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선의 선택을 할 때다


2005.06.13

노무현 한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미국과의 동맹은 굳건함을 다짐하고 북한 핵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두 지도자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하면서 미국의 북한 불공격, 북한 핵 포기 시 북한에 대한 다자 안전 보장 제공, 에너지 지원, 미국-북한 관계 개선 약속을 분명히 했다.

이번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은 크게 보아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또한 한반도 미래를 위해 의미가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대북한 정책과 주한 미군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간엔 이견과 일부 갈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불안감을 보여 왔다. 즉 대북한 정책에 있어서 남한의 온건한 접근, 남북한 경제협력과 지원이 워싱턴의 대북 시각과 일부 강경론과 이견을 보여 왔다.

또한 한반도 주변 유사시 주한 미군의 유연성 있는 전략적 운용문제를 둘러싸고도 한-미간엔 불협화음을 들어내 보여 왔다. 이 같은 일부 이견과 불협화음으로 한-미 동맹이 손상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미국의 대북 정책이 제제 쪽으로 나가 한반도에 다시 긴장상태가 불어 닥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한반도 주변에서 조성된 것도 사실이다.

수없이 보여 왔던 ‘지연책’을 이번에도 쓰는 것이라면 이번에는 사정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의구심과 불안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 일단 해소되었다. 즉 한국과 미국은 북한 핵문제를 대화에 의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는데 한목소리임을 확인한 것이다. 한반도와 이 땅에 살고 있는 한민족을 위해 그리고 또한 한반도 주변 아시아국들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보이고 있는 이 같은 평화적 노력에 응당 긍정적 답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직전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6자회담 관련국들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회담 복귀 날짜까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조만간 복귀시기를 밝힐 것으로 기대하지만 만일에라도 북한이 지금까지 수없이 보여 왔던 ‘지연책’을 이번에도 쓰는 것이라면 이번에는 사정이 다를 것이다.

사실 이번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 재천명은 남한이나 미국이나 최대한의 노력과 성의를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만큼 워싱턴의 대북한 인내가 거의 한계에 이르고 강경책 목소리가 높아왔다는 것을 북한도 외교 경로를 통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만일 북한이 계속해 지연책이나 벼랑끝 전술을 쓰고 6자회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미국 내 강경파 설득도 힘을 잃고 말 것이다.

그 같은 의미에서 이번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해 6자회담으로 복귀 할 수 있는 명분과 계기가 충분히 마련되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일단 대화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대화의 틀 안에서 미국-북한 양자회담이든, 다자간 회담이든 대화가 진행되어 지다 보면 서로 간에 받아들여 질 수 있는 해법이 찾아 질 것이다.

북한은 이번 한국과 미국 지도자 회담을 보며 한국과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굳건하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북한은 혹시라도 한-미간에 이간책을 쓰려하거나 한-미 동맹관계를 오판해선 안 될 것이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남한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기념 국제학술세미나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중요한 제안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마도 노대통령의 제안은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대북한 경제 지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양국이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최대한 성의를 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따라서 북한도 성의 있는 태도와 긍정적 응답을 보이는 것이 북한을 위해서나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좋을 것이다. 이제 북한이 최선의 선택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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