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반려동물

이금순-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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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여러분, 지난 한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이번 주는 유난히도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며칠 전 오래 만에 개성공단에 다녀왔습니다. 어느 해 여름날에 비료 트럭을 타고 3일 연속해서 개성을 다녀 온 이후 거의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것 같습니다.

그 동안에 북측 출입사무소도 새 건물로 변하였고, 방북증명서와 출입허가서도 새롭고 편리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번 주 초에 비무장지대에서 산불이 발생하여 도로변을 따라 검게 탄 흔적 들이 남아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까지도 잔불이 남아있어서 소방헬기로 불을 끄는 작업들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북측에서 시작된 불이 바람을 타고 남측으로도 번져온 것입니다. 그래도 불길이 잡혀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반려동물’에 대해 얘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반려자’가 아니라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좀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이란 용어는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한 국제회의에서 처음 제안되었다고 합니다. 단순히 동물이 사람의 장난감 애완동물이 아니라는 뜻에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도 골든 리트리버종의 반려동물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농촌 출신이라 집에서 소도 키운 적이 있고, 토끼, 강아지 등 동물이 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특별히 반려동물의 의미를 가지지는 못하였습니다.

저는 원래 동물을 좀 무서워했습니다. 어려서 개에게 물리는 것을 본적이 있기도 했지만, 동물에 대한 관심도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늘 아이들은 강아지나 고양이 등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였습니다. 직장에 다니며 아이들 돌보기도 벅차 던 저는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을 한사코 반대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한 4년 전 제가 해외출장을 다녀 온 사이 가족들이 2개월된 강아지 한 마리를 집에 데려와 버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하는 수 없이 강아지와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밥을 챙겨줘야 하고 춥지 않게 덥지 않게 거두어줘야 하는 일이 거의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동물을 싫어하던 제가 ‘반려 동물’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침에 출근할 때면 서운한 표정을 짓고,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반갑다고 꼬리를 흔듭니다. 제가 하는 말도 알아듣는 것처럼 진지한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실제로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기 위해 훈련받은 강아지들이 치료사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도 살기 힘든데, 왜 동물들을 특별하게 대우하는지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반려동물’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특히 자녀들이 모두 결혼하여 분가하고 나이 든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만큼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또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반려동물의 수도 크게 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동물을 키우다가 버려서 ‘떠도는 개나 고양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들에게도 전자 칩을 부착하여 함부로 동물을 버리지 못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학대하는 것도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생명은 모두 소중하다는 의미를 이제는 누구나 다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회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는 반면,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이 되고 마음이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동물들은 항상 순수함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이 동물과 접하면서 위안을 받게 됩니다.

아침 출근길에 보니 도로변에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였습니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꽃을 피워내는 자연이 우리에게 늘 힘을 줍니다. 여러분이 계시는 북녘에도 곧 봄을 알리는 꽃들이 피어날 것입니다. 행복한 봄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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