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민주주의 정치제도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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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각종 매체를 동원해 남한에서 최순실의 국정개입 사태를 거론하며 대남 비난 공세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최 씨에 대한 국정자료 유출 보도, 국내 정치권 및 여론 동향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현 정권은 사실상 붕괴되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이러한 기사들을 보면 의문이 생깁니다. ‘어떻게 감히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비난할 수 있지? 그리고 대통령 측근들의 불법행위를 조사할 수 있지?’ 북한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대통령도 인간입니다. 인간은 과오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사회에서는 대통령의 전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또한 민주주의사회는 언론의 자유가 있습니다. 정당한 근거가 있으면 대통령에게 불리한 기사도 내보낼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도 한 언론의 보도로 시작되었습니다.

민주주의사회에서 대중의 여론은 힘이 있습니다. 시민들은 대통령의 잘못이 클 때에는 탄핵도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정당이나 정치인도 대중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정권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정당과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를 생각해서라도 과오를 철저히 수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지금 남한의 정치인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사회에서 대통령의 과오는 한정적으로 국정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번 남한에서 발생한 사태는 불미스러운 것이지만 민주주의시스템이 있으므로 일시적 혼란을 극복하고 사태를 바로잡을 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정치가 더 성숙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문제가 다릅니다. 북한에서는 수령의 무과오성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수령은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수령의 잘못에 대해 지적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없습니다. 언론은 더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지도자가 잘못한 것을 뻔히 아는 경우에도 잘했다고 칭찬하는 기사만 내보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지도자는 자기의 잘못에 대해 알 수조차 없습니다. 중국이나 소련의 시스템은 북한 같지는 않아도 유사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나라들에서는 수령직을 세습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면 선대수령이 한 일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정책을 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할 수 있은 것은 모택동의 아들이 아닌 등소평이 지도자로 등장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수령직을 3대나 세습하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김정은이 등장할 때 기대를 적지 않게 가졌다고 합니다. 외국에서 공부했고 젊었으니 개혁개방정책을 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꿈이었습니다. 김정은은 자기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역사에서 세종대왕 같은 존경받는 왕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완벽한 왕이 등장하는 것은 우연으로 이조 500년 기간 27명의 왕 가운데 1명밖에 없었습니다. 나라의 운명을 이렇게 확률이 낮은 우연에 맡길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리 훌륭하지 않은 사람을 지도자로 내세워도 나라가 바른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민주주의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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