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태국의 탈북자 조치를 주시한다


2006.08.28

타일랜드, 태국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라는 국가 이미지다. 이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된 데는 무엇보다 91% 이상의 국민 대다수가 믿고 있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의 종교인 불교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불교의 가장 큰 덕목은 대자대비로 중생에게 크고 넓은 자비와 사랑을 베푼다는 것이다.

태국은 오랫동안 주변국들과 큰 갈등이나 분란 없이 평화롭게 살아오고 있다. 입헌군주국이면서도 국왕은 국민위에 강하게 군림하지 않고 항상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국민의 뜻을 수용하고 있어 부미볼국왕은 국민의 절대적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아시아 본부도 이 태국 방콕에 있어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의 일들을 관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평화의 나라 태국에서 지난 주, 1백 75명의 탈북자들이 경찰에 연행돼 이중 1백 36명이 불법입국 죄로 재판에 회부돼 벌금형을 받았으나 벌금을 내지 못해 구류 중에 있다. 연행된 사람들은 남자 39명, 여자 1백36명으로 어린이들과 임신부, 장애인, 심장병환자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경찰에 연행된 1백 75명 가운데 23명은 15세 미만의 미성년자여서 법정에 회부되지 않았으며 이들 중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로부터 이미 여행증명서를 발급 받은 16명은 석방 돼 남한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보도다. 현재 1백59명의 탈북자들을 원하는 대로 한국 등 제3국으로 보내기위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이 태국정부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태국당국에 의해 억류중인 이들 탈북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으로 강제송환 하는 것이다. 탈북자들에게 북한으로의 송환은 가혹한 보복과 처벌 등 죽음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두려워하는 것 역시 이들이 1차로 탈출해 왔던 중국으로의 추방조치다. 이 또한 이들에게는 북한송환이나 다름없다. 요즘 중국이 대대적으로 탈북자들을 단속해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태국에는 모두 2백60여명의 탈북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백30여명은 남한행을 원하고 있고 나머지 30여명은 미국행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탈북자들이 몽골루트와 함께 태국 루트를 많이 택하는 것은 태국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탈북자들의 불법체류 및 제3국행을 묵인해 왔기 때문인 듯하다, 또 태국이 탈북자들의 목적지인 남한이나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이들에겐 유리한 점이다.

이들 탈북자들에 대한 태국당국의 조치가 조만간 나오겠지만 태국이 탈북자들을 결코 북한이나 중국으로 강제 송환하지 않기를 바란다. 만일 이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 한다면 이는 인권과 국제난민협약 위배여부에 앞서 태국이 평화의 나라, 인도주의 나라라는 국제적 이미지를 깨트리는 것이며 또한 대자대비 불교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탈북자들이 생명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나온 이유를 잘 안다면 이들을 국제적 난민으로 인정해 각자 원하는 곳으로 가도록 해주는 것이 인권을 존중하고 인도주의를 구현시키는 일이다. 국제사회는 태국의 조치를 지켜 볼 것이다. (2006.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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