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대북제재 성패 중국 태도에 달려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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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이번 제재가 북한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되고 그 결과 북한의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대북제재를 안보리 결의안에 명시된 것처럼 엄격하게 집행한다면 북한의 외화벌이는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입니다.

그러나 대북제재가 결의안에 명시된 대로 집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습니다. 대북제재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변수가 두 개 있습니다. 첫 번째는 중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태도 및 동북아시아에 대한 정치 전략입니다. 두 번째는 북한 무역대표들이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중국은 현 단계에서 강력한 대북제재를 무조건 지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중국 은행 대부분은 북한 기업소나 개인들이 쓰던 은행 계좌를 차단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수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은 다른 제재 조치도 원칙대로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이와 같은 대북제재를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집행할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있습니다. 중국은 북핵에 대해 반대하고 있으며 북한정치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은 북한에게 교훈을 가르치려는 마음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은 북한체제가 흔들리는 것은 그냥 두고 보진 않을 것입니다. 중국은 비핵화를 원하지만 한반도의 현상유지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의 경제상황이 아주 어려워져 체제를 위협하게 된다면 중국은 북한과의 무역을 다시 활성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안보리 결의안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철광석과 석탄 수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결의안에 의해 금지된 대상은 모든 석탄수출이 아니라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석탄수출입니다. 중국은 언제든지 북한의 석탄 수출이 군사 목적이 아닌 일반적인 목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석탄 수출의 대문을 다시 열어줄 수 있습니다.

중국이 당장 이런 방법을 쓸지 알 수는 없지만 북한에 위기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면 중국은 정말 북한에 대한 압력을 줄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자들이 중국에 대한 도전적 행동을 하지 않고 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중국의 이 같은 압력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변수는 북한 무역대표와 파견 노동자들이 안보리 제재안을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국제제재는 그들의 사업에 심한 타격을 줄 것입니다. 그러나 국제제재를 회피하거나 완화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중국을 비롯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북한 기업소와 개인들의 은행 계좌는 차단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현금으로 운반할 수도 있습니다. 최신 언론 보도를 보면 중동으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번 돈을 인편으로 운반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베이징과 평양 사이를 달리는 기차도 요즘에는 현금다발을 운반하는 은행 기차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무역대표들은 중국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용하여 중국에서 서류상의 유령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의 이름으로 여전히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회사는 중국 회사로 등록되었지만 사실상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이 가면을 쓰고 일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진짜 얼굴을 보이지 않도록 탈을 쓰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강력한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북한은 몇 개월 후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제재안이 북한에 얼마나 심한 경제 타격을 안겨주게 될지 지금은 확실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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