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월드컵 남북한 동반 진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폐쇄 위기 등으로 요즘 남북한 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남과 북에 반가운 소식이 터졌다. 남북한이 함께 2010년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되는 제19회 월드컵 본선에 함께 진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명호∙ 언론인
200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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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 대 이란 전에서 한국 팀은 이란에 1대 0으로 선제골을 빼앗기고도 후반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 주장인 박지성 선수가 동점골을 터뜨림으로써 이란과 무승부를 만들었다.

북한에선 대이란 전에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한국이 이란과 ‘설렁 설렁’ 경기를 치르지 않을까 염려한 듯하다. 그러나 한국 팀은 “월드컵에 남과 북이 함께 가자”는 결의로 북한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끝까지 있는 힘을 다해 뛰어 주었다.

결국, 18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경기를 치른 북한 팀은 철통같은 수비로 무승부를 지켜 내 결국 남북한이 B조 예선 1,2위로 월드 컵 본선에 함께 진출하게 됐다. 남북한이 나란히 본선에 나가기는 월드컵이 창설된 1930년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쾌거에 북한 동포들도 크게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남북한 동포들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일본,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 나가 살고 있는 한인 동포들도 남북 동반 진출의 쾌거를 기뻐하고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살고 있는 7천여 명의 한인 교민들은 벌써부터 내년 남북한 공동 응원을 준비하고 있고 교민들은 무엇보다 우선 남북한 선수들이 먹고 힘을 낼 김치부터 담는 일을 의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마도 공동 응원에 필요한 도구와 장비 등은 본국 남한에서 지원하게 되지 않을까 보인다. 여하간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바람 같아서는 월드컵 본선에서도 남북한이 함께 16강, 아니 그 이상 8강에 나란히 올라가 한민족의 실력을 펼쳐 보였으면 한다.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기대가 있다. 그것은 모처럼 이룬 남북한 월드컵 본선 동반 진출이 경색될 대로 경색된 남북한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날에도 1990년 남북통일 축구대회 때와 91년 포르투갈의 리스본 세계청소년 선수권 대회때 남북 단일팀 출전으로 8강에 오르는 단합된 실력을 과시했으며 남북 화해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조성은 북쪽에 항상 손을 내밀고 있는 남쪽보다 북쪽에 달려 있다. 내년의 한반도와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남북한은 화해와 대화 분위기를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대하는 바는 이번 월드컵 본선에 남북한이 함께 출전하게 된 만큼 개막식엔 남북한 선수들의 공동 입장을 이루어 냈으면 한다. 남북은 2002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까지 몇 차례 개막식 공동입장을 이뤄내 세계의 박수를 받았다. 한 가지 기대를 더 추가한다면 남아공 월드컵에 남북 공동 응원단을 파견하는 문제다. 이 문제도 남북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남북 체육계나 당국 간 최선의 노력을 다해 공동 응원단이 성사된다면 월드컵은 선수들도 더욱 힘이 나고 남북한 동포들과 해외의 모든 동포들이 기뻐하는 큰 축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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