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미북대화와 대남비방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200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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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이후 대남 유화적 태도를 보여 온 북한 당국이 최근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을 재개하고 있어 남북관계 개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북한 민주조선은 지난달 남한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과 관련해, ‘괴뢰들이야 말로 반통일 역적무리’라고 비방했습니다. 또 북한노동신문은 최근 들어 남한 통일부와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북측 주장에 의하면 ‘통일부가 핵문제 등 부당한 조건과 구실을 내세워 자기들의 제안을 외면하고 있다, 국군포로니 남북자니 하는 것은 아무런 실체가 없는 유령에 불과하다, 북남 사이에 못된 짓을 하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남조선의 통일부’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면서도 북한 당국은 지난 18일, 남한 정부로부터 신종 플루 치료제 50만 명분을 무상으로 개성 육로를 통해 받아갔습니다. 남한 정부의 인도적 지원을 즉각 접수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통일부를 집중 비난하는 것은 지난달 중순 개성에서 남한의 통일부와 북한 통전부 사이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이 실패로 끝난데 대한 분풀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북측 주장은 모순 투성이 입니다. 현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누가 봐도 북한의 핵문제입니다.

그리하여 유엔안보리가 1874호 결의를 통해 북한 핵,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 제재 체제를 가동하고 있고 남한도 그 연장선상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대북지원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핵문제가 남북관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미국과 해결할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핵으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나라는 남한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 등 남북대화의 주요 의제가 돼야할 것입니다. 아울러 인권문제는 인류가 추구하고 있는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유엔 결의에 남한이 동참한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하겠습니다. 또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을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로 삼으려는 남측 주장에 대해 북측은 그 실체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이들의 억류와 납북 사실이 확인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북한 당국이 그동안 남측 개성공단 근로자를 억류하고 남측 금강산 관광객에 대한 살해 사건을 저질러온 상황에서 방북 민간인들의 신변보호 차원에서 남한 정부가 일부 민간인들의 방북을 제한하는 것은 마땅한 조치라고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북한당국이 이러한 사실을 왜곡하여 남북관계 부진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심지어 대화 상대방인 통일부까지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 8월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시 남측에 보낸 조문단으로 하여금 청와대를 예방토록 했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는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것이 빈말이 아니라면, 대화 상대방에 대한 비방부터 중지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나타내려면 자기를 도와주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부터 중지하는 것이 도리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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