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이 대미 도발을 하지 못하는 이유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03.19

작년에 북한은 크리스마스 선물, 연말 시한을 주장했습니다. 연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크리스마스 즉 12월 하순 즈음 미국에 대륙간탄도미사일 같은 나쁜 선물을 보내겠다고 협박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잘 아는 것처럼 북한 정부는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 정부가 싫어하는 도발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북한 지도부에 대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 때문입니다. 북한 정부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위험한 사람이지만 반면 희망을 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북한은 조심스럽게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력까지 이용할 수 있어 위험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 초순, 트럼프 행정부는 반 미국 테러행위를 많이 해왔던 이란 특무기관 사령관을 사살했습니다. 이 사건은 북한 당국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실주의자 중의 현실주의자입니다. 그는 국제관계를 다룰 때 군사력을 쓸 수 있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대부분 미국 정치인들이 인정할 수도 없는 대범한 타협을 할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회담을 통해서 조만간 북한에 유리한 타협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더라도 핵개발을 중지하고 핵 시설 대부분을 철거한다면 미국 측이 유엔안보리에서 대북제재의 해제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약속, 이런 것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타협을 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미국 정치인 대부분은 이런 타협을 생각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한꺼번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대북제재 취소가 무조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외교 일꾼들은 미국 국내 정치를 열심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일꾼들이 민주국가인 미국의 수많은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 고급 외교관들이나 보위부원들도 미국에서 대통령 혹은 백악관이 언론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 이런 것은 이해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최선희도 김계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의 핵심 정치 인물들의 정치 경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는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가로막을 수 있는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올해 11월 초입니다. 만약 북한이 봄이나 여름에 인공위성으로 위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에 미국 국민들 즉 차기 미국 대통령을 결정할 유권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부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민주국가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주민 대부분은 최고지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북한 관영언론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 국민들은 북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도 위기가 발생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이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북한은 아마도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대규모 도발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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