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의 ‘잃어버린 세대’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9.10.22

2004년 미국 의회는 미국 북한인권법을 제정했습니다. 2004년10월18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인권법에 서명했습니다. 미국 의회는 북한인권법을 2008년, 2012년, 2017년에 세차례 연장했습니다.

지난 2019년10월18일 북한인권법 서명 15주년을 기념해 워싱턴에 본부를 둔 대북인권보호 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북한 어린이의 인권에 관한 보고서를 미국 하원 건물에 있는 회의실에서 발표했습니다. 이 행사에선 유엔의 북한인권 특별 보고관인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가 개회 연설을 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잃어버린 세대’라는 제목으로 1990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 어린이의 인권과 보건 상태를 조사했습니다. 보고서의 저자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교수 코트랜드 로빈슨 교수입니다. 북한의 ‘잃어버린 세대’는 바로 ‘고난의 행군’을 겪은 세대입니다. 보고서는 1990년대 기근이 북한 어린이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사했습니다. 북한 어린이들의 인권과 보건을 연구한 이 보고서를 보면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북한 정권에 의한 인권유린 행태를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 거주하는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아이들, 또한 중국이나 다른 제3국에서 무국적자로서 사는 어린이들의 건강과 인권실태도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꽃제비’로 알려진 북한 거리에서 떠도는 아이들도 조사하며 1990년대 기근의 원인은 자연재해, 즉 대홍수보다는 북한 정권의 잘못된 정책이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1990년대 북한 정부는 모든 자원을 정권유지를 위해서 사용하면서 일반 주민들을 희생시켰습니다. 1990년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나 외국 비정부기관들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나섰지만 이러한 지원을 분배하는데 투명성이 없어 상황이 가장 어려운 지방에 사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가장 취약한 주민들이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바깥세계로부터 들어온 식량을 빼돌리면서 많은 주민들을 희생시켰습니다.

또 북한 정권은 외국에서 식량 지원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식량 수입을 중단하면서 외국 식량 지원에만 의존했습니다. 그리고 가뜩이나 부족한 자원을 식량을 구입하는 데 쓰지 않고 핵과 미사일, 또한 중부 아시아 국가로부터 수십대 전투기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만일 북한 정권이 외국 지원도 받으면서 식량 수입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고난의 행군’은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않고 아이들을 포함한 그리 많은 주민들이 희생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북한 어린이들의 보건과 인권 상황은 현재 김정은 정권 하에서도 좋지 않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병진노선을 선전하며 핵과 경제 개발을 동시에 추진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정권 유지에만 집중하는 김정은 정권은 주민들의 식량안보와 복지를 희생시킵니다. 북한 정권은 미사일과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지만, 북한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식량, 약품, 영양제나 보건 시설에 지원이나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치료약이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과 같은 질병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이 있고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또 제대로 된 교육 대신 단체로 여러가지 작업에 동원돼 강제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한 당국의 미래를 위한 선택은 어린 아이들을 포함한 주민들을 탄압하고 희생시키며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목표로 하는 병진노선이 아니라, 개혁과 개방을 바탕으로 번영과 자유로 향하는 길이어야 합니다. 사회를 변화시키고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 2년 가까이 이뤄진 남북한 정상외교, 미북 정상외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주민, 특히 북한 어린이들에게 상당한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미래는 핵무기, 미사일 개발과 군사 도발이 아니라, 21세기 국제사회에 동참할 종합적인 개혁과 개방 정책을 통한 경제 개발에 있습니다.

또 북한은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주민들의 인권과 보건 상황을 개선하려면 관련 통계를 더 이상 왜곡해선 안되고 제대로 된 통계 자료를 수집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인도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그에 필요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북한 당국은 비밀주의를 포기하고 국제 인도적 지원 제공자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어린 아이들이 북한 땅에서 잘 성장할 수 있고 또다른 ‘잃어버린 세대’가 생겨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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