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뇌물과 사회부패

이금순-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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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이제는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저희 집 앞마당의 봄꽃들이 새싹을 틔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추운 겨울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과 뇌물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북한에서 주로 ‘고인다’ 혹은 ‘사업을 한다’는 표현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뇌물은 어떤 일을 정해진 절차보다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목적이거나 혹은 정해진 절차를 위반하여 일을 해결하기 위해 돈이나 물품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제공하는 금품은 뇌물에 해당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뇌물을 주고 쉽게 문제를 해결하거나 이익을 챙기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특히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자기 직책에서 오는 권한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자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공직자들이 뇌물을 받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뇌물을 주고받는 모든 행위들은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뇌물을 주면 쉽고 빠르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뇌물을 주고받는 것이 일상화되는 경우 사회발전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됩니다.

최근 남한 국회에서 계속 논의되고 있는 법안 중의 하나가 ‘김영란법’입니다. 이는 2012년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제안했던 법안으로 정확한 명칭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입니다. 이 법은 공무원이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013년 8월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었고 2015년 1월8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김영란법은 같은 사람으로부터 100만원을 넘는 금품을 받은 공직자에 대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법은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모두 입증해야 형사 처벌을 할 수 있습니다.

법안은 특정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에게 법령을 위반하게 하거나 지위 또는 권한을 남용하게 하는 부정 청탁과 알선 행위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 적용 대상은 당초 정부안에서 정한 국회, 법원, 정부와 정부 출자 공공기관, 공공 유관단체, 국·공립학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 모든 언론사로 확대되었습니다. 지금도 판사나 검사 혹은 이권을 다루고 있는 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재산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부모 및 자녀들의 재산까지 신고 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철저하게 직책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것입니다.

제가 탈북민을 면접조사해보면, 북한에서 ‘비사회주의’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면서 법기관사람에게 뇌물을 고이는 일이 흔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에는 ‘호랑이담배’ 한 막대기를 고이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인민폐 혹은 달러 등 돈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돈이나 물품을 주고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단속자체가 터무니없는 것이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뇌물을 주고라도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뇌물을 받는 사람도 ‘나 혼자만 먹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에게 바쳐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대가를 바라고 돈이나 물품을 주고받는 모든 행위는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투표권이 있는 사람에게 ‘술이나 음식’을 대접 하는 행위도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대접받은 사람도 단속되면 50배의 벌금을 물어야합니다.

높은 자리에 있는 공직자의 경우에는 더욱 엄격하게 관리됩니다. 고위공직자는 재산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 내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직자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청탁을 받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공직자는 아무런 대가가 없다고 하는 선물이나 대접도 일정액수가 넘는 것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내용이 말씀드린 ‘김영란법’의 주요 뜻입니다. 법은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제정되기 때문에 사회구성원 모두가 철저하게 지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깨끗한 사회가 ‘문명한 사회’이고, 경제적으로도 더 풍요롭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북한에서도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조치들이 더욱 엄격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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