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남한 정진석 추기경 서임과 북한
2006.03.01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잘 보도가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한국의 천주교 서울 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정진석(鄭鎭奭 ·75) 대주교가 22일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한국인으로 천주교 추기경이 된 것은 지난 1969년 김수환 추기경 서임 이후 37년만의 두 번째 일이다. 참으로 경사스러운 일이며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고 해도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두에게 기쁜 일이다.
교황 베네딕트 16세는 이번에 정진석 추기경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모두 15명의 새로운 추기경을 임명했는데 이 가운덴 중국의 홍콩 천르쥔(陳日君) 주교도 있다. 현재 1200만-1500만명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가톨릭 신자들도 천르쥔 추기경 임명을 기뻐하고 경축하고 있을 것이다. 남한에서 두 번째 추기경 탄생은 400만의 가톨릭 신자를 갖고 있는 한국 천주교의 오랜 소망으로 한국 천주교의 위상과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독실한 천주교 가정에서 자라난 정진석 추기경은 원래 발명가가 되기 위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 중 인간이 발명한 무기에 의해 귀중한 생명이 파괴되는 현장을 목격하고 뜻을 바꾸어 사제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아는바 대로 추기경은 로마교황 바로 아래 서열로 교황을 보필하고 자문하며 교황 선출권을 갖고 있으며 외국을 방문하게 되면 국가원수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정진석 추기경 서임을 오늘 특별히 얘기 하는 것은 정추기경이 평소부터 교황의 말씀대로 세계평화와 생명존중 그리고 사랑 실천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생명존중의 교리를 실천해 나갈 것을 거듭 거듭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는 정진석 추기경의 북한에 대한 큰 관심이다.
대주교 시절부터 북한 교회에 대해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정진석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과 마찬가지로 남·북한 분단에 항상 마음 아파하며 “민족 전체의 적대감과 이질감을 해소하고 진정으로 민족 공동체로서 화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연구하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말했었다. 경기도 파주 통일 동산에 내년에 완공될 ‘민족화해센터 및 참회와 속죄의 성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북한을 ‘화해와 일치의 파트너’로 보고 지난 10년간 109억원어치의 물품을 북한에 전하기도 했다.
정진석 추기경 서임으로 북한과 아시아지역 선교활동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추기경도 서임직후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교회 재건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정진석 추기경 서임으로 또한 로마교황의 북한 방문도 기대해볼만 한 일이 아닌가 보여진다. 특히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분단됐던 독일의 서독 출신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인 남·북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의 북한 방문은 교황도 기대했으나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중국의 천르쥔 추기경의 서임은 매년 10%의 가톨릭 신자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중국과 로마교황청의 외교 관계 복원에 희망적 불빛이 되고 있다. 남한 정진석 추기경의 복음 전파와 세계평화 실천이 북한과 아시아에 널리 퍼져 남북한에도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가져다주는 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06.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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