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러 정상회담과 경제협력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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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룡해 특사의 러시아 방문 이후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상회담이 머지않아 개최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젊은 북한 지도자에게 최초의 외국 방문이 될 수 있습니다.

2011년 12월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이후 북한 지도자는 외국의 지도자급 인사들과 만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외국인과 전혀 만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들 가운데 외국 정상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언론에서는 북한정권에 대한 비판이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러시아의 대통령과 만난다는 것은 북한 외교활동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김정은 제1위원장의 희망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경제 원조와 정치적인 보호를 약속 받고,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보다 더 성공적인 외교정책을 펼쳐보자는 것입니다.

북한의 많은 사람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관계가 나빠진 러시아가 옛날 소련과 유사한 모습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현재 러시아가 예전의 소련처럼 미국을 반대하는 세력을 세계 어디에서나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결국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의 지도층은 과거 60~70년대처럼 러시아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실현되기 어려운 단순한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소련과 달리 현재 러시아는 세계 무대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며 원조를 제공할 나라가 아닙니다. 물론 동맹국가나 전략목적이 비슷한 나라에 대해 어느 정도 지원을 할 수는 있지만, 규모가 큰 원조는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러시아는 증가하는 북한과의 협력에 대해 그러한 협력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국가 공무원이나 개인 기업가들이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러시아 정부뿐만 아니라 러시아 국민들까지도 멀고 먼 나라에 대해 지나치게 후한 원조를 제공하는 것은 민족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협력사업은 상호이익원칙에 따라 전개하는 사업뿐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은 러시아의 자본과 기술을 이용하여 철도 복구를 한 다음에 이 철도를 통해 러시아 물건을 값싸게 수송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러시아와 북한이 상호 이익에 맞는 협력을 할 수 있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세계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항목은 사실상 지하자원, 값싼 노동력과 수산물 정도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하자원과 수산물이 풍부하여 해당 물품을 수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값싼 노동력 수출, 즉 북한 노동자들을 파견하는 것만이 조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수송과 교통 부분에서도 협력이 가능합니다.

또한 머지않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은 북한이 외교적인 고립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외교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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