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다문화 사회

이금순-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4.03.28

여러분, 지난 한 주간도 편안하셨습니까? 며칠 전부터 날씨가 따뜻해져 예전 3월 평균기온보다 높아지다 보니, 매화, 목련, 진달래 등 봄꽃 들이 한꺼번에 활짝 피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여성가족부의 요청에 따라, 전국을 다니며 다문화가정 방문교육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이 북한주민 여러분에게는 다소 낯선 단어 일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한에서는 매년 국제결혼 건수가 3만 5천여 건이 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결혼의 10%가 넘는 부부가 외국 출신 신부나 신랑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외국 출신 배우자를 두고 있는 가정을 ‘다문화가정’이라고 부릅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도 16만 여명이 넘고 있으며, 전체 다문화가정 구성원의 수도 100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 남한에서 외국출신 이웃을 만나는 일이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다른 나라 출신의 사람들이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이유는 다양 합니다. 직업상 파견근무를 하는 경우나 유학을 온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많은 경우는 결혼을 위해 온 경우입니다. 다문화 결혼자의 출신국도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일본 등 매우 다양합니다. 남한에서 적절한 결혼상대자를 찾지 못해서 외국인 신부를 맞이한 경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말도 서툴고 문화도 다른 새로운 사회에서 가정을 이루며 사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남한 정부는 외국인 출신 결혼 이민자들이 건강한 가정을 꾸리며 생활하도록 돕기 위해 전국에 다문화가족지원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문교육 지도 사들이 직접 다문화 가정에 가서 한국어교육, 부모교육, 자녀생활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결혼이주자들이 겪는 애로사항은 주로 친정가족들에 대한 그리움, 음식, 생활문화 차이로 인한 시어머니와의 오해나 갈등 등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아이들을 출산하여 제대로 잘 키워보고 싶은 엄마로서의 바람은 남한여성 못지않게 높았습니다. 열심히 살아서 친정식구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것도 공통적 이었습니다.

아직 수가 작기는 하지만, 남한 생활에 익숙해진 외국 출신자들이 새로 온 결혼여성들을 위한 애로사항을 덜어주기 위해 통역사, 방문 지도사로 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언니처럼 나중에 온 결혼이민 여성들을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이들 결혼이민자들은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다문화출신 여성 국회의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일민족’, ‘혈통’을 강조하던 전통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다문화가정들을 어렵게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방송매체들도 다문화가정을 다룬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하여 남한사회의 다문화이해를 높이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외국출신 며느리를 둔 시어머니가 말도 통하지 않는 며느리 나라를 체험하도록 하는 ‘고부열전’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외국출신 며느리가 겪었던 어려움을 시어머니가 직접 느껴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동남아 등 가난한 나라에서 시집온 다문화 결혼 자에 대한 배려가 충분하지 못합니다.

이제 거의 모든 국가는 모두 다문화사회로 진입하였습니다. 출신 지역은 다르지만 어엿한 국민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외국 출신자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이 사회전체 발전의 힘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출신지역, 인종, 민족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이 사회 전체의 의식발전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구성원이 모두가 행복한 통일을 이루어가기 위해서도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더욱 성숙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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