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카스트로 형제의 여동생과 북한의 김여정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4.02.06
[스칼라튜] 카스트로 형제의 여동생과 북한의 김여정 쿠바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의 여동생인 후아니타 카스트로가 지난 200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기자와 대담을 하고 있다.
/AP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꾸바 (쿠바)의 독재자 피델 까스뜨로 (카스트로)와 라울 까스뜨로의 여동생인 후아니따 (후아니타) 까스뜨로가 두 달 전 2023년 12월 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90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그녀는 기업가이자 반공∙반독재 운동가였으며,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습니다.

 

후아니따 까스뜨로는 1933년 5월 6일 꾸바 비란에 있는 까스뜨로 가문의 저택에서 태어났습니다. 7남매 중 다섯째인 그녀는 아바나에서 사업경영과 비서 교육을 공부했지만 까스뜨로 형제들과 같은 교육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후아니따는 15세 때 아버지 앙헬을 설득해 가족 소유지에 영화관을 짓기 위한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아바나에서 성공적인 돼지 농장을 운영했고, 라디오 방송국도 운영했습니다.


후아니따 까스뜨로는 처음에는 풀헨시오 바띠스따 (바티스타) 정권에 대항하는 오빠들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1959년 오빠들이 정권을 잡고 공산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그녀는 공산주의 독재를 반대하는 편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녀는 아바나에 하숙집을 열어 까스뜨로 독재정권을 반대하던 반체제 인사들과 정권에 반감을 품은 사람들을 보호하고 망명을 준비했습니다. 후아니따 까스뜨로의 반공산주의 활동은 오빠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지만, 어머니의 존재는 그녀를 보호하고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어머니가 살아 계시는 동안 오빠들, 즉 피델과 라울 까스뜨로는 그녀를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1961년부터 미국 중앙정보국과 협력하여 미국 정부에 까스뜨로 일가의 내부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후아니따 까스뜨로 여사는 다른 업무 중에서도 멕시코에서 메시지와 현금을 음료수 캔에 담아 국내로 밀반입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반공산주의 체제 활동에 대한 대가를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1963년 어머니가 사망한 후 후아니따 까스뜨로 여사는 메히꼬 (멕시코시티)로 피신했고, 결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정착해 ‘리틀 아바나,’ 즉 꾸바 사람들은 ‘작은 아바나’라는 동네에서 약국을 운영했습니다. 그녀는 꾸바 망명자들을 지원하고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계속했습니다. 후아니따는 1984년 미국 시민권자가 되었고 2007년에는 약국 운영에서 은퇴했습니다. 후아니따 까스뜨로 여사는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공산주의 독재자 까스뜨로 일가 여성들 중 후아니따 여사는 유일하게 반체제 활동을 한 여성이 아니었습니다. 피델 까스트로의 딸인 ‘알리나’는 외국으로 망명한 후 세상을 다니며 토론회나 연설을 통해 아버지의 잔인한 독재 체제와 꾸바의 인권 유린을 비판하였습니다.


꾸바 독재자 피델과 라울 까스뜨로의 여동생이던 후아니따 까스뜨로 이야기를 들으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생각이 떠오릅니다. 김여정은 오빠 김정은에 대한 충성도가 높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 여러 중요한 직책을 역임했습니다.


미국 정부 자문을 해온 북한 전문가이자 학자이며, 25년동안 미국의 가장 오래된 국제관계, 외교학과 국제법 대학원인 프레처 스쿨 교수 이성윤 박사는 2023년 '더 시스터,’ 즉 ‘여동생란 제목으로 책을 펴냈습니다. 이책의 주인공은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입니다.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끈 이성윤 박사의 이 책은 오빠인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사실상 대리인이자 북한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으로 부상한 김여정의 눈부신 성장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김여정은 특히 화끈한 2022년 연설에서 한국을 핵무기로 위협하며 전 세계에 북한의 위험성을 상기시켰습니다. 김여정에 의한 협박을 담은 이러한 연설은 현재까지 계속 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의 막내딸이자 그의 '사랑스러운 공주'가 어떻게 오빠의 전체주의 정권을 위한 무자비한 수석 선전가, 내부 행정가, 외교 정책 입안자가 되었을까요?

 

‘여동생’이라는 책은 김여정에 대한 진실, 김정은과의 긴밀한 유대감, 아버지로부터 배운 조작의 교훈을 밝힙니다. 또한 김씨 왕조가 북한을 장악하고 있는 철권통치, 불충실하다고 여겨지는 가족들의 끔찍한 죽음, 김여정이 자신의 아이들이 어릴 때 사망할 경우 오빠의 후계자로 지목될 수 있다는 징후에 대해서도 살펴봅니다. 가독성과 통찰력을 겸비한 이 책은 독재 왕조의 생존을 손에 쥐고 있는 한 여성의 귀중한 초상화입니다.

 

북한에 제3의 권력세습이 일어날 경우 김여정이 김정은 후계자 후보로 돨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북한은 여성 지도자가 없었지만, 김여정은 김정일의 막내딸, 김일성의 손녀로, 백두혈통에 속하기 때문에 권력세습 관련 최후의 결정을 할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그녀를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독재자인 오빠를 충실하게 지지해 온 김여정이 꾸바 독재자 피델과 라울 까스뜨로의 여동생 후아니따 여사처럼 망명하여 북한의 독재정권을 비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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