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남·북은 재해 예방에 적극 협력을


2006.07.31

남·북한은 올 여름 장마로 큰 인명 손실과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다. 북한의 경우, 북한 중앙통신과 국제적십자사에 의하면 강한 폭우와 태풍으로 수 백 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했으며 수만 채의 가옥과 공공건물들이 파괴 또는 침수되고 수 백 곳의 도로와 다리, 철길들이 파괴됐다고 한다. 평안남도의 양덕군에서만 1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1만 정보 이상의 농경지가 유실됐다고 한다.

국제적십자사 북측 책임자인 아프 티머씨는 보건진료가 마비된 상태라고 전했다. 국제적십자사는 수많은 농경지 침수로 올해 식량난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유엔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의 긴급 구호 식량제공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 북한은 오는 8월 평양에서 공연할 예정이던 아리랑 공연을 폭우와 홍수 피해 때문에 취소한다고 남측에 통보했다. 남측은 7천명의 공연 관람단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남한에서도 올 장마로 큰 피해가 났다.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고 수천 명의 이재민들이 발생했다. 최근 10년간 7,8월의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남한의 기상재해는 연평균 1백여 명 이상의 인명 피해와 수만 명의 이재민을 낳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당국이 파악한 비 피해 규모만 약 1조9천억 원으로 자세한 조사가 끝나면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긴급 예산 지원 등 정부의 복구대책도 나오고 있지만 전국 교회 등에서도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구호 모금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기상재해는 한반도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올해도 동남아시아와 유럽에서 엄청난 피해를 일으킨 기상재해가 일어났다. 기상재해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기상 전문가들은 인간의 자연파괴, 즉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대기권변화로 한반도에서 뿐 아니라, 세계의 곳곳에서 예측할 수 없는 기상재해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기후변화로 이제 열대지방에 속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만일 지구 온난화로 남극과 북극 지방의 많은 빙하가 녹아내린다면 어떤 극심한 재앙이 인류에게 닥칠지 모른다. 따라서 이 같은 기상재해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지구환경을 보호하고 보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상재해를 줄이기 위해선 ‘황호태대지’ (황사, 호우, 태풍 ,대설, 지진)에 대한 감시능력을 강화하고 예측 정확도를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선 기상관측 기술 및 예측 능력 향상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세계기상기구(WMO) 제 5차 총회 보고서는 기상투자는 10배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주장은 한반도의 경우, 남·북한 모두에게 적용 된다. 따라서 매년 반복되는 기상재해를 예방하고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선 남·북한이 이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유엔전문기구인 세계기상기구와의 정보교환 및 기술협력도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시베리아나 중국 몽골지역 등 북쪽의 기상을 보다 잘 관측할 수 있는 북한지역에 남측이 기자재 등을 지원해 한반도 기상관측소를 세울 수도 있으며 북측의 기술인력 훈련과 전문가 교환도 가능할 것이다.

엄청난 재해 예측 시 비상 통보 등 협력체제도 갖추어 놓는 것이 필요하며 우선 남·북한이 공유하는 산과 하천, 강의 방재대책도 공동 협력하는 것이 급한 일이다. 이 같은 기상 협력은 남북한뿐 아니라, 일본, 중국, 러시아, 몽골등 주변국들과도 더욱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북한은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획득한 기상정보와 피해상황을 사실 그대로 남한등 주변국들에게 알리고 적국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 (2006.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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