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태양광 전지

김현아∙ 대학 교수 출신 탈북자
2015.04.27

최근 북한주민들이 태양광을 이용해서 전기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런 집들이 아직은 많지 않지만 그 수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생산은 전망이 매우 좋습니다. 지금 세계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전기의 생산보다는 발전으로 인한 환경파괴입니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에서 석탄이나 원유를 태우면 그로 인해 탄소생산량이 늘어나 지구 오존층을 파괴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심해지고 있어 국제기구에서는 나라별 탄소발생량을 제한하고 통제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장 싼값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 때문에 배척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인 태양열발전소와 풍력발전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태양열발전이나 풍력발전은 아직은 생산성이 높지 못해 가격이 비쌉니다. 그러므로 태양열발전이나 풍력발전이 광범히 도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탄소발생량을 줄이기 위해서 값이 비싸지만 태양광 이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를 위해 국가에서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나 가정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 값이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 값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쓴다고 해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태양광 전기 설비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태양광 전기 값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보다 더 가난한 북한주민들이 태양광 전기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주민들이 전기에 대한 요구가 얼마나 간절한가 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남아프리카가 요즘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전기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났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전기를 보지 못하는 시간이 하루 2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그 시간은 밥을 하는 저녁때라서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전기가 끊기는 시간이 하루 2시간인 것이 아니라 보는 시간이 2시간입니다. 농촌은 농번기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전기를 못 보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전기가전제품을 쓰지 못하는 것은 물론, 조명용 전기도 보지 못합니다. 그러한 상황이 하루 이틀이 아닌 20여 년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기가 북한주민에게는 많은 대가를 치르고라도 쓰고 싶은 가장 수요가 높은 상품으로 되고 있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비싼 태양광 전기를 사고 있는 것은 국가가 전기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정치무대에 등장하면서 주민들에게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안겨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백두산 선군발전소, 청천강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현지지도 소식도 크게 났습니다.

그러나 그 발전소를 건설해서 전기사정이 나아지리라고 믿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발전소 용량이 얼마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제대로 건설될지도 알 수 없습니다. 온 나라가 전력을 다해서 건설했던 희천발전소도 물이 새서 전기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만들어 놓은 발전소들도 설비가 낡아서 전기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도 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라에서 전기를 생산할 가망이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비싸지만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자체로 전기를 해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다른 나라에서는 싼값으로 쓰는 대중용 전기가 북한에서는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구매하는 사치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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