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아직도 남한을 거지의 나라로 떠드는 북한
2006.08.31
수십 년 동안 북한 당국자들은 남한을 너무 가난한 '미국 식민지'라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신문, 잡지를 보면 모르는 사람들은 서울을 거지만 사는 도시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사실상 남한은 호주나 유럽국가에 해당하는 생활 수준을 즐기는 부자국가입니다. 물질적으로 남한 근로자는 북한 도당 지도원급 간부보다 더 잘 삽니다. 서울 근로자이면 자동차도 있고, 고기나 과일과 같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현대식 아파트에서 삽니다.
정치적으로도 남한 근로자는 북한에서 김정일밖에 누구나 상상하지 못하는 자유를 즐깁니다. 정부가 하는 정책이 싫으며 대통령을 비롯한 고급 공무원들을 노골적으로 욕할 수도 있고 회사가 말을 안 들어주면 파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남한사람들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외국에 여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북한 신문을 보면 평양 당국자들의 선전이 좀 바뀌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금도 남조선 인민들이 고생한다며 거짓 글을 게재하곤 합니다. 그러나 북한 책, 특히 북한 소설에서는 남조선을 묘사할 때 어느 정도로 남한이 잘 사는 것을 조용하게 인정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아마 요즘에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나오는 남한 테이프를 듣는 사람, 아니면 국경을 넘어서 중국에서 남한에 대하서 배운 사람들이 많아져서 북한 매체도 옛날만큼 전처럼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선전 간부들은 새로운 거짓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남한 사람들이 풍부하게 살고 있지만 북한식 사회주의를 민족 자부심의 상징으로 보고 김정일을 흠모한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을 보면, 서울 사람들은 밤낮 헤아리지 않고 김정일의 초상화를 바라보고 김정일이 통일을 초래할 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식으로 돼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사는 사람이니까 이러한 이야기를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알고 있습니다. 현재 남한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본다면, 한마디로 무관심 그 자체입니다.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서 적대감도 별로 없으나 관심도 완전히 없습니다.
남한 사람 대부분은 아마 북한이란 나라가 있지도 않은 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한 사람들은 그처럼 간절히 통일에 대해서 꿈을 꾸지 않습니다. 남한 사람들은 독일 통일의 경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못사는 북한과 통일된다면 자신들의 생활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남한이 잘 사는 사실을 더 숨길 수 없게 된 북한 지도층은 옛날 거짓말을 새로운 방식의 거짓말로 대체하고 있지만, 노동신문의 주장대로 남한 사람들이 김정일을 흠모하거나 서울에 거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착각도 보통 착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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