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미사일은 발등에 떨어진 불

전성훈∙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2.12.21

지난 12월 12일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미사일 기지에서 장거리미사일 ‘은하 3’를 발사했습니다. 작은 시험용 인공위성을 탑재한 미사일은 1단과 2단이 제대로 분리되었고,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위성의 궤도가 불안정하고 아직 어떠한 신호도 보내오지 않았기 때문에 위성으로서의 역할은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따라서 12일 아침 친필로 광명성 2호 위성의 발사명령을 하달한 김정은의 지시는 완전한 성공이 아니라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데 그쳤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 매체에서 김정은이 위성발사를 참관하는 장면이 공개되고 과학기술자들을 칭찬하는 논조가 계속되는 것은 북한이 실제 위성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위성발사를 구실로 군사용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하는 것이 이번 발사의 진짜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 주권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합니다만 북한은 이런 권리를 박탈당한 나라입니다.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의 형법에 해당하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1695호, 1718호 그리고 1874 호에 의거해서 경제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이 결의안들은 북한에 대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평화적, 군사적 목적에 상관없이, 모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가능하게’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북한이 미사일의 ‘미’자도 꺼내서는 안된다는 엄중한 의무를 부과한 것입니다. 국제사회는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한다면서 국제사회를 속인 전력이 있는 북한에 대해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한을 부여하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설사 위성을 쏘아 올린다 해도 안보리결의안 위반이고 국제사회의 뜻에 배치됩니다.

북한 지도부는 선대의 유훈을 관철했다고 좋아하면서 미사일 발사를 세습정권을 유지하는 중요한 선전도구로 사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의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데 미사일 발사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정권이 미사일을 쏘아 올린 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사실 미사일과 핵이야말로 북한의 발등에 떨어진 불 그 자체입니다. 미사일과 핵을 개발하느라 엄청난 재원을 소비했고, 그 피해를 북한 동포들이 고스란히 받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발등에 떨어진 핵과 미사일이란 두 가지 불을 하루라도 빨리 꺼야만 북한에게도 밝은 앞날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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