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약속의 땅’을 찾으며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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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해마다 11월 넷째 목요일에 한국의 추석과도 같은 "Thanksgiving," 즉 추수감사절이라는 명절을 쇱니다. 이 날은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전 영국에서 개신교 신자 백명이 종교 박해를 피해 북대서양을 건너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약속의 땅’을 찾으러 나선 데서 유래됐습니다. 이 개신교 신자들이 도착한 곳은 미국의 동부였습니다. 역사는 이들을 ‘청교도’라 부릅니다. 종교의 자유를 찾으러 유럽을 떠난 청교도들은 한동안 아주 힘들게 살았습니다. 특히 겨울철엔 너무 춥고 먹을 것도 없어 이들은 나무 껍질까지 먹곤 했습니다. 몇개월만에 신대륙 미국에 처음 도착한 이들 가운데 절반이, 그중에서도 특히 노인과 부녀자, 어린이들이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며 열심히 피땀흘려 일했습니다. 농사를 짓고 낚시와 사냥도 부지런히 했습니다. 그 덕분에 창고에는 밀, 옥수수, 보리와 완두콩은 물론 대구와 청어, 사슴고기 등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그들은 이 모든 공을 하느님께 돌렸습니다. 그리고 감사에 대한 표시로 이들은 1621년부터 'Thanksgiving Day' , 한국말로 풀자면 '추수감사절'을 정해 명절로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에게 미국은 ‘약속의 땅’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몇 백년 동안 유럽 사람들은 미국, 카나다 (캐나다), 오스트랄리아 (호주)나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습니다. 그 중에는 살기 위해 떠나는 사람도 있었고, 청교도와 같이 자유가 그리워 떠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여러 종류의 박해와 차별때문에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2차대전이 끝난 뒤 1940년대 후반과 50년대에 이딸리아 (이탈리아), 에스빠냐 (스페인), 뽀르뚜갈 (포르투갈)이나 그리스 사람들은 조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약속의 땅’을 찾으러 미국이나 영국, 독일, 프랑스처럼 더 부유한 나라로 이민을 가곤 했습니다.

80년대 후반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뒤 많은 동구권 사람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조국을 떠나 ‘약속의 땅’인 미국이나 서유럽에서 꿈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이동기구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Migration)에 의하면 루마니아 인구는 2천만명인데 그 중 사백만명이 외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 절반이 같은 라틴계통 언어를 사용하는 에스빠냐와 이딸리아에서 살고 있습니다. 또 국제이동기구에 의하면 중동과 북아프리카 난민들까지 포함하여 약 십만 여명의 외국인들이 루마니아에서 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루마니아 해외교포들은 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채 열심히 일해서 돈을 어느 정도 모으면 다시 루마니아로 돌아갑니다. 루마니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민가는 나라들은 이딸리아, 에스빠냐, 독일, 이스라엘, 그리스, 벨지끄 (벨기에)와 오지리(오스트리아) 등입니다. 이딸리아의 수도인 로마에 사는 외국인 중 5분의 1은 루마니아 사람입니다. 저의 고등학교 동창 36명중 9명이 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미국,캐나다,프랑스에서 내과 의사나 통신전문가,대학교수,정형외과 의사와 컴퓨터 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과거 루마니아 공산주의 독재 시절 많은 사람들이 인권 탄압과 생활고 때문에 망명이나 이민의 길을 택해야 했습니다. 당시 여권을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었지만 여권을 얻은 사람들은 이민을 가고 싶다고 하면 반역자로 몰리기 십상이었습니다. 망명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떠밀리다시피해서 조국을 등진 사람들은 루마니아 국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4년 북대서양조악기구에 가입하고 2007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루마니아는 많이 개방되었습니다. 때문에 한 때 조국을 등졌던 많은 루마니아 사람들이 다시 조국으로 역이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채 외국에 살던 루마니아 사람들도 법적으로 국적을 회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외국에서 일하는 루마니아 사람들은 여름 휴가 때 고국의 휴양지를 찾아 루마니아 관광산업에 도움을 주고 있고, 최근에는 갑부의 해외교포들이 고국에 최고급 저택을 짓는 바람에 루마니아의 건설회사들과 가구회사들이 싱글벙글합니다.

나라의 발전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에게 자유의 선택을 주는 것입니다. 한 때 모든 것이 암울하여 모국을 등졌던 사람들에게 인권과 민주주의 제도가 꽃피고, 선택의 자유가 법적으로 보장되는 모국이 있다면 ‘약속의 땅’을 굳이 다른 나라에서 찾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탄압과 착취에서 벗어나려는 탈북자들도 한국에 2만9천명, 제3국에 약 7천여명이 정착했습니다. 탈북자들도 자신의 나라가 개혁과 개방으로 변해 있다면 반드시 귀국하여 고향을 ‘약속의 땅’으로 바꾸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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