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이산상봉과 ‘신뢰 프로세스’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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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북한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의한 한국 천안함의 침몰과 한국 선원 46명의 사망과 같은 북한 도발로 인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는 긴장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남북한 이산가족상봉이 오랜만에 이뤄졌다는 것은 이러한 긴장을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한국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러한 상봉의 ‘정례화’를 계속 북측에 제의했습니다. 왜냐하면 70세이상 고령의 이산 가족이 6만여명이 넘기 때문에 지난 60년 넘게 만나지 못한 가족과의 상봉이 시급하고, 그것이 그저 한번의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산가족상봉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중요한 것뿐만 아니라, 북한당국에게 북한의 신뢰성을 개선하기 위한 기회로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남북한 화해를 위한 ‘신뢰 프로세스’를 제안했습니다. 즉, 남북한 화해와 통일로 향하는 길의 첫걸음인 신뢰를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문제는 바로 신뢰성을 찾는 것입니다. 세계 외교무대에서 못 지킬 약속으로 상대편을 속이면 신뢰성을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1985년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 가입했으나 1993년 이 조약을 탈퇴했습니다. 그 이후 북한 정부는 1994년 미국과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지만, 그 합의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2007년 6자회담이 진행되어 북한은 핵 시설 폐쇄와 불능화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이 합의도 위반하여 결국 2009년 제2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2012년2월 29일 북한은 미국과의 회담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일시 중지하고 미사일 발사도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그 합의도 위반하여 2012년 4월13일, 12월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북한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는 나라로서도 신뢰성이 없습니다. 2008년 여름 한국관광객을 사살하고 그 이후 한국기업인 현대아산의 재산을 몰수한 북한을 한국이나 외국인들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1976년 외채 상환을 거부한 북한은 외국인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국가가 부도난 것과 마찬가지며 투자위험도가 높은 환경입니다.

대외적으로 신뢰성이 없는 북한은 또한 내외적으로도 신뢰성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가 아닙니다. 유엔인권이사회가 설립한 조사위원회가 지난 2월17일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김씨 일가에 의한 인권유린이 비인간적인 반 인륜 범죄에 해당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북한이 남북관계와 세계무대에 있어 신뢰성을 되찾으려면 우선 내부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을 인정하고 북한주민들의 인권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또한 외부적으로 신뢰성을 되찾으려면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나 다시 정상화된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 교류나 경협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교류나 경협이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며칠 전 한국 통일부 대변인이 말한 것처럼 ‘인권문제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이며 남북한간에 이산가족 상봉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비방중상중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온 세계 국가들은 북한에서 비인간적인 반 인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국제기구와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계속 본격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북한당국이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시작하고 어렵게 이뤄진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을 앞으로 다른 협상용으로 악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신뢰성을 찾는 과정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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