때문에 내년에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서 대통령을 배출하고 단독 집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미얀마 주민들은 고립과 억압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열정에 불타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얀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독재국가에 속해 있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1962년부터 네윈장군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 거의 53년간 버마식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독재정치를 해왔습니다. 주민들은 1988년 독재정치를 반대하는 항쟁에 떨쳐나섰으나 군부에 의해 진압됐습니다. 군부는 주민들의 요구를 완전히 묵살할 수 없어 직접선거를 허용했으나 야당세력이 압승하자 선거를 무효로 선언하고 야당지도자인 아웅산 수지를 무기한 가택 연금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민주주의 선거에서는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제 1야당인 민주주의 민족동맹이 압승했습니다.

민주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대적 추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독재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넘어가는 나라들이 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사회주의 나라들에서 체제변화가 일어났고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동에서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의 바람이 불어 중동나라들에서 독재체제가 연이어 붕괴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사회주의 깃발을 들고 있는 중국, 베트남, 쿠바에서도 정치시스템이 점차 민주주의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만은 여전히 독재체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3대 세습으로 일개 가문이 나라를 66년간 통치하고 있어 독재 존속 기간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개 집안이 장기간 나라를 통치하다보니 가문과 그에 아부하는 몇몇 통치자들이 나라의 모든 재부를 차지하고 호의호식하고 있고 대신 절대다수 근로대중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게 살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이러한 체제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도록 주민들이 외부소식에 접하는 것을 철저하게 막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다른 나라에서 출판한 책을 보는 것은 물론 드라마를 보아도 감방에 보내고 있습니다. 주민들 속에 자유에 관한 의식이 싹트는 것이 두려워 시장도 극히 억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상이 무너지는 것이 무서워 핵을 만들고 천문학적 숫자의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재부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과학과 기술 통신의 발전으로 하나로 통합되어 가고 있는 세계에서 북한주민만은 은둔의 왕국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가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세상문명과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주민은 물론 간부들도 북한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희망이 없는 나라에서 다만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힘들게 살아가는 것이 오늘 대부분 북한주민의 삶입니다.

미얀마의 선거상황을 취재하던 외국 기자가 어떻게 이렇게 한마음으로 나설 수 있는가라고 묻자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남녀노소, 세대가 따로 없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쟁이 동반되면 무한경쟁 시대가 되고 양극화도 심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경쟁이라는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했다. 군부가 부와 권력을 세습해 왔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노력하는 사람들이 인정받고 균등하게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다.” 미얀마의 주민이 던진 이 말은 북한주민들의 마음과 너무도 같은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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