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 정권창건일에 동원된 학생들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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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9일은 북한 정권 창건 기념일이었습니다. 북한에서 부르는 인민정권 창건일이란 1948년 9월 9일 김일성을 수상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창건된 날이라는 뜻입니다. 대한민국, 즉 한국은 8월 15일을 광복절 및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8월 15일은 북한과 대한민국 모두 광복절로 기념하고 있지만, 정권수립일은 이념이 다른 만큼 그 날을 기념하는 날도 다릅니다. 이날을 북한 주민들은 9. 9절(구구절)이라 부릅니다. 매해 이 날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과 각 모든 지방 도시에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진행 됩니다. 평양과 각 지방 도시에서 9.9절 행사를 기념해 문화예술 공연, 전시, 체육대회, 보고대회와 같은 다양한 행사들이 열립니다. 올해 9.9절은 70주년 정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만큼 3년 전 노동당창건일 행사보다 장대하게 진행됐습니다. 북한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9.9절날 뉴스에서 최첨단 무기개발과 미사일 발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선전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70주년 정주년과 더불어 연 초부터 경제건설 노선 전환 등을 선전 해왔습니다. 때문에 올해 9.9절 행사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북한은 미리 몇 달 전부터 집단체조 공연을 선전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에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미국과 한국을 향해 맹비난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올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 회담들을 통해 반미 선전은 잠잠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잠시 동안 반미 선전을 멈춘다 해서 북미 관계가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이라 예상하긴 어렵습니다. 북한은 언제든지 판을 뒤집어 놓기 때문에 섣불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집단체조를 홍보함으로써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또한 체제 선전까지 제대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 초부터 강조해 온 북한의 경제 발전을 조금이나마 꾀하고 동시에 북한 주민들로부터 더 큰 인기를 누리려는 것이 김정은 정권의 속셈일 수도 있습니다.

집단체조와 같은 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독재국가인 북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또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학생들이 동원되는 집단체조 자체가 김씨 일가를 위한 쇼입니다.

9.9절 행사 준비를 하기 위해 평양의 학생들과 각 지역에서 선발된 학생, 대학생, 젊은 청년들은 보수도 없이 행사를 위해 강제로 동원되기 때문입니다. 학교와 대학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이 김씨 가문의 국가행사를 위해 제대로 된 식사와 휴식도 충분히 못하면서 강제로 행사에 동원이 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김일성이 만들어 놓은 독재국가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을 경축하기 위해 무더운 여름 무고한 학생들만 고생을 하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강제로 행사에 동원돼도 아직도 북한의 절반 이상의 학생들은 그 행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유가 무엇인지 배우지 못했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들의 황금 같은 개인 시간을 빼앗기며 강제로 행사에 동원되어도 함부로 불만 제기도 못합니다. 관광객들은 북한 학생들이 만들어 낸 체조를 보고 그저 감탄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화려하고 완벽한 체조 뒷면에 몇 달을 고생하고 관리자로부터 온갓 욕을 들어가며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학생들의 노고가 있습니다. 북한을 방문하면서 그러한 화려한 쇼를 관람하는 외국 관광객들은 인권침해인지도 모르고 동원되는 북한의 학생들과 청년들을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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