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이 핵 개발을 시작했을 때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8.01.11

북한은 핵을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 조만간 세계가 북한을 핵보유국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가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환상일 뿐입니다. 당연히 북한 지도부는 기타 비공식 핵보유국을 보고, 이들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보유국가로 인정을 받은 것을 알고 있는데, 북한도 비슷하게 나아갈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기타 비공식 핵보유국가에 비해서 매우 중요한 차이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비공식 핵보유국가는 무엇일까요? 쉽게 말하면 1968년 이후 핵을 개발한 나라들입니다. 1968년에 강대국을 비롯한 세계 국가 대부분은 핵무기 비확산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핵무기 비확산 조약은, 당시까지 즉 68년 이전까지 핵개발을 완성했던 다섯 개 나라들을 공식적인 핵보유 국가로 인정하며 기타 나라들의 핵개발을 금지했습니다. 당시에 5개 공식 핵보유국가는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그리고 중국입니다. 그러나 1968년 비확산조약 체결 이후에도 핵을 개발한 나라가 5개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 1970년대에 핵을 개발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980년대 들어와 핵을 포기했습니다. 당시에 백인 인종주의자들이 통치했던 남아공은 인종주의 정권을 지키기 위해서 핵을 개발했는데, 다수인 흑인이 권력을 잡을 조짐이 보이자 핵을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비공식 핵보유국가는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이스라엘 뿐입니다. 이들 국가는 북한과 달리 비확산조약을 체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세 나라는, 비확산 체제가 강대국에게 유리한 불공정한 체제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으며, 비확산 체제에 참가하지 않겠다고도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사뭇 다릅니다. 북한은 1986년에 소련의 압력 때문에 비확산 체제에 참가했고, 다른 가입국가들처럼 핵 관련 기술을 얻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 후 북한 기술자들은 이렇게 얻은 기술을 핵개발에 활용했습니다. 이 입장에서 보면 북핵은 매우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른 국가들도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약속과 똑 같은 비확산 조약에서 얻은 기술로, 핵개발을 꿈꿀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나라들은 북한을 핵보유 국가로 인정할 수조차 없습니다. 북한과 관계가 별로 나쁘지 않은 나라들이라고 해도, 북한 때문에 핵 확산이 태풍처럼 이 세상에서 유행하고, 수백만 명이나 수천만 명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환영하지 못 합니다.

두 번째 이유도 있습니다. 인도도 파키스탄도 핵 개발을 하는 이유는 상호 억제를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두 나라는 사이가 너무 나빠서 그렇습니다. 그들의 핵무기가 기타 국가들을 전혀 위협할 수도 없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물론 북한은 다릅니다. 북한은 핵을 개발한 이유가 미국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것을 믿는 나라들이 없습니다. 특히 요즘에 북한이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많이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조건 하에서, 많은 사람들은 북한이 조만간 1950년에 성공하지 못했던 남침 즉 남조선에 대한 침략행위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북한이 핵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경우에도, 앞으로 국제 사회에서 암묵적으로도 인정을 받을 가능성이 없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도 여전히 북한을 핵보유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제재를 실시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실을 정치 군사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환상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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